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강타한 역북풍(逆北風)

'보수의 嫡子'마저 “北에 쌀 주자”
김남균 기자 (hile3@hanmail.net)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대북 쌀 지원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李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에서 “나는 이미 경제협력이나 경제지원 형태가 아닌 수재 구호를 위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 즉 쌀 지원은 우리가 해야 한다고 이미 말한 바 있다”며, 이 문제를 ‘천안함’과 결부시키면 안된다고 피력했다.

그는 “일부에서 이번 쌀 지원이 천안함 사건의 출구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처럼 보는 시각이 있다”며 “그러나 이것은 우리 스스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는 의미를 퇴색시키고 돈 주고 해결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적 지원은 지원이고 또 잘못에 대한 책임 추궁은 추궁”이라며 “양자를 서로 결부시키는 것은 인도적 지원도 안 되고 책임 추궁도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우리가 원칙을 원칙대로 확고하게 지키는 태도가 남북관계를 확실하게 개선시키는 첫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피해 주민들에 대한 전달의 투명성, 즉 확실하게 전달되는 것을 확인”이란 원론적인 전제조건은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조건 외에 “다른 조건은 달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대북강경론자 이미지로 보수진영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김문수 경기지사에 이어, 이처럼 ‘보수의 적자’를 자임하던 李대표까지 대북 쌀 지원을 역설하는 등 정치권에 때 아닌 역북풍(?)이 불고 있다. 逆北風은 ‘대북지원’에 이어 ‘대북특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대북특사’ 후보는 박근혜 前한나라당 대표.

이런 가운데 정세현 前통일부 장관이 “박근혜보다는 이재오가 대북특사로 적격”이라고 말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7일 CBS <이종훈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결심에 따라 얼마든지 남북 경색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특사를 보낼 수 있다”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특사설도 있고, 민노당 측에선 강기갑 전 대표를 대북 쌀 특사로 보낸다고 하는데 대북특사는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 하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측과 합의해 온 것을 이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이재오 특임 장관이 현재로선 가장 적격자”라며 “이 시기에 이 장관이 쌀을 일종의 카드로 북에 가서 남북관계에 숨통을 트이고 오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특히 “북한이 사고칠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해선 한 번 움직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란 말을 덧붙였다.

한편 대북 쌀 지원을 ‘敵에 대한 군량미 제공’으로 보고 이를 적극 반대해 온 보수진영은,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아직 단체 차원의 공식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