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징후 은폐자들은 심판대에 세워야"

'진실은 하나'라는 책을 펴내 2002년 6.29 서해 사태의 내막을 폭로한 韓哲鏞 전 5679 부대장.
[최초공개] 北 8戰隊司, 연평해전 때 3차례 ‘발포’ 언급하며 對南 공격 지시했다
 
韓哲鏞 前 대북감청부대장, ‘제2연평해전 비망록’서 밝혀
 
북한의 결정적 도발정보 묵살해 여섯 명의 젊은 목숨 앗아간 金大中 정부下 국군 지휘부를 역사의 심판대에 세워야

● 연평해전은 北 8전대의 ‘우발적 도발’ 아닌 ‘계획적 도발’이었다!
● 北 8전대사령부, 우리 해군함정을 해안포와 실크웜 미사일로 공격하려 했다!

⊙ 한미연합사 한국 측, 연평해전 전후로 미측에 특수정보(SI) 제공 안 해
⊙ 연평해전 직후 모인 韓美 정보장교들, ‘우발충돌’과 ‘8전대사령부 개입’으로 의견 엇갈려
⊙ 도발정보 묵살한 군 수뇌부 전원 進級
⊙ 北, 가까운 시일 내 서해상 도발 가능성… 함정 공격보다 해안포 공격 가능성 커

韓哲鏞
⊙ 1946년 제주 출생.
⊙ 제주 오현고, 육사(26기) 졸업.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국제관계학 석사.
⊙ 베트남전 참전(백마부대 소대장), 정보본부 歐洲·소련 주무장교, 한미연합사 정보참모부
    정보운영실장, 7군단 참모장(준장), 육군본부 정보처장, 8사단장(소장), 국가정보원 국방보좌관,
    국군 제5679부대장.
⊙ 前 건국대 충주캠퍼스 북한학과 초빙교수.
⊙ 상훈: 인헌무공훈장, 베트남동성훈장, 미국 공로훈장(Legion of Merit). 미국 근무공로훈장
    (Meritorious Service Medal).
吳東龍 月刊朝鮮 기자 (gomsi@chosun.com) 
1967년 1월 19일, 해군 당포함이 북한 해안포대에서 발사한 포 280여 발을 맞고 침몰, 39명의 장병들이 전사했다.
 #장면1: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경. 한일월드컵 터키와의 3·4위전이 벌어지는 날이었다.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 고속정(高速艇)인 참수리 357호정을 향해 85mm 함포(T-34전차포를 개량)를 발사했다. 남북 함정 사이에 격렬한 교전(交戰)이 이어졌다. ‘제2 연평해전(이하 연평해전)’이다. 이 전투에서 참수리호가 침몰했고, 탑승하고 있던 윤영하 소령, 한상국·조천형·황도현·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의 전사자(戰死者)를 포함해 24명의 사상자가 났다.
 
 #장면2: “여기에 다 있습니다.” 2002년 10월 4일, 국회 국방위 국감장은 현직 고위 정보부대장이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이 보고 항목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며 그 증거로 군 기밀인 ‘블랙북(Black Book)’(주요 부대에 배포되는 북한첩보 관련 일일 보고서)을 들어 보이는 순간, 벌집을 쑤신 듯 뒤집어졌다.
 
 대북(對北) 통신감청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국군 5679부대장인 한철용(韓哲鏞·육사 26기·64) 소장이었다. 그는 “군 수뇌부가 북한 도발징후를 묵살하고 ‘단순침범’으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장면3: 서해교전 이듬해인 2003년 서울 세종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한철용 예비역 소장은 민간단체가 연 연평해전 희생 장병 추모식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참석했다. 그는 ‘전사자와 유족들이 대우받는 날이 하루빨리 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장면4: 이명박(李明博) 정부가 출범한 2008년, 한철용 장군은 서해교전 희생장병 6주기 추모식을 며칠 앞두고 한 통의 초대장을 받았다.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연평해전 6주년 추모식이 열린다는 것이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김대중(金大中), 노무현(盧武鉉) 정부에서 군(軍) 기강과 남북관계를 헝클어뜨린 ‘기피 인물’로 낙인찍힌 그였다.
 
