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서울시청 앞에서 천안함46용사 합동분향소를 참배했다. 이름부터가 중도실용적이다. '천안함 46용사'라니? 그들은 용사가 아니라 전사자가 아니던가?
참배객들이 줄을 이었다. 계속해서 흐느끼는 중년 여성이 보였고, 자유개척청년단 최대집 대표의 모습도 보였다.
숙연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온 시민들이 일행과 나누는 얘기는 철저하게 '일상적인' 얘기였다. 학교 얘기, 사업 얘기, 직장 얘기....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애도의 분위기는 느껴졌지만, 분노나 복수를 외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중도실용적'인 대통령만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런 대통령을 뽑은 국민들이 있으니까, 그런 대통령이 나온 것 아닌가? 대통령이 전쟁을 결심 못한다 해도, 그를 탓할 수 있을까? 이 국민이 전쟁을 할 각오와 의지가 안 보이는데....
헝가리 반공의거를 다룬 영화 <영광의 아이들>의 마지막에는 헝가리의 문호 산도르 마라이의 다음과 같은 시가 나온다.
<<사람들은 경이에 넋을 잃었다.
바다의 거대한 물결을 누가 움직이는가?
우주는 왜 혼돈으로 빠졌는가?
한 나라가 일어섰다가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사람들은 묻는다, 우리가 무슨 말을 했었냐고?
누구의 육신과 뼈로 법을 바꾸는가?
자신의 조국에서 태어난 자유인이 누구나 아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해 멸망한다.
자유는 최대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마지막 구절이 가슴을 때린다.
"자신의 조국에서 태어난 자유인이 누구나 아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해 멸망한다.
자유는 최대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 나라는 훗날 이런 소리를 들을 것이다.
"한 나라가 일어섰다가 침묵으로 빠져들었다"고 말이다.
천안함 戰死者 분향소에서
- 강철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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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29, 09: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