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민족사적 범죄행위

대통령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범죄는 헌법위반이다. 민의와 법치의 최종 수호자인 국회의 가장 큰 범죄는 이런 권력형 범죄에 대해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제재를 가하지 않는 일이다. 국회의 태생적 의무는 권력자를 견제하는 일이다. 이는 세계사의 법칙이다.

한국 헌정사상 국회와 대통령을 비교하면 그래도 국회가 대통령보다 항상 더 민주적이었다. 지금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미온적으로 나오는 것도 정당 생리상 이해가 간다. 한나라당은 권력을 만들어낸 정당이 아니라 권력에 의해 제조된 정당이다.

민주당은 국회를 근거지로 삼아 선명투쟁과 거리투쟁을 통해서 권력을 만들어낸 역사가 있다. 한나라당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기회주의적 태도는 불임정당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권력을 쟁취해본 경험이 없으니 대통령의 불법 불복행위에 대해서도 분노나 투지가 솟구치지 않고 결단의 순간에 주저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기생정당적, 기회주의적 태도는 총선 민심에 결정적 작용을 할 것이다. 자유민주 체제를 지켜내느냐 빼앗기느냐의 투쟁국면에서 싸우려 하지 않는 야당은 존재 가치가 없다. 오늘날 한국 정치인의 가장 큰 도덕성은 권력남용에 대해 싸우는 것이다. 용기와 투지가 정치인에 대한 가장 큰 판단기준일 수밖에 없다. 정책과 경륜은 그 다음이다.

역사는 지금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피를 흘리지 않고도 국가와 체제와 자유를 지켜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불철저함과 비겁함으로 인해 이 기회를 날려보내고 수많은 국민들을 고통속으로 밀어넣는 자들은 머지 않아 기회주의자, 또는 매국노로 규탄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이른바 소장파들이 보여주고 있는 비겁함은 이들이 나이에 맞지 않게 기회주의적 정신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껏 짜낸 뉴한나라당을 위한 아이디어라는 것이 對北 현금 지원인데, 여기서 北은 누구인가. 북한주민에게 현금을 직접 줄 수 있다면 나부터도 송금에 찬성할 것이다. 對北 현금 지원은 전부 金正日의 비자금 계좌로 들어가 군사력 증강, 對南 공작에 주로 쓰인다는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이 아닌가.

김정일에게 비자금을 보태주자는 이야기와 같은 주장을 참신한 것인양 내어놓는 수준으로는 이 한나라당의 소장파가, 단련된 열린당 소장파의 밥이 될 것이 뻔하다. 이런 소장파에게 끌려가는 한나라당의 중진이란 사람들이 더욱 한심하다. 한나라당은 이 순간 민족사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역사가 과반수 정당에게 부여한 자유체제 유지의 책임과 대통령 합법 퇴출의 기회를, 영혼의 비겁함과 부패함 때문에 차버리는 행위를 국민들이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있다면, 그들은 한국인의 생리와 저력을 과소평가한 보복을 반드시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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