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過恭非禮(과공비례): 이겨 놓고도 졌다니!

왜 이렇게 말하지 못하는가 말이다. "여러 분의 한 표, 한 표가 서울을 지켜내고, 그리하여 대한민국을 지켜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습니다. "
오세훈 후보는 지난 2일 지방선거에서 득표율 47.4%로 2위인 한명숙 후보를 약 25,000여 표의 차이로 누르고 서울 시장에 당선되었다. 한국 선거사상 가장 의미 있는 逆轉勝이었다. 親北-親盧 성향의 한명숙씨가 대한민국 수도의 행정을 책임진 상황을 상상해 보면 알 것이다. 서울시장은 많은 뉴스 생산 능력과 認許可權을 갖고 있다. 언론이 서울시장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

60代 말의 한 전직 외교관은 서울시장 선거 개표 방송을 새벽 5시까지 보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폐암과 위암이 재발, 약물치료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이 사람은 평소엔 오세훈 시장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특히 국가상징 공간에 '대한민국이 실종된' 광화문 광장을 만들었다고 흥분하기도 하였다. 그런 그가 가슴을 졸이며 오세훈 후보의 당선을 자기 일처럼 기원한 것은 吳 후보가 最善이어서가 아니라 次惡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선 소식을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접해들은 오세훈 후보는 “이긴 선거긴 하지만 사실상 패배했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의 승리를 받아 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직 외교관은 吳 시장의 이 말에 화를 냈다.

"아니, 한 표 차이라고 이기면 이기는 것이지 사실상 패배하였다니! 그러면 나 같은 사람이 던진 표는 계산도 안 되었단 말인가."

이념무장이 잘 안된 사람은 행동의 기준을 바깥에서 구한다. 吳 시장은, 언론이 '한나라당 참패'로 몰아가니, 한때 한명숙 후보가 리드한 개표이니 過恭非禮를 무릅쓰고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 태도를 취하면 자기 지지층을 잃게 된다. 장수는 설사 져도 패배를 시인하는 데 조심해야 한다. 하물며 이긴 장수가 "졌다"고 하면 最惡의 경우 법률적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

상대에겐 지나치게 공손하고, 자기 편에 대하여는 예의가 없다는
뜻의 말이 過恭非禮인데 오세훈 시장을 위하여 지은 것 같다.

한나라당은 중간평가 성격의 歷代 지방선거 가운데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려놓고도 "참패하였다"고 비명을 지르더니 恐惶(공황)상태에 빠졌다. 이런 집권당을 김정일이 얼마나 얕잡아 보겠는가? 기습 남침하여 서울을 포위한 북한군이 "항복하라. 저항을 계속하면 核폭탄을 쓰겠다"고 위협할 경우 이런 한나라당과 오세훈 시장은 과연 決死抗戰을 이끌 수 있을까?

왜 이렇게 말하지 못하는가 말이다.
"여러 분의 한 표, 한 표가 서울을 지켜내고, 그리하여 대한민국을 지켜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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