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2만 미터의 구름층을 헤치고 내리다

점보기는 구름층을 뚫고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켜켜이 쌓인 積亂雲層 속을 헤쳐가면서 下降하니 400t이나 되는 機體가 덜컹 덜컹 하였다.
오늘 오후 3시30분 일본의 하네다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던 JAL(일본항공) 점보기가 손님들을 태운 채 30분 가량 대기하였다. 객실 승무원은 "출발 준비를 다 마쳤으나 도착지 김포공항의 氣象(기상) 사정으로 추가 給油(급유)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방송했다. 착륙을 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여 代替(대체)공항으로 갈 기름을 더 싣는다는 뜻이었다.

4시에 이륙한 점보기가 일본 열도를 벗어나 東海에 들어서자 아래로 구름이 나타났다. 강원도 강릉 근처로 진입했을 때는 구름 사이로 강이 내려다 보였다. 동해안은 비가 내리지 않았다. 착륙 30분 전부터 비행기는 下降(하강)하기 시작하였다. 승무원은 "지금부터 기체가 심하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니 화장실 사용을 삼가주십시오"라고 거듭 방송하였다. "기체가 흔들려도 안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란 말도 덧붙였다.

점보기는 구름층을 뚫고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켜켜이 쌓인 積亂雲層(적란운층) 속을 헤쳐가면서 下降하니 400t이나 되는 機體가 덜컹 덜컹 하였다. 땅은 보이지 않았다. 구름층 두께가 2만 미터는 될 것 같았다. 짙은 구름 속을 20분쯤 비행하더니 착륙바퀴를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착륙 3분 전인데도 땅은 보이지 않았다. 착륙 1분 전 비로소 김포 비행장 주변의 땅이 눈에 들어왔다. 흙탕물이 흘러가는 게 보였다. 그제야 暴雨(폭우)가 쏟아진 直後(직후)임을 짐작하였다.

비행기는 사뿐히 내렸다. 공항 밖으로 나와서 택시를 탔다. 운전기사가 "조금 전까지 택시 정류장도 물에 잠겨 피했다가 돌아왔다"고 했다. 나는 맑은 도쿄 하늘을 떠나 두 시간만에 구름과 暴雨 속을 뚫고 서울에 도착한 것이다. 새삼 과학 기술의 驚異(경이)를 實感(실감)한 하루였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