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당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북제재의 수단으로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4년 중단했던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의 대북방송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군 당국의 방안대로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대북방송을 재개하면 어떻게 될까?
북한에도 “총알은 한 사람의 가슴을 뚫지만 시(詩) 한 편은 천만 사람을 격동시킨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은 김일성도 자주 인용했다. 지난 2004년 북한을 자주 출입하는 한 조선족 기자는 중국 연길(延吉)에서 이런 말을 했다.
“만약 북한에 언론의 자유가 있다는 전제 하에 어떠한 반(反) 김정일 세력이 있다고 가정해본다면 그들은 한 고비만 넘기면 큰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북한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바꾸면 북한 사람들이 꿈속에서나 그려보던 행복이 차려진다는 내용의 미래지향적인 연설을 공개적으로 한 시간만 하면 전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비현실적인 낙관이기도 하지만, 그의 말뜻은 독재의 황무지인 북한에서 암울한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신선하고 미래지향적인 선동을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큰 파동을 몰고 온다는 것이었다.
그는 몇 명의 탈북자들과 어울린 술좌석에서 그 말을 했는데, 그의 말을 들은 탈북자들의 견해는 두 가지였다. 그 중 첫째가 잔인한 독재체제인 북한에서 반(反) 김정일 연설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압박된 의식과 함께 구태여 연설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이제는 북한 주민들도 김정일 독재정권의 반인민적 실체를 잘 알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견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에서 미래지향적인 연설을 한 시간만 공개적으로 하면 전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는 조선족 기자의 말에 공감했다. 특히 타이밍은 지금이라는 말이 많이 흘러나왔다. 그 말뜻은 김정일 독재정권의 반동성과 취약성이 낱낱이 드러나고 모든 인민들이 경제난, 생활난에 허덕이는 지금 김정일의 실체 폭로 및 미래지향적인 공개연설 한 편은 그야말로 큰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북한에 있을 때(1997년)의 일이다. 한 번은 당 회의를 하려고 당원들이 회의실에 모였는데, 그 중에서 누군가 한국에서 날려 보낸 대북삐라를 본 이야기를 했다. 그의 이야기라는 것이 ‘며칠 전에 뒷산에 갔다가 남조선 삐라를 보았다’는 것이 전부.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은 많은 사람들은 귀가 솔깃해져 삐라의 내용에 대해서 물었다. 김정일 독재정권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그 당시 삐라 내용이라는 것이 한국 농민들은 기계로 농사를 짓고 잘 살고 있으며 술도 많이 마신다는, ‘충격적인 것이 아닌’ 내용과 사진들이었다는 점이다.
지금 북한 주민들(간부층도 포함)의 특징 중 하나는 경제난이 극심하고 사는 것이 지겨울수록 한국에 대한 환상, 동족인 한국인들의 사는 모습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2008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김영철(가명)씨는 자신이 중국에서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됐을 때 고향도시의 보안서장이 한 시간 넘게 중국과 한국에 대한 소식을 묻고 듣고는 “다른데 가서 절대 이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했다. 여기에서 분주소장(지구대장)의 엄포는 자신에 대한 단순한 보호커버일 뿐.
그렇다면 지금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대북방송을 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은 대북방송의 내용을 들으면 공감할 것이다. 공감한다는 것은 곧 북한 사회에 반 김정일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김정일 독재정권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 문제는 대북방송의 내용이 어떤 것으로 채워질 것인가이다. 과거처럼 남한에는 술이 흔하다는 얘기 같은 것은 아무런 의의도 없을 것이다.
탈북자들의 실감 있는 이야기, 설득력 있는 말 한 마디는 포탄보다도 더 큰 위력이 되어 북한 주민들을 각성시키고 김정일 독재정권을 죽음의 낭떠러지로 몰고 갈 것이다. 동시에 김정일 독재집단이 저지른 천안함 사건에 대한 강력한 응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진선락 기자 dmsgur32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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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선락(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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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11, 19: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