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권 지탱시키는 기독교인들

북한정권이 계속되는 한 북한선교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옳다.
기독교계는 북한선교라는 명목으로 민간차원에서 가장 많은 對北지원을 하고 있다. 예컨대 북한의 기독교 단체인 조선그리스도연맹(이하 조그련)을 통해 1998년부터 2002년까지 683억 원을 북한에 전했다. 2003년 이후 더 많은 對北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식통계는 나오지 않는다.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對北지원 중 현금지원은 당연히 달러로 지원된다. 북한의 일반주민이 1달러로 한 달을 살아간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금지원은 북한의 가치로 환산할 때 곱하기 100 정도를 해야 옳다. 예컨대 683억 원은 최소한 6조8300억 원, 수조 원은 수천 조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결국 북한정권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한국의 교회라는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한국의 가장 큰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평양에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을 건립 중이다. 교회 측은 宣敎(선교)와 함께 북한주민들에 대한 의료지원 차원임을 역설한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선교는 물론 의료지원이라는 목적 달성 모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2009년 2월 만난 탈북자 A씨는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건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평양에 심장병원이요? 그게 인민들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타 지역 사람들은 통행 허가 없인 평양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는데요?』

A씨는 2003년 탈북한 뒤 신학대학원을 졸업, 현재 전도사로 사역 중이다. 그는 평양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형제들은 지금도 평양에서 살고 있다.

A씨는 『나는 물론 형님들이 평양에서 거주하고 있을 때도,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은 통행 허가가 나오지 않아 평양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며 『평양에 짓는 심장병원은 金正日과 특권층을 위한 병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300만 명이 굶어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金正日이 백성들 심장 아프다고 병원을 짓도록 하겠느냐』며 『평양심장병원은 주민들을 위한 게 아니라 주민들을 폭압하는 金正日 정권을 위한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북한사정에 정통한 이들은 실제 평양심장병원은 북한주민의 福祉(복지)와 무관하다고 말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병원이 철저한 階級制(계급제)로 운영된다는 데 기인한다. 북한은 주민을 10여 등급으로 나누고, 등급에 따라 다른 병원에서 진료 받게 한다. 일반 노동자·농민들은 「봉화진료소」 등 평양 소재 병원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 평양에 짓는다는 심장병원 역시 북한주민이 아닌 金正日과 核心계층의 特惠(특혜)시설일 수밖에 없다.

A씨는 조선그리스도연맹에 천문학적 헌금을 바치는 한국 기독교계에 대해서도 직언했다.

『조선그리스도연맹은 북한의 지하교인을 가장 많이 죽인 곳입니다. 북한의 기독교인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기독교인 죽이라고 돈을 갖다 바치면 어떻게 합니까? 이런 행동들을 하나님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옛날에는 보수꼴통이었지만 북쪽의 주민을 위해 기도하게 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는 盧武鉉 정권 출범 초기 反核(반핵)·反金(반김)국민대회 등 反金正日 정권집회를 이끌었었다. 趙목사의 對北스탠스는 盧정권을 지나며 조금씩 변화했다. 그는 2007년 12월4일~5일간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평양에 건립되는 「조용기심장전문병원」 착공식 참석을 위해 방북했었다.

趙목사는 이달 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과 30분 넘게 대화했다. 「크리스챤투데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당시 김영남은 6·15 선언을 높이 평가하면서 『조 목사가 북한을 찾아준 것은 우리 민족정신이 낳은 愛國的(애국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심장병원 건립에 대해서도 『조 목사의 愛族的(애족적)인 마음을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趙목사는 『민족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어 기쁘다』며 『심장병 치료를 북한 당국이 많이 도와주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또 김영남의 『統一(통일)을 위한 기업과 단체 간 협력』 요청에 대해서도 『祖上(조상)이 같은 만큼 反目(반목)은 불필요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趙목사는 이 자리에서 『사랑 祖國(조국)통일』이라고 쓴 족자를 金正日에게 전달했다.

조용기 목사는 2007년 12월4일 평양 봉수교회에서 북한 조선그리스도연맹 관계자 등과 「조용기심장병원」 착공을 위한 南北연합예배를 가졌었다. 「조용기심장전문병원 위해 남북 기독교인(基督敎人) 모였다」는 제하의 국민일보 기사는 당시 정황을 이렇게 전했다.

