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만 명(한나라당) 對 1030만 명(민주당)

한나라당 광역시장과 지사가 관할하는 인구는 全國의 약 3분의 2이다. 그렇다면 '참패' '大勝'은 과장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慘敗(참패), 민주당이 압승하였다'는 표현이 언론에 등장한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선거결과를 패배라고 규정, 총사퇴하였으니 졌다고 보는 게 맞는 일이지만 이를 참혹한 패배, 줄여서 참패라고 볼 수 있는가? 민주당이 大勝(대승), 또는 壓勝(압승)하였다고 볼 수 있는가? 선거 전의 기대치보다 못하거나 낫다고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가?

한나라당은 2150만 인구를 관할하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자리를 지켰다. 서울과 경기도엔 한국 경제력의 반 이상이 몰려 있고, 권력과 언론의 중심이다. 여기에 한나라당이 시장선거에서 이긴 부산(인구 356만 명)을 더하면 전국 인구의 반(2500만 명)이다. 여기에 한나라당이 이긴 대구, 울산, 경북 인구를 더해보니 총 3400만 명이었다. 한나라당의 여섯 시장 지사가 관할하는 인구는 전국 인구의 약 3분의 2이다. 민주당이 시장 및 지사 자리를 차지한 일곱 군데의 인구를 모으면 1030만 명이다. 한나라당 시도지사가 민주당보다 3.4배 많은 관할 인구를 갖고 있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다.

1995년 이후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이 정도의 성적을 남긴 것은 1998년 선거를 빼면 처음이다. 1998년 6월 지방선거는 김대중 정권이 출범한 직후에 치러졌기 때문에 여당(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이기고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졌다.

기초단체장(시장, 군수, 구청장) 당선자 수에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비슷하다. 黨이 관여하지 않게 되어 있는 교육감 선거에선 서울과 경기도에서 전교조가 민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는 한나라당을 포함한 보수층의 패배라고 봐야 한다.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높다.

이렇게 보면 한나라당의 참패가 아니라 善防(선방)이라고 보는 게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 다만 천안함 爆沈(폭침) 사건이 나고, 민주당과 민노당이 북한 소행임을 흔쾌히 인정하지 않으면서 북한정권을 감싸는 행동을 보인 점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이 압승하여야 했지 않느냐는 보수층의 정서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한나라당이, '전쟁이냐 평화냐'라고 달려드는 좌경세력에 대하여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참패'라고 말하는 심리를 이해할 수 있으나 객관적인 근거는 되지 못한다.

문제는 이렇게 선거 결과를 당당하게 설명하고 나오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없다는 점이다. 상황 자체보다는 그 상황을 해석하는 자세가 勝敗(승패)를 가른다. 善防인데도 스스로 참패라고 인정하면 참패가 된다. 한나라당 스스로 참패라고 생각하면 참패가 되는 것이다.

네 살짜리 外孫子(외손자)는 별명이 '그래도'이다. "바깥에 비가 오니 오늘은 산책 가면 안돼!"라고 하면 "그래도 가야 해"라고 우긴다. "날이 깜깜해졌으니 산에 가면 안돼"라고 달래도 "그래도 가고 싶어"라고 한다.

정치의 본질은 권력을 쟁취하는 행위이다. 정치인들은 좌절과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그래도 기질'을 갖고 있는 게 보통이다. 한나라당에선 '그래도 정신'이 보이지 않는다. 모든 언론이 참패라고 해도 "우리가 왜 참패냐 善防이지. 아니 이긴 선거이지"라고 머리를 치켜드는 사람이 없다는 점, 한나라당이 2012년 총선과 大選에서 정말로 참패할 수 있는 요인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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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존뉴스 기사


그러나 한나라당이 존립이 흔들릴 정도의 ‘참패’를 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서울-경기-대구-경북-부산-울산 등 6개 광역단체장 선거를 이겼는데, 이는 지난 95년 이후 이어져 온 “지방선거=여당 참패” 등식을 종식시켰다는 의미가 있다.

김영삼 정부 3년차에 실시됐던 95년 6월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당시 민주자유당)은 15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5곳을 제외한 전국에서 패했다. 수도권에서는 이인제 의원(현재 무소속)이 출마한 경기도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으며, 서울에서는 정원식 전 장관을 출마시켰으나 국민회의 소속 조순 전 한국은행 총재와 박찬종 전 의원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넉달만에 치러진 98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3곳에서 모두 패했으며, 텃밭인 영남 5곳과 충북 등 6곳을 사수하는 데 그쳤다. 이는 여당이 이긴 유일한 지방선거인데, 당시에는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지 불과 넉달 뒤였기 때문에 중간선거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만큼 ‘정권심판론’ 또는 ‘견제론’이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해에 치러진 2002년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 독식을 비롯해 대전-충북-영남 등 호남과 충남을 비롯한 전국에서 승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 공약을 앞세워 민주당 김민석 후보를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도 이때였다.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호남과 제주도에서만 승리했다.

노무현 정부 4년째였던 2006년 5월 치러진 지방선거는 여당이 사상 최악의 참패를 한 선거다. 당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현 민주당)은 전북 한 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반면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을 비롯해 강원-충북-대전-영남 등 호남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모든 광역단체장 선거를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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