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자금과 盧武鉉 대통령 비리를 둘러싼 수사와 보도로 영향을 받은 여론의 동향을 보면 한나라당이 盧武鉉+열린당보다 더 부패한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사실의 정확한 해석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부패의 정도와 죄질에서 盧武鉉측이 한나라당보다 더 나쁘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1. 불법대선 자금은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당시 여당이고 여론 조사에서 계속해서 1위를 질주했던 盧武鉉측으로도 상당히 몰렸을 것이다. 한나라당보다 많은지 적은지는 알 수 없으나 적게 잡아도 반 이상은 되었을 것이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받은 불법자금과 여당인 盧武鉉 후보측이 받은 액수가 같다면 盧후보측이 더 나쁘다. 왜인가. 공권력을 장악한 여당에 납부한 돈은 야당에 낸 돈보다 강제성이 강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받은 불법대선 자금이 노무현 후보측의 두배가 되더라도 한나라당이 두배나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양과 함께 질을 따져 합산해야 한다.
2. 李會昌 후보는 불법대선 자금 모집에도 불구하고 낙선되었다. 盧武鉉 후보는 당선되었다. 불법대선 자금의 약영향은 선거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에 의하여 결정된다. 불법대선 자금을 쓴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불법 자금의 영향이 분명히 그 당선속에 있었을 것이다. 당선에 미친 영향력이 10%인지, 20%인지는 몰라도 노무현 후보의 불법자금은 당선이란 결과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반면, 李會昌 후보측의 불법자금은 당선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런 비유가 가능할 것이다.
한 민원인이 건축공무원 A에게 뇌물을 100만원 주었다. 준공검사를 빨리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A는 위법적으로 준공검사를 빨리 내주었다. 다른 민원인은 건축공무원 B씨에게 200만원의 뇌물을 주고 같은 부탁을 했다. B씨는 상관을 설득하지 못해 200만원을 먹었으나 위법적인 준공검사를 내어주지 않았다. A, B 둘 중에 누가 더 나쁜가. A이다. 그는 뇌물을 먹고는 위법건물을 준공검사해주었으므로 건물의 붕괴 등 위험도를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B씨는 돈은 더 먹었으나 불법준공검사를 내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공익에 끼친 범죄의 정도는 A보다 적은 것이다.
한나라당의 불법대선 자금은 미수에 거친 반면 盧武鉉 후보가 받은 불법대선 자금은 旣遂(기수)이므로 더 죄질이 나쁜 것이다.
3. 盧武鉉 대통령은 정치자금을 私的 용도로 썼다. 盧대통령측은 또 가장 깨끗한 선거를 하고 있는 것처럼 국민을 속였다. 盧대통령은 자신이 모든 정치인들중 가장 깨끗한 사람인 것처럼 언동했다. 한나라당은 그런 위선은 심하게 하지 않았다. 李會昌후보가 정치자금을 私用했다는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4. 한나라당은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서 사과에 사과를 거듭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이제는 완전히 수세로 몰려 내부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의 분위기는 대체로 검찰 수사 결과를 수용하면서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거나 궁색해 하는 식이다. 盧武鉉 대통령은 그 정도의 염치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측근 비리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고백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폭로한 언론에 대해 제소하는 공세를 취하는가 하면 재신임 국민투표를 전격 제의하는 등 자신들의 불법성을 정치적 好材로 삼는 듯한 몰염치를 보여주었다. 盧武鉉측의 행태에선 개전의 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5. 李會昌 후보의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盧武鉉 대통령의 측근 및 친인척 비리와 비교하면 盧대통령측이 보다 광범하고 지저분하게 느껴진다.
6. 권력을 가진 자의 부패는 권력을 갖지 않은 자의 부패보다 더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
7. 위의 채점에 따른다면 盧武鉉대통령측의 부패가 한나라당측의 부패보다 더 나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8. 그럼에도 일반 여론이 한나라당에 가장 불리하게 돌아간다면 여론에 영향을 끼치는 검찰 수사와 방송 보도가 편파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나라당이 노무현측과 더 부패했다고 볼 수 있는 면이 있기 하다. 그것은 국가이익을 지키는 데, 또 자신들의 私益을 지키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아주 비겁한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식물이든 지렁이든 어떤 생물체도 자신의 생존을 지켜낼 의지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물질적이 부패보다 더 나쁜 정신적인 부패이다. 노무현 정권과 검찰의 수사 드라이브로 자신들이 약세에 몰렸다고 낙담한 나머지 遷都 반대도 포기하는 등 국민과 국익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가장 큰 부패는 싸워야 할 때 싸울 줄 모른다는 점이다. 自衛도 할 줄 모르는 조직이 국가보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노무현, 한나라당 누가 더 썩었나
-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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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2-16, 23: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