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의 한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늘의 문제를 정확히 지적한 조갑제 기자의 5년 전 강연 속 朴대통령의 直說(직설).
이번 지방선거 직후 필자는 한국인에 대해서 일종의 환멸을 느꼈었다. "뭐 이런 국민이 다 있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느낀 감정은 앞으로 조선시대같은 그런 위선자들이 판을 치다가 결국 중국이나 일본의 식민지가 또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한 마디로 절망감이 엄습했다. 노무현 당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도 2002년 노무현 당선 때는 "뭐 이래" 하면서 오히려 투지가 싹텄었는데 이번엔 힘이 쭉 빠져 버렸다.

그후 뉴스든 뭐든 방송엔 눈도 두지 않았다. 짜증스러웠다. 그래서 내가 찿은 대안은 조갑제 기자의 강연록을 다시 듣는 것이었다. 조갑제 기자의 강연을 MP3로 다운받아서 스마트폰으로 재생해서 들으면 들을수록 새삼스럽고 또 재밌고 공부도 되었다. 어떤 강연은 다섯 번 이상 듣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귀가 번쩍 뜨이는 강연을 다시 듣고선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지금부터 5년 전인 2005년의 강연인데 이번 선거결과와 연결시켜서 들으면 너무도 생동감있다. 조갑제 기자님의 5년 전 강연내용이 현재의 문제점을 너무도 정확하게 파헤치고 있어서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필자가 들은 조갑제 기자의 강연중엔 이런 내용이 있었다.

"박대통령이 유신을 결심하게 된 계기엔 한국민에 대한 실망도 없지 않아 있었어요. 그렇게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고 했는데도 김대중과의 선거 때 겨우 이기고 나서 결심한 이죠 "이런 선거 두 번 다시 치르면 나라 망하겠구나, 어떻게 선전선동만 일삼는 정치인에게 그렇게 많은표를 줄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확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국민에게 대한 실망감이었죠"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서 필자 역시 한국민에게 받은 실망감도 똑같다. 그래서 앞으로 조갑제 기자님의 강연내용에 대해서 글을 올리고자 한다. 그중에서도 마치 삼국지를 읽을 때처럼 듣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강연 두 개를 뽑았다. 첫째는 2005년 9월에 있었던 '유신시대 재조명'과 '5·16혁명 재조명'이라는 강연이다.

<조갑제 기자의 '유신시대 재조명' 중 일부분>

만약 우리가 민주주의를 고려시대 때부터 시작해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 1970년대에 민주주의가 가능하게 된 상황에서 1972년 10월 17일에 박정희가 느닷없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면 박대통령을 비판해야죠. 그런데 민주주의의 역사가 30년도 안 되는 나라에서 서구식 일류의 기준으로 박 대통령을 평가하려고 했기때문에 박 대통령으로서는 필요 이상으로 엄청나게 많은 욕을 먹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울분에 찬 박대통령은 자신을 변호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1970년대에 유신체제를 변호했던 문헌들을 다 찾아보면, 다른 사람들이 한이야기는 모두 본심과 소신이 보이지 않고, 다만 박 대통령 한 사람의 이야기만 의미 있게 전달됩니다. 그 사람은 진심으로 유신체제를 정당하다고 변호했어요. 1970년대 유신체제를 옹호한 사람은 박 대통령 한 사람뿐이었다고 봅니다.

그만큼 이 사람은 고독했던 것이죠. 그럼 박 대통령은 무슨 논리로 1970년대의 유신체제의 당위성을 변호할 수 있었느냐. 그 논리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우리가 유신시대를 재조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의 독재를 속이기 위해 일부러 논리를 만들어 낸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소신을 갖고 있었느냐 하는 것이 쟁점이죠. 1975년 1월14일에 박정희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당시 연두 기자회견은 보통 세 시간, 네 시간 계속됐는데, 대부분 박 대통령이 차근차근 자신의 국정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많이 한 사람은 아닌데, 한 번 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솔직하고 쉽게 말했어요. 1975년 1월 17일에 박 대통령이 이야기한 내용을 하나 뽑아왔는데 한 번 읽어 보겠습니다.

* 박대통령 연설*

“요즘 정부에 대해서 늘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 중에 언필칭 민주주의가 어떻고 자유가 어떻고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민주주의니 자유니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하나의 특권물이자 마치 자기들의 독점물 같이 떠들고 있고, 현 정부에 앉아있는 대통령이나 장관이나 이런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자유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무지막지한 사람들이 앉아서 정치를 하고 있는 것같이 선동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요즘 이렇게 얘기하고 있더군요.

