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들이 판을 치는 북한 사회. 그 곳에서는 악마 같은 보위부 요원이나 계호원(戒護員)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하기는 썩어빠진 김정일을 ‘장군님’이라고 부르는 곳이니 악마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나는 1999년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그 해 가을 중국공안에 체포 北送(북송)됐다. 그 당시 북송되는 우리 일행 중에는 임신 6개월인 여자가 있었다. 이름은 김미화, 나이는 27세. 그는 중국 길림성 용정시 조양촌에 시집(팔려간 것)가서 5년을 살다가 누군가의 고자질로 공안에 체포 북송되었다고 했다.
그는 뱃속의 아기에 대해서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북송되어 두만강 다리를 건너갈 때 그는 불안에 떨며 자기는 죽어도 뱃속의 아기만은 살리고 싶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함경북도 회령시 보위부에 끌려들어갔을 때 보위부 구류장의 복도에서 계호원(戒護員:간수)이 미화의 불룩한 배를 내려다보며 던진 첫 말은 “야, 그것도 중국 종자야?”라는 물음이었다.
미화는 가는 목소리로 그렇다고 대답하며 머리를 수그렸다. 그는 머리를 푹 숙이고 울먹이며 애원했다.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그리고 뱃속의 아기만은 제발 살려달라고. 그러나 다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무지막지한 욕설과 함께 발길질이었다. “쌍간나새끼, 중국 종자를 받아오고도 뭐 죄가 없다고?” 보위부 계호원은 무섭게 소리치며 미화의 배를 사정없이 걷어차기 시작했다. 정말 사정이 없었다.
계호원의 주먹은 미화의 얼굴을 때리고 구둣발은 연속 미화의 배를 걷어찼다. 마치 태권도 훈련이라도 하듯. 미친 승냥이처럼 달려들어 발길질을 하는 보위부 계호원 앞에서 미화는 배를 끌어안고 쓰러졌다. 미화는 쓰러져 계호원의 바지자락을 잡고 울먹이며 제발 용서해달라는 말을 몇 번하고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하혈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호원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는 의기양양해서 잡혀온 다른 여자들에게 소리쳤다. “야, 이년을 감방으로 옮겨라. 그리고 너희들은 여기(구류장의 복도)를 깨끗이 청소해” 그는 마치도 큰일이라도 치른 듯 두 손을 털며 복도를 나갔다.
그날 밤, 밤새 출혈하며 미화는 고통 속에 몸부림쳤다. 감방에서 우리 여자들은 자기 옷을 벗어 미화에게 씌워주고 감방의 더러운 담요를 찢어 미화의 몸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주었다. 출혈이 심하고 통증이 너무 심해 몸부림치는 미화를 보다 못해 감방에 있던 한 할머니(이 노인도 북송된 탈북자였다)가 보위부 계호원에게 말했다. “선생님, 미화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계호원은 수긍 대신 눈을 부라렸다. “뭐? 방금 말한 게 누구야? 이리 나와” 할머니는 일어나 계호원 앞으로 갔다. 쇠창살 앞으로 걸어온 할머니를 가만히 서서 지켜보던 그는 갑자기 할머니의 한 손을 잡아 쇠창살에 꺾어 붙이고 얼굴을 마구 구타했다. 할머니는 손자뻘이 되는 새파란 계호원에게 죽도록 맞고서야 풀려났다.
그 날 우리 여자들은 감방에서 공포에 떨며 소리도 못 내고 눈물을 흘렸다. 울음소리를 내면 또 때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미화는 결국 감방 안에서 유산했다. 그 후 그는 보위부에서 보안서로, 보안서에서 다시 노동단련대로 넘겨졌다. 1년 후 나는 미화가 노동단련대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북한에서 제일 못되게(잔인하게) 구는 자들이 보위부와 보안서의 계호원들이다. 그들은 구류장에 끌려온 사람을 짐승취급하며 온갖 악랄한 짓을 일삼고 있다. 아마 북한체제가 망하면 제일 먼저 주민들에게 맞아죽을 존재가 바로 그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렇게도 잔인한 악마가 되었는가. 그들은 김정일 독재정권의 잔인한 반인민적 통치가 만들어놓은 정신적 불구자들이다. 인간에 대한 멸시와 증오의 교육을 받으며 살인마로 변한 것이 바로 그들이다.
김정일은 인민들을 세뇌시키기 위해 ‘정신적 불구자’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것은 김정일 독재정권이 사회정치적 생명을 잃었거나 사회정치적 생명에 대한 ‘옳은 입장(충성심)’이 없는 사람들을 비판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진짜 정신적 불구자는 바로 그들이다. 이유는 그들은 인간의 생명과 자주권을 귀중히 여기는 것이 사회와 인간의 보편적 속성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악마들이기 때문이다.
악마들이 판을 치는 북한 사회. 그 곳에서는 악마 같은 보위부 요원들이나 계호원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하기는 썩어빠진 김정일을 ‘장군님’이라고 부르는 곳이니 악마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탈북자 이영희
악마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사회
- 이영희(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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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06, 17: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