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은 인간을 겸허하게 만든다!

편한 단체여행과 걷는 개별여행을 결합시키면 좋다. 광대한 宇宙 속에서 빛나는 이 아름다운 별에 태어난 인간은 여행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 의미와 幸運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
해외여행은 주로 네 가지 관광이다. 사람구경, 건물구경, 경치구경, 그리고 먹는 것이다. 단체 관광에선 이 모든 일의 준비와 진행을 여행사와 가이드가 해준다. 편해서 좋기는 하지만 남이 운전하는 자동차에 탄 손님과 비슷하다. 자신이 지도와 도로표지를 보면서, 직접 운전을 해보아야 地理(지리)를 알게 되듯이 여행도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재미가 있다. 단체여행은 구경이고 개별여행은 체험이다. 구경과 체험 사이엔 지식 흡수량의 차이가 있다.

한국의 단체여행객 중엔 가이드북을 갖고 가지 않는 이들이 많다. 그야말로 몸만 갖고 간다. 그래도 즐길 순 있다. 주로 창밖 경치와 1시간짜리 건물구경이다. 車內에서 가이드가 방문지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한다. 요사이는 가이드의 수준이 높아졌다. 현지 생활을 하고 공부까지 한 가이드의 설명은 좋은 강연 같다. 일본과 유럽은 버스 여행이 主인데, 좋은 운전사와 좋은 가이드가 成敗(성패)의 50% 이상을 左右한다.

개별 여행은 숙소, 음식, 구경꺼리를 스스로 찾고, 알아보아야 한다. 많이 묻고 많이 걸어야 한다. 시행착오도 자주 한다. 이런 주체적 체험들이 話題(화제)와 敎養으로 남는다. 파리를 단체 여행한 사람과 개별 여행한 사람이 얻는 이야기꺼리의 量은 다르다. 한쪽은 구경한 것이고, 다른 쪽은 체험한 것이기 때문이다.

단체여행과 개별여행을 섞는 경우도 있다. 6박7일의 단체여행을 한 뒤 함께 귀국하지 않고 처져서 4박5일의 개별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식이다. 이렇게 하는 게 장거리 비행기 값의 투자를 제대로 빼먹는 일이다.

개별여행을 할 경우의 몇 가지 요령.

1. 먼저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정기관광 버스 출발지를 찾아가 시티 투어를 한다. 1~2시간 걸리는데 시가지의 대강에 대하여 感(감)을 잡을 수 있다. 시티 투어 출발지는 대체로 시내 번화가이다.
2. 코펜하겐, 스톡홀름, 헬싱키 같은 항구인 경우는 버스로 시내 관광을 한 다음 배를 타고 바다에서 陸地(육지)를 볼 필요도 있다. 육지에서 바다를 보는 맛보다 바다에서 도시를 보면 더 좋다. 특히 바다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멋지다.
3. 버스나 배로 그 도시에 대하여 총론적인 감을 잡은 다음날엔 특정 목표물을 찾아간다. 시청, 국립박물관은 거의 필수 코스이다. 유럽의 오랜 도시는 舊市街地(구시가지)에 볼 것이 많다. 舊市街地는 걸어 다니기도 좋다. 차량통행이 금지된 곳도 많다.
4. 음식이 문제인데, 일단 한국을 떠나면 현지 식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유럽의 경우 한국 식당이 있어도 맛을 보장할 순 없다. 중국식당이나 日食堂(일식당)에 가면 크게 실패하진 않는다. 호텔에서 추천을 받으면 대체로 안심할 수 있다.
5. 현지에 나와 있는 학생, 상사원, 외교관과 만나 ‘살아 본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만들면 생생한 관광이 된다. 개별여행 때는 많이 물어야 한다. 길도 묻고, 음식점도 묻고, 銅像(동상)의 주인공도 묻고…묻는 만큼 보인다.
6. 개별 관광은 걷는 것이다. 단체관광과 달리 시간제약이 적으므로 걷다가 좋은 장소를 발견하면 쉬어갈 수도 있다. 목표물에 도달하는 수단으로 걷는다기보다는 걷는 게 관광 그 자체이다.
7. 名所(명소)에 가서는 그곳을 소개하는 책자를 사오는 게 좋다. 돌아와서 읽다가 보면 관광의 추억이 떠오르고, 놓쳤던 사실을 알게 된다.

코펜하겐 중심부의 2층 중국식당에 앉아서 아래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해보았다. 덴마크와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전거를 많이 타서 그런지 남녀가 다 날씬한 게 특징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게르만족의 일파인 바이킹족 출신이다. 여자의 약 30%는 금발이었다. 넥타이를 맨 사람은 한 시간 동안 내려다 보았는데 한 사람도 없었다. 유럽에선 넥타이차림이 점점 줄고 있다. 그날 밤 호텔에선 토요일 밤을 맞아 30代 남녀들이 사교 모임을 열고 있었다. 男女가 正裝(정장)을 하고 모여들었다. 몸은 크고 머리는 작은 北歐의 미남 미녀가 총집합한 느낌이었다.
남녀가 서로 인사를 할 때 볼에 키스를 하지 않고 그냥 악수를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남자 평균키는 180cm를 넘고, 여자 평균키는 170cm를 육박하는 덴마크의 수도에서 人生의 한창 때 사람들이 수백 명 모여 자신을 뽐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좋은 경치를 감상하는 듯하였다.
책으로 읽은 유럽의 역사와 문화는 현지 여행의 체험과 결합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지식’ ‘話題와 교양’으로 立體化(입체화) 된다. 여행을 통하여 인간의 한계와 위대성, 문화의 다양성과 공통점을 알게 되면 일단 겸손해진다. 여행은 인간을 겸허하게 만든다. 생각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광대한 宇宙 속에서 빛나는 이 아름다운 별에 태어난 인간은 여행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 의미와 幸運(행운)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게 궁극적인 목적인 여행은 아름다운 별에서 인간으로 태어난 모든 존재의 의무일 것이다. 아름다움은 느껴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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