 
 ‘眞實은 하나’
 
 지난 3월 6일, 서울 송파구에서 만난 한철용 예비역 소장(이하 한철용 장군으로 표기)은 <진실은 하나, 제2연평해전의 실체적 진실, 불의에 저항한 ‘별’(팔복원)>이란 책을 탈고(脫稿)중이었다. 그가 국감에서 “진실은 하나”라고 했던 ‘연평해전 비망록(備忘錄)’이 3월 말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 산고(産苦)를 겪고 있었다. 2002년 10월 4일 국감이 끝날 무렵, 장영달(張永達) 국방위원장이 장성(將星)으로서 그의 행태에 대해 주의를 주자, 한철용 장군은 “정의와 진실이 불의에 위협받으면 더 큰 문제가 아니겠습니까”라고 받아쳤었다.
 
 ―책을 쓴 계기는.
 
 “2005년 국방부를 상대로 한 정직처분 취소소송에 이기면서 결심을 했어요. 그때 교훈을 잊지 말자는 취지죠. 늦둥이 외동딸(13세)이 자라 아빠가 왜 갑자기 전역을 했는지 궁금해 할 것도 같았고요. 준비만 해 오다가 8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어요, 허허.”
 
 그는 “군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이 다시는 반역(反逆)적 행위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이라며 “목숨 바쳐 조국을 지킨 연평해전 영웅(英雄)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장군은 정보부서에서 잔뼈가 굵었다. 제주 출신인 그는 1군단 정보참모, 연합사 정보운영실장, 육군본부 정보처장, 8사단장, 국정원 국방보좌관 등 주요 정보보직을 두루 섭렵했다. ‘노총각’으로 지내다 48세 때인 1994년 열 살 아래인 추순삼(秋順三) 국방부 여군발전단장(대령)과 결혼, 전군(全軍)에서 가장 높은 계급의 부부장교로 언론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제2연평해전 직후인 2002년 7월 10일, 기무사령부 조사 직후 ‘정보지원 미흡’을 이유로 정보본부장, 해군작전사령관 등과 함께 국방부로부터 징계(경고)를 받았다. 그날 밤 그는 장관 측근에게 전화해 “전역하겠으며 경고장을 받으러 가지 않겠다”고 통보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2002년 6월 13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결정적 징후’를 보고했는데도 정보본부에선 장관 등 수뇌부 지시로 묵살했습니다. 기무사가 특별조사를 벌인다기에 ‘진상이 밝혀져 장관이나 정보본부가 어렵게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정보본부와 똑같이 경고를 받아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무사가 특수정보 기관을 조사한 것은 창설 46년 만에 처음으로, 다분히 표적수사였다는 생각이 들었죠. 기무사 지적사항을 봐도 정작 문제가 컸던 정보본부에 비해 우리 부대가 훨씬 많았어요.”
 
한철용 전 5679부대장이 서해교전 전후 군 수뇌부의 이상징후 보고 묵살 내막과 자신의 폭탄선언 배경 등을 정리한 비망록 내용.

 그는 7월 중순 기무사령관에게 편지를 보내 바로잡아 줄 것을 요구했으나 기무사는 ‘무반응’이었다. 그는 7월 22일 육군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그의 전역지원서는 곧 반려됐으나, 일부 군 지휘부에 대한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 분노는 10월 4일 국회 ‘폭탄선언’으로 터졌다.
 
 ―기밀을 누설하고 군 내 위계질서를 파괴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다시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진실을 알릴 것입니다. 당시 국감장에서 블랙북을 증거로 들어올렸을 뿐, 내용은 누설하지 않았어요. 이는 법원 판결에서도 명백히 가려졌습니다.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군 수뇌부를 묵과할 수 없었던 겁니다. 연평해전의 본질이 국방부 수뇌부의 북한 도발정보 묵살인데, 일부 언론과 여당(민주당)은 비밀도 아닌 ‘블랙북’를 들어 보인 것과 5679부대의 존재 노출 등 보안문제를 부각시켜 본질을 호도(糊塗)했습니다.”
 
 ―국가의 중요 군사정보 업무를 맡은 부대장이 공개적으로 국방위 국정감사를 받는 것이 국익(國益)을 위해 바람직한 일일까요.
 
 “그 때문에 군 수뇌부에 ‘나를 국회 증언대에 세우지 말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제2연평해전의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떠넘기고자 했던 그들은 끝내 나를 나가게 했습니다.”
 
 한 장군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 그대로 증언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국회 증언 다음날 부대...(全文은 월간조선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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