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秉烈 한나라당 대표가 어제 관훈 클럽 토론회에서, 지난 대선 불법자금 문제에 책임을 지고 李會昌 당시 후보가 감옥에 가는 것이 맞다는 뜻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했다고 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崔대표가 그런 말을 하려면 균형감각을 갖고 했어야 했다. 그는 盧武鉉 대통령도 불법 대선 자금에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에서 사퇴한 뒤 감옥에 가라고 말했어야 했다. 崔 대표는 盧 대통령이 그렇게 사퇴할 사람이 아니란 것을 너무나 잘 알 것이므로 '李會昌씨는 감옥에 가야 하고 盧대통령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손잡고 탄핵발의를 하겠다'고 선언했어야 했다.
똑 같은 죄질의 부정을 저질렀다고 믿는다는 사람이, 盧대통령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자신이 대표하는 조직의 전임자를 향해서만 감옥행을 촉구한 것은 비겁함 그 자체이다. 이는 개혁도 아니고 솔직함도 아니며 양심고백도 아니다. 인륜에도 反하는 자해적인 모습이다.
崔秉烈 대표와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와 국민과 국익과 헌법을 위해서 盧武鉉 세력과 싸울 힘이 있음에도 싸우지 않는다는 데 있다. 부패 문제는 한나라당만의 특별한 문제가 아니다. 정치 부패는 한나라당보다 지난 6년간 집권했던 盧武鉉-金大中세력이 더하다. 한나라당의 가장 큰 부패는 이념의 부패, 용기의 부패, 애국심의 결여에 있다. 그는 개혁, 개혁 하면서,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매일 악몽을 가져다 주고 있는 친북반역 세력을 어떻게 척결할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대안을 내지 않고 있다. 왜 KBS 시청료 분리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지, 왜 遷都에 찬성했는지에 대해서 한나라당 지지층에게 보고 한 마디 없다.
그가 주장하는 개혁의 논리는 盧武鉉 세력이 하라고 하는 개혁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그가 말하는 한나라당 개혁은 반공투사를 물리고 이념 없는 젊은 층이나 좌파 성형의 인사들을 영입하겠다는 것 정도로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국민들은 애국 투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는 대중 가수를 내놓으려고 한다.
그는 어제 스스로 한나라당이 盧武鉉측보다도 더 부패한 집단이라고 국민들에게 고백한 셈이 되었다. 이는 한나라당을 개혁하려는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라 한나라당을 해체하려고 하는 의도의 표현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崔秉烈 대표는 盧대통령을 상대로 싸울 용기는 나지 않으니 이미 동네북이 되어버린 李會昌씨를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투지를 과시하려는 것인가. 金大中-盧武鉉 세력이 한국 사회를 좌회전시키고 있는 데 대하여 제동을 걸 만한 이념과 용기가 없으니, 그리하여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전략이 만들어지지 않으니, 한나라당을 해체하는 自害로써 동정을 얻겠다는 것인가.
崔秉烈 대표에 대한 보수층의 불신은 서울지역구 출신인 그가 앞장서서 서울로부터 수도기능을 떼어내는 遷都 관련 법안을 한나라당이 찬성하도록 유도한 데서 출발한 것이다. 國基를 뒤집으려는 遷都 음모를 저지할 용기가 없으니 갑자기 迎合으로 선회한 것이 아닌가. 싸울 용기가 없는 사람은 침묵이라도 하면 되는데 무릎을 꿇어버린 것이다. 장수의 이런 행태를 보고 충성할 사병은 없다.
崔秉烈 대표의 어제 모습은 공부 없고, 이념 없고, 용기 없고, 희생 없고, 전략 없는 기생적 보수의 전형적인 얼굴이었다. 崔秉烈 대표의 한 긍정적 역할은 기생적 보수의 적나라한 모습을 스스로 폭로하고 자폭함으로써 폐허 위에서 전투적인 자유세력이 자라나도록 하는 것이다. 좌파의 논리에 투항해버린 崔秉烈 대표에게서는 이제 이념과 용기를 갖춘 지도자를 찾아내 그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물러나라는 충고도 의미가 없게 되었다.
崔秉烈 대표의 치명적 실수는 盧武鉉 세력이 설정한 룰과 아젠다에 의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룰과 아젠다에는 盧武鉉측에 불리한 안보, 외교, 경제문제는 들어 있지 않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은, 왜 崔秉烈 대표는 盧武鉉 대통령의 치명적인 약점인 청년 실업, 내수 붕괴, 일자리 까먹기 등 경제문제를 총선의 가장 큰 주제로 제기하지 않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그 이유는 서울법대 출신인 그가 부산상고 출신의 의제 설정에 끌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崔秉烈 대표는 자신의 게임을 해야 한다. 자신이 개척한 무대를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악랄한 세력과 비겁한 세력에 협공당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대통령도 야당대표도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써 스스로를 지켜야 할 상황이 되었다. 생존을 위해서 싸우지 않는 인간과 조직은 생존할 자격이 없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가장 큰 국민적 도덕성은 체제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다. 투지 없는 야당 대표로 해서 국회의 절대 과반수 정당이 무장해제되더니 드디어 자멸의 길에 들어섰다. 지금 김정일은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잠 못 이루게 한 崔秉烈의 발언
-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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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2-18, 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