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저번(천안함)처럼 되겠지”

연평도 포격 사태와 관련해 대학생, 교수, 군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정부의 대응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올해 초 軍에서 제대한 그는 ‘복학생’이다. 군 복무를 한 후 대학에 복학하는 이들을 흔히 ‘복학생’이라고 칭한다. 경북 청도가 고향인 그는 올해 23살이고 대학에서 園藝(원예)를 전공하는 학생이다. 군 복무는 대구 50사단에서 했다. 평소 정치․사회 분야에는 관심이 없던 그가 23일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 비싼 전투기 뭐 할라꼬 띄운 건데, 띄었으면 폭탄도 떨구고 해야지. 박정희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일 터졌을 때 ‘내 군화와 철모를 당장 가져오라’고 했다 카던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
그는 나에게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 것 같으냐고 물었다. 그리곤 그가 말을 이었다.
“되도 않는 것들은 기어 나오지 말고, 나는 군인 출신이 대통령 됐으면 좋겠다.”
그는 軍의 대응사격에 대해선 만족스러웠던 듯했다.
“(적)포 떨어지는 상황에서 13분 만에 대응 사격한 거면 잘한 거다. 근데 적에게 피해를 줬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대구 50사단 후방에서 근무했는데, 전방에서 복무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는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서도 요즘 젊은 애들은 관심이 없다고 했다.
“천안함에 요즘 애들 관심 없다. 관심 있는 놈들은 전부 다 천안함이 조작이니 뭐니 헛소리하는 것들이다.”
헤이지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집에 가면 전투화랑 군복이랑 다 싸놔야지. 밀고 올라 가버리자. 너도 같이 싸우러 가자.”

둘
친구와 점심을 한 후 교양 수업에 들어갔다. 수업은 국어 화법 수업이다. 담당 교수는 수업시간에 수업만 하고 다른 소리는 하지 않는, 젊고 평범한 교수다.
지난 시간 발표를 우수하게 했던 한 학생이 교수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 내용은 ‘軍에 비상이 걸려 수업에 참여할 수 없어 양해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교수는 이 문자를 보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국가를 위해 애국하는 학생이군요. 저는 어제 TV를 보는데 화가 나 TV를 던져 버릴 뻔했습니다. 군 통수권자가 그 상황에서 청와대 지하 벙커에 들어가 회의하는 모습이 ‘나라도 안전한 곳에 숨어야지…’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아닙니까? 물론 지하 벙커에서 회의한다는 것이 국가안보와 관련해 의미가 있겠지만, 군인들은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데…”

셋
이번 사태와 관련해, 軍의 상황이 궁금해 평소 친하게 지내던 軍 간부에게 연락했다. 그는 현재 소대장 직책을 맡고 있다.
전화를 하니 그는 매우 바쁘다며 나중에 통화하자고 했다. 나는 그에게 비상상황이냐고 물었다.
“당연히 비상상황이지”
천안함 사태와 비교해 어떠냐고 물었다.
“천안함보다 더 심각하다. 천안함과는 비교도 안 된다.”
그에게 완전군장하고 싸울 준비도 하냐고 물었다.
“당연히 완전군장하고 전투 준비하고 있지. 그래봤자 이번에도 저번(천안함)처럼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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