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의 [비겁한 진리패] 비판



黃長燁 선생은 요즘 자주 강연을 한다. 그가 한국 지식인 사회의 兩非論 풍토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한국 지식인들은 분석과 비판을 주로 한다. 남북한을 보는 데서도 그러하다. 그들은 남북한을 똑 같이 비판한다. 스탈린 독재보다도 더한 金正日 독재의 약점과 자유로운 남한사회의 약점을 놓고서 다 같이 비판하여야 지식인 자격이 있다는 듯한 태도이다. 남한 지식인들은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는 것 같다. 절대적 진리에 미치지 못하면 북한도, 남한도 비판한다. 비판만 하고 행동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들을 진리패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들이 총구 앞에서도 그런 진리타령만 할 수 있을까.'

한국의 지식인들은 북한정권만 비판하면 안되고 남한도 비판해야 양심적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이들은, 아우슈비츠 같은 인간말살의 현장인 강제수용소와 남한의 외국인 규제를 똑 같은 선상에 놓고 비판하는 것과 같은 억지를 되풀이한다. 필자가 몇년 전에 朴正熙 대통령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면서 金泳三 대통령의 역사관을 비판하자 모 교수는 '朴정권의 옹호는 스탈린 옹호와 같다. 똑 같은 독재 옹호이다'는 논리로 필자를 비판했다.

이는, 권위주의 정권과 전체주의 정권을 동렬로 놓은 論法이었다. 남북한에 대한 양비론은,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를 기준하여 절대선에 미치지 않는 모든 세상사를 비판하고 그것을 가지고 자신이 행동하지 못하는 비겁함을 은폐하려는 자세의 반영이다.

남북한 무장-이념대치상황의 본질은 '민족사의 정통성과 삶의 양식과 善惡을 놓고 다투는 타협이 불가능한 총체적 권력투쟁'인 것이다
. 善惡 구분 다음에는 행동이 따라야 한다. 善을 응원하고 惡을 약화시켜야 하는 의무를 인간은 지게 된다. 300만의 동족을 굶겨죽인 金正日에 대하여 선과 악의 구분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자질과, 국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황장엽 선생의 비판은 이런 의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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