언론의 자유가 없는 현 정권은 독재정권이다, 심지어 최근에 와서는 별별 소리를 다합니다. 정권 내놓고 물러가라, 대통령도 그만두고 물러나라, 이런 소리가 함부로 나오고 또 몇몇 신문에 대문짝처럼 이것이 보도가 되어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것은 이런 소리를 막 떠들고 신문에 쓰면서도 우리나라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 어떻게 정부를 이렇게 비난하고 誹謗(비방)하는 이런 소리를 신문에 막 쓰고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즉, 정부에 대한 그런 비판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 자체가 언론의 자유가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언론의 자유로 무엇을 바라느냐. 솔직히 말하면 그 사람들이 우리 국민들 중에서도 가장 언론의 자유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으면서도 늘 언론의 자유가 없다고 불평합니다. 하나의 역설적인 이야기 같습니다만, 우리나라에도 언론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 그 사람들에 의해서 확실히 입증되었다는 것입니다. 누가 그것을 증명했느냐. 요즘 정부를 욕하고 비방하고 하는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언론 자유가 있다는 증인이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어느 독재국가에서 그런 정부에 대한 비난과 비방을 마음대로 하고도 잡혀가지 않고 일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언론의 자유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오늘날 각국의 민주주의 제도라는 것도 그 나라가 처해있는 역사적 현실과 시대적인 환경에서 우러난 하나의 산물이고 소산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렇지 않고는 그 나라의 제도라는 것은 그 나라의 발전과 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헌법도 나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헌법도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이 특수여건을 감안해서 어느 정도의 국민의 자유를 허용하거나 어느 정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입니다.지난 憲政(헌정) 30년 동안 우리가 경험해 온 일각에서 어느 것이 가장 우리나라 실정에 맞느냐 하는 것을 국민 동의를 얻어서 제정된 헌법, 이것이 즉 우리의 유신헌법입니다. 우리도 빨리 나라가 성장을 해서 부강해지고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이 없어져서 남과 같은 그러한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우리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라면 과연 민주주의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현 시점에 있어서 한국 국민이 미국 국민들이 누리는 것과 같은 그런 자유를 향유하겠다고 하는 것은 무리한 소리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미국과 우리는 사정이 다르고, 구라파와 우리는 사정이 다릅니다.

미국이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되어 있고 자유를 많이 허용하는 나라라고 하는데, 만약에 미국이 우리 한반도와 같은 형편에 처해 있다면 오늘날 미국 국민들이 누리는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겠느냐?

만약 미합중국이 남북으로나 동서로 국토가 분단되어서, 그 한쪽에 공산정권이 있어서 미국보다 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미국을 뒤집어엎어서 적화통일을 하려고 자주 도전을 해오고 간첩을 보내고 심지어 땅굴을 파고 두더지 모양으로 기어들어오고 또 그 옆에 있는 캐나다가 공산주의 국가이고 또 남쪽에 있는 멕시코가 공산주의 국가이어서 그 가운데 둘러싸인 미국이 주위로부터 그런 압력과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을 때 미국 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고 미국 국민들이 과연 오늘날과 같은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겠느냐. 아마도 못할 것입니다.

그 다음에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 정부가 인권 침해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일부 인사들은 자유와 인권이라는 것은 아주 天賦(천부)의 절대 신성불가침으로 헌법이나 법으로도 규제할 수 없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이것입니다. 우리나라 법에도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자유는 보장하고 있지만 폭력으로서 정부를 전복할 수 있는 자유는 보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들이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 박대통령 연설 끝 ******************************

이 내용을 보면 박 대통령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해, 그 당시에 민주주의를 외쳤던 사람들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민주주의란 그 상황이 만들어낸 그 나라의 역사적인 조건과 맞아야 한다는 것을 갈파한 것이죠.

박 대통령은 이런 이야기도 하고 있어요. “제주도에서 키우는 밀감나무를 서울에서 키우려면 여러 가지 조건을 제주도와 같이 맞춰줘야 한다. 민주주의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꽃 핀 민주주의를 한국에 갖다놓고 키우려 하면 방법이 달라야 한다. 그대로 이식하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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