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대통령은 세계 最高의 홍보맨이라야"

"대통령에겐 논란꺼리가 항상 유리하게 작용한다. 국민을 직접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니까."
6.25 南侵 보고를 받자 마자 "무슨 수를 써더라도 그 개새끼들을 막아야 합니다"라면서 미군 파병을 결심, 한국을 살려준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은 高卒 학력의 소유자였지만 '위대한 대통령 랭킹 6위'에 올라 있는 '결단의 사나이'이다. 그는 퇴임한 뒤 쓴 '책임이 머무는 곳'(Where The Buck Stops)이란 책에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좋은 성격'과 역사적 교양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요지이다.

<지도력을 양성하거나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거의가 타고나는 것이다. 좋은 대통령과 나쁜 대통령을 가르는 제1 조건은 성격과 역사적 교양이다. 역사적 교양이란,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지식, 우리 정부의 역사에 대한 이해, 무엇이 자유로운 정부를 만드는가에 대한 인식이다. 대통령은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전에 모든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다 들어야 한다.

정확한 결정을 하였다고 확신하면 밀고 나가야 한다. 논란꺼리는 피할 수 없고 피할 필요도 없다. 큰 정책에선 논란이 커질수록 유리하다. 왜냐 하면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을 상대로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의 입장과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자신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실천해야 하는 사람이다. 대통령이 무엇을 하여서 국민이 손해보는 것보다는 대통령이 꼭 무엇을 해야 할 때 하지 않아서 국민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합리적인 사람들은 항상 올바른 생각과 지도력을 가진 사람을 지지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논란이 되는 것은 대통령에게 유리하다.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니까 말이다.>

트루먼은 자유세계에서 지도자의 定義는 '국민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이나 너무 게을러서 피하려고 하는 일들을 하도록 설득하는 사람'이라고 정리하였다.

<그래서 나는 좋은 대통령은 세계에서 으뜸 가는 홍보맨이 되어야 한다는 느낌을 늘 가지고 살아왔다. 대통령은 자신이 하려는 일이 적절한 것이라는 믿음을 온 나라가 공유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몇 몇 대통령들의 문제는 보통 사람들이 옳은 일은 옳다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무시함으로써 그런 설득 노력 자체를 포기한 점이다. 다른 몇 대통령들은 정책 집행을 함에 있어서 사람들에게 그 정당성을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같은 이치로 세종시 논란은 李明博 대통령에게 유리한 논란꺼리였다. 문제는 그가 국민 앞에 직접 나서서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히는 기회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나서서 魂을 담아 설득하면 건전한 국민들은 설득당한다. 지도자는 여론을 따라가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좋은 여론을 만들어야 하며 그럴 수단이 많다.

李 대통령의 소극성은, 정면승부를 꺼리는 그의 성격과 역사적 교양의 부족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 트루먼이 살아 있다면 李 대통령을 '최악의 홍보맨'이라고 惡評할 것 같다.

트루먼 대통령은 비록 대학교는 다니지 않았으나 어릴 때부터 독서를 통하여 깊은 역사적 교양을 터득하였다고 한다. 이런 人文的 지식이 큰 인물을 만드는 토양이다. 대통령의 필수 과목을 하나만 골라라고 한다면 그것은 역사이다.
//////////////////////////////////////////////////////////////////////////////
트루먼, "대통령은 豫斷하는 자리"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호랑이 등에 오르는 일과 같다. 계속 달리지 않으면 잡아 먹힌다. 대통령은 항상 사건의 머리 위에 있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사건이 그의 꼭대기에 앉게 된다.>
趙甲濟

미국의 歷代 대통령 가운데 최초의 본격적인 회고록을 쓴 이는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이다. 그는 퇴임後 '시련과 희망의 시대'라는 제목의 두 券짜리 회고록을 썼는데 序文(서문)에서 이런 말을 했다.

<어떤 초등학생의 事後분석도 가장 위대한 정치가의 事前예측보다 낫다>

이미 일어난 사건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분석하기는 쉽지만 정치인은 혼돈상태에서 불충분한 정보를 놓고 豫斷을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실이 다 밝혀지고, 사건이 다 진행된 뒤 "그때 그렇게 했어야 하는데"라고 事後평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트루먼은 회고록에서 이렇게 썼다.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호랑이 등에 오르는 일과 같다. 계속 달리지 않으면 잡아 먹힌다. 대통령은 항상 사건의 머리 위에 있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사건이 그의 꼭대기에 앉게 된다. 한 순간이라도 안심해선 안 된다. 대통령이 되어 보지 않은 사람은 대통령의 無限 책임에 대하여 이해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대통령에게 돌아오지 않는 책임은 없다. 대통령은 한시라도 자신이 대통령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최측근 참모나 가족들도 대통령이 어떤 자리인지를 알 수가 없다. 나는 사람 속에는 그래도 惡보다 善이 더 많다는 믿음으로 대통령職을 수행했다. 善이 惡을 누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나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역사적 先例를 연구했다. 모든 문제는 과거에 그 뿌리가 있다. 나는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결정을 내리려 했다. 내가 왜 역사를 읽고, 또 읽었느냐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트루먼은 대통령이 사건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즉 대통령은 豫斷을 하는 자리라는 의미이다. 豫斷이란 사건의 본질과 흐름을 예상, 결단한다는 의미이다. 예컨대 全斗煥 대통령은 아웅산 테러를 당하자말자 "이 사건은 북한정권이 저지른 것이다"고 예단하였다. 朴正熙 대통령도 1968년 1월21일 국군복장의 괴한들이 청와대를 습격하였을 때 '이것은 북한특공대의 소행이다'고 예단하였다. 全斗煥 정부는 KAL기가 미얀마 근해 상공에서 실종되자 "이는 북한정권의 테러이다"고 예단하였다. 이런 예단들은 모두가 적중하였다. 李明博의 청와대도 "천안함 사건에 북한이 개입하였을 가능성은 낮다. 특이 동향 없다"고 예단하였다. 이 예단은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李明博의 청와대는 자신들은 豫斷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북한정권의 도발이라고 豫斷하는 것을 비판한다. 자신들의 틀린 예단은 괜찮고, 다른 사람들의 올바른 예단은 안 된다는 것인가? 대통령이 예단 말라, 예단 말라 하니 한국인들이 豫斷이라는 게 나쁜 것인 줄 착각하고 있다.

豫斷을 하지 않고 모든 상황이 명료해진 다음에 결단, 즉 後斷만 하겠다는 대통령은 지도자가 아니란 것이 트루먼의 지적이다. 우직한 트루먼은 결단의 사나이였다. 원자폭탄 投下, 한국전 참전, 트루먼 닥트린, 마셜 플랜, 베를린 봉쇄에 空輸작전으로 대응, 맥아더 해임 결단 등등. 그는 일단 결정을 하면 "이후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자세를 취하였다. 고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그였지만 딘 에치슨 국무장관, 조지 마셜 국방장관과 같은 最高의 엘리트들을 부리고 존경을 받았다. 그의 힘은 성격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한다.

불확실성 속에서 정확한 예단을 하는 데는 역사가 가장 중요한 지침이다. 특히 前職 대통령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였는가를 알아보면 큰 도움이 된다. 트루먼은 어린 시절부터 역사와 독서에 취미가 있었다고 한다. 李 대통령도 前職 대통령들의 경험담을 듣고, 비슷한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를 알아보는 일을 부하에게 맡기는 것이 어떨까?

[ 2010-04-05, 14:09 ]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