《방북단이 예배당에 들어서자 미리 오른편과 3층에 앉아있던 400여명의 봉수교회 성도들이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조 목사는 설교 첫머리에 『지구를 84바퀴이상 돌아도 다른 나라를 가면 이질감을 느끼는데 평양에 올 때는 故鄕(고향)에 찾아온 것 같았다』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그는 『옛날에는 보수꼴통이었지만 북쪽의 주민을 위해 기도하게 됐다』고 告白(고백)한 뒤 『아무리 등 돌렸어도 갈라질 수 없는 게 형제자매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평양 심장병원을 세우라는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이곳에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趙목사를 가장 존경한다는 탈북자 출신의 한 선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옛날에는 보수꼴통이었지만 북쪽의 주민을 위해 기도하게 됐다는 말에 안타까워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남한에서 북쪽 주민을 위해, 이들의 인권과 자유와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이들은 보수꼴통이라 불리는 이들 아닌가요? 진정으로 북쪽의 주민을 위해 기도한다면 김정일 정권이라는 수령독재를 정리하고 동포를 해방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수령독재를 도우면서 북쪽의 주민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요?』

<『마귀·사탄을 자꾸 만나서 도움 될 게 뭐가 있어요?』>

북한을 방문한 기독교인 중에는 친북인사도 많지만, 상당수는 온건한 의식을 가진 이들이다. 대다수 訪北(방북)인사들은 조그련의 詐術(사술)을 간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북한을 껴안고 지원과 교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는 일치한다. 조그련이 가짜라 해도 「북한선교」를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남한의 모든 교회가 북한의 조그련과 교류하는 건 아니다. 愛國的 설교로 이름이 난 강남교회 金聖光(김성광) 목사는 대표적이다. 지난 해 11월 월간조선 인터뷰에 실린 金목사의 인터뷰를 인용해보자.

-(기자) 기독교계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교류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脫北者(탈북자)들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성경을 갖고만 있어도 수용소로 보내지고 三族(삼족)을 멸한다고 합니다. 평양에 선전용으로 교회를 지어 놓았다고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은 아니죠.』

-북한에 드나드는 기독교인들은 「설사 그것이 가짜 교회라고 해도 자꾸 남북이 접촉하다 보면 달라지는 것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합니다
『그것은 자기들이 북한을 드나들면서 북한에 돈을 주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는 소리죠. 마귀·사탄을 자꾸 만나서 도움될 게 뭐가 있어요. 지난 10년 동안 김정일이 달라진 게 뭐 있습니까.』

金목사는 여의도순보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처남이기도 하다. 순복음교회를 시작한 故(고) 최자실 목사가 그의 어머니다. 김목사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노무현 정권 때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엄청난 압력을 받았어요. 일종의 본보기로 공격을 많이 받았습니다.』라고 폭로했다. 「보수적인 분들 중에서는 그 때문에 조용기 목사님에 대해 서운해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한국의 대표적 교회다 보니까, 장로 중에는 좌파 성향의 분들도 있어요. 그들이 조용기 목사님에게 은근히 압력을 가하는 일도 많아요. 때문에 조 목사님은 행동에 제약을 많이 받았습니다. 서울시청광장 구국기도회 때에도 안팎에서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장로들이 와서 뭐라 하니까 목사님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하지만 제가 반공애국운동에 나서게 된 데에는 매부인 조용기 목사의 영향이 컸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조용기 목사님을 대신해서 제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겁니다.』

金목사는 평양 심장병원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했다.

『과거 정권 시절에 정부로부터 「순복음교회도 북한을 도와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압력이 있었어요. 그렇다고 현금을 줄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병원을 지어 주겠다고 했더니, 북측에서 심장병원을 원해서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정일이가 심장이 약하다는 얘기가 돌았는데, 그 치료를 위해서 심장병원을 요구했는지도 모르죠.』

올바른 북한선교의 길은 기독교계에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앙의 자유를 철저히 부정하는 북한정권이 계속되는 한 북한선교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옳다. 북한선교와 북한정권이 양립할 수 없다면,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북한선교를 포기하고 북한정권을 지탱시킬 것인지 아니면 북한선교를 위해서 북한정권을 교체(regime change)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선택의 시간은 이미 진행 중이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