"MB가 CEO라고? 웃기는 얘기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 무렵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그가 이명박 대통령은 CEO가 아니라고 말한 논거는 이랬다.
"CEO는 Risk Taking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MB가 현대건설 회장까지 지냈다지만, 언제 그가 Risk Taking을 한 적이 있었나? Risk Taking을 한 사람은 정주영이었다.
나중이지만 MB가 Risk Taking을 한 적이 있기는 있다. BBK가 그것이다. 그 때는 김경준이라는 30대에게 속아 회사를 말아먹지 않았나. 이명박은 'CEO대통령'이라고 자처하지만, 진짜 CEO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적은 없는 셈이다."
그 지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광우병 시위대에 대해 절대로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의 말은 사실로 입증됐다.
그때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을 폄하하는 얘기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그 생각이 자꾸 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내부 폭발이나 기뢰 가능성부터 묻고, 국회에서 어뢰가능성을 언급한 국방부 장관에게 메모를 보내 발언을 제지하고, 군을 불신하기 때문인지 민간인을 우두머리로 하는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지시하고, 국제관계와 G20정상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게 천안함 침몰 이래 국군의 최고사령관인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준 행태였다.
이건 아무리 봐도 정전(停戰)상태 아래 있는 분단국가의 최고사령관이 취할 태도는 아니다. 분단국가의 군통수권자라면 당연히 사태 발생 직후 적의 도발 가능성부터 점검하고, 군장병들과 국민들에게 결연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사태 발생 이후 지금까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공격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노심초사하는 듯한 모습만 보여주었다.
왜일까? 한 마디로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도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을 때, 이를 단호하게 응징하고, 그로 인한 리스크를 감수할(다시 말해서 Risk Taking을 할) 의지도, 용기도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천안함 사건이 자신에게 가져다 줄 정치적 유-불리에 대한 장사치 수준의 계산만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이야기일까?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이 정주영이라는 거목의 수족에 불과했지, 진정한 CEO는 아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는 언젠가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말했던 '머슴' 같은 월급쟁이 경영인에 불과했던 것이다.
해군이 갈팡질팡하고, 국방부가 오락가락하는 원인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 국군의 최고사령관이 계속해서 자기가 원하는 답이 무엇인지 슬쩍슬쩍 내보이는데, '제복 입은 공무원'에 불과한 지금의 군 상층부야 거기에 코드를 맞추는 수 밖에 더 있겠는가?
하지만 군 상층부는, 그리고 청와대는 이걸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군이 대통령이나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군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 못지않게 위험하다는 사실 말이다.
하기야 이명박 대통령만 탓할 일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나라 국민들 가운데 전쟁이라는 것을 감수할 만한 의지를 가진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니, 군인들 가운데도 자신이 지금까지 유사시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데 대한 대가로 월급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죽었다 살아 돌아온 천안함 장병들에게 환자복을 입혀 기자회견에 내보내는 의식 수준의 군 수뇌부에게 전쟁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Risk Taking을 할 줄 모르는 대통령, 전쟁을 잊은 군대, 전쟁을 감수할 의지가 없는 국민을 향해 '이스라엘식 응징보복'을 외치는 것은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이고, '메아리 없는 아우성' 일 것이다.
그래도 외쳐야 한다. 전쟁을 원해서가 아니다. 더 큰 전쟁을 막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국격(國格)과 자존을 위해서, 이 나라를 진정한 현대 국민국가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
아무리 봐도 停戰下 최고사령관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 강철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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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07, 23: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