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자유기업원(www.cfe.org)에서 전재한 것이다.
정부가 민간 및 공공부문 근로자의 정년(停年)을 2008년부터 60세, 2033년부터는 65세로 연장할 방침이라고 발표하였다. ‘저출산`고령화 사회 대응을 위한 국가 실천전략’의 기틀로 제시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올해 안으로 사업장 평균 정년(57살)에 못 미치는 300인 이상 기업에 대해 정년을 연장하도록 행정지도하고, 2008년까지 정년을 60살로 끌어올리기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언론은 대체로 회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사오정’, ‘삼팔선’ 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정부가 정년연장을 법제화한다고 현장에서 얼마나 지켜질지 의문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경제단체들도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심지어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까지 언급하고 있다. 정년연장의 혜택은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과 공기업 근로자만 누리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역시 환영이 아니라 “엉뚱하게 헛된 꿈 부풀리지 말고 부당한 정리해고를 없앨 수 있도록 근로 감독이나 강화하라”고 한다. 정년 연장이라는 정부정책에 대하여 언론, 경제단체, 노동계에서 한결같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객관적으로 정책과 현실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흔히들 오늘날을 지식`정보사회라고 한다. 지식`정보사회는 시장과 산업, 제품의 주기(life cycle)가 급속히 단축되는 산업구조를 동반한다. 이에 적응하기 위해서 선진국들은 정부가 앞장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정부는 1988년부터 일본과 유럽기업에 비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던 자국기업들의 경영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lcolm Baldrige Award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부문의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을 중앙정부가 독려,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Motorola, Xerox, IBM, Federal Express, Boeing, 3M, AT&T, Dell 등과 같은 Malcolm Baldrige 수상기업들은 경영혁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전 산업에 거쳐 경쟁력 강화의 기준이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일시해고(layoff)를 동반한 구조조정은 일상화되어 있다. Xerox, Lucent, Amazon, Gateway, Nortel, Motorola, Dell 등의 세계적인 기업들은 상시적으로 일시해고를 단행하고 그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간기업들은 경쟁시장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다운사이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일본의 NTT는 1995년에 4만 5천개의 직무(전체의 1/4)감축을 추진하였고 Nissan도 7천명 규모의 일시해고를 추진하였던 실정이다.
우리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2002년 고용보험 백서’에 의하면 퇴직 근로자 중 정년퇴직 사유로 직장을 그만두는 근로자는 1천명중 4명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정년연장이 ‘저출산`고령화 사회 대응을 위한 국가 실천전략’으로서 정책적 효과를 거두기에는 많은 한계가 따른다.
최근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는 언론, 관련단체, 사회적 여론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반면에 ‘정년연장’에는 그다지 호의적인 시각을 보이지 않는 이유를 정부는 숙고해야 한다. 정부는 이미 무의미해진 근로자의 ‘정년’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교육 및 재취업 프로그램 구축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와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심리 회복이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팀제(team-based organization), 연봉제, 다면평가가 보편화된 현실에서 ‘정년’은 보장하기 어려운 것이 노동환경의 현실이다.
유병남 (원광대, youbn@wonkwang.ac.kr)
현실감을 상실한 정년제 연장추진
- 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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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1-27, 18: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