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달라진다
李知映(조갑제닷컴 기자)
솔직히 말해서,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갑제닷컴에서 일을 시작한 후로 3년 동안 줄곧 보고 들어왔던 妄言(망언)들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사건만 터지면 대한민국의 반대편에 서서 대한민국을 못살게 구는 말만 골라서 하던 사람들이니까, 이제는 食傷(식상)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이 책에서는 편의상 사안별로 발언자를 구분해놓았지만, 전부 읽고 나면 ‘그 X이 그 X이다’는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수록된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특정한 몇 개의 사안에 대해서 같은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함 爆沈(폭침)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고, 국가보안법은 없어져야 할 惡法(악법)이며, 한총련은 합법화 되어야 하는 애국적 단체고,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하며 같은 맥락에서 한미연합사도 해체해야 한다. 정부는 6·15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해야 하고, 햇볕정책을 계승해야 하며 그렇게 해야 연평도 도발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심지어 6·25 南侵(남침)을 부정한다거나 대놓고 김정일과 김일성을 찬양한다. 굶어죽고, 강제수용소에서 인권을 유린당하는 북한주민을 위한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천안함을) 북쪽에서 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정일용)
“국가보안법 철폐 못하면 우리 민족이 죽는다”(임종인)
“한총련은 애국애족 단체이다”(김승교)
“미국을 몰아내는 것이 6·15 실천”(권오헌)
“한미연합사는 주권침해에 가깝다”(윤광웅)
“6·15, 10·4선언 이행하고 ‘비핵·개방·3000’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문국현)
“10·4선언을 이행해 서해를 죽음의 바다에서 평화의 바다로”(강기갑)
“햇볕정책을 안 해서 이런(연평도 포격)사태가 나지 않았나”(임동원)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나중에 답하겠다”(이정희)
“김일성은 혜성같이 나타나 많은 것을 성취한 지도자”(한홍구)
“북한인권법 저지 위해 모든 노력 기울일 것”(정봉주)
“김정일 제거가 우리의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허문영)
話者(화자)는 모두 다르지만 내용을 보면 한 사람이 말하는 것 같다. 이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이런 망언들을 계속할 것이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3년 전의 나처럼, 정치에 무관심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며 사는 것만으로도 매일매일이 짧은 보통 사람의 반응은 어떨까. 멀리 갈 것도 없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내 바로 옆에 있던 친오빠에게 묻기로 했다. 가져온 원고의 아무 페이지나 열고는 들이밀었다.
“아무 말이나 한 번 읽어봐. 어때?”
‘김일성 장군 조금만 오래 사시지 아쉽습니다’라는 대목이 있는 페이지를 대충 훑어보더니 한마디를 던진다.
“제 정신이 아니네.”
다시 다른 페이지를 무작위로 펼쳤다. ‘6·25가 南侵인지 北侵(북침)인지 나중에 답하겠다’는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의 발언이 보였다. 오빠는 정말 궁금하다는 목소리로 반문했다.
“이 사람 누구야? 왜 이런 말을 해?”
“그럼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모는 것이 利敵(이적) 행위’, ‘남북관계 파탄의 원인은 6·15, 10·4선언 부정 때문’, ‘김현희는 완전히 가짜다’, ‘(북한의 아리랑이) 최고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해?”
“한총련? 6·15? 10·4? 이게 다 뭐야? 김현희는 누구고? 아리랑?”
오빠는 反美(반미)나 親(친)김정일, 6·25를 부정하는 발언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말도 안 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6·15, 10·4선언, 햇볕정책, 국가보안법, 한총련 등에 대해서는 “일단 그게 뭔 줄 알아야 어떻게 생각하고 말고가 있지 않겠냐”고 했다. 모르겠다고 말하는 개념에 대해 짧게 설명해주고 그런 발언을 한 사람들이 공직자, 국회의원, 교수, 신부, 변호사, 유명 소설가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덧붙여 광우병 亂動(난동)사태를 주도한 사람들도 이 사람들이라고 알려주자 그는 경악했다.
“(한국에) 살기 싫다.”
그리고는 이내 화를 냈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한국을 망쳐놓는 동안 도대체 그 쪽 사람들(보수 우파)은 뭘 한 거야? 기가 막힌다. 이제부터 나도 책 좀 읽고 공부해야지 안 되겠어. 뭘 알아야 나쁜 X들한테 안 속지.”
이 나라의 모든 젊은이들이 左傾化(좌경화)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소수의 좌경화 된 젊은이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단지 모를 뿐이다. 그런 그들도 사실을 알게 되면 누구보다 분개한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가장 큰 원인은 물론 김일성-김정일의 북한이 존재하기 때문일 테지만 무관심했던, 혹은 無知(무지)했던 ‘우리’에게도 책임이 없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나쁜 사람들’의 발언을 모아 왜 그 말이 악질적인 妄言(망언)인지를 알려주는 이 책이, 우리를 일깨워주는 ‘작지만 큰 한 걸음’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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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록 독후감/나라는 善人이 없어서 망하는 게 아니라 惡黨(악당)을 응징하지 못할 때 망한다.
李庚勳(조갑제닷컴 인턴기자)
祖國을 저주하고 敵을 편드는, 妄言을 내뱉는 이들은 共同體(공동체)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는 者들이다. 이들은 아주 교묘하고 교활한 語法을 구사한다. 흔히 말하는 假定法(가정법), 兩非論(양비론)을 사용한다. ‘북한도 잘못했지만 남한도 잘못했습니다’,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했으면 ~했을 텐데’. 이들은 미리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놓고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자신이 내뱉은 말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어느새 자신이 한 말을 뒤집는다.
언론은 계속해서 이들의 妄言을 홍보해준다. 북한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북한학과 교수를 출연시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답할 수 있는 것까지도 물어댄다. 그 중 대표적으로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가 있다. 이들은 북한 관련 이슈가 터지면 언론에 자주 출연한다.
‘북한의 화폐개혁은 성공할 것이다’, ‘천안함은 북한 소행으로 보기 어렵다’, ‘對北심리전 방송하면 안 돼’, ‘對北쌀 지원해야’, ‘3차 남북정상회담 해야’- 梁, 金 두 교수의 대표적 발언이다. 연평도 포격 직후인 11월24일, 梁 교수는 경향신문에 기고한 정동칼럼에서 “예방안보가 중요하며 군사적 맞대응은 남북 모두 敗者(패자)가 될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金 교수도 같은 날, KBS 1TV에 출연해 “우리 정부가 중국을 설득해 북한을 압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梁 교수는 무력응징은 안 된다는 말을, 金 교수는 전문가답지 않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말을 한 것이다.
공동체의 多數(다수)는 이들의 망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망언을 접하면, 혀를 한 번 차거나 화를 한 번 내고 끝난다. 애써 더 알려고 하지도 않고, 이들 망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도 제기하지 않는다. 이들 망언에 대해 反感(반감)이 있더라도 反駁(반박)하지 않는다. 이들 망언의 强度(강도)가 점점 세져도, ‘원래 저러니까’하고 넘긴다. 이들의 망언에 학습돼 버렸다.
유시민 前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0년 5월11일 라디오에 출연해 “천안함 어뢰 피격설은 억측과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5월20일에는 TV 토론회에 출연해 “아니, (천안함을) 北이 그런 줄 몰랐느냐”고 말했다. 열흘도 안 돼 말을 바꾼 것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2010년 8월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6·25가 南侵이냐 北侵이냐’는 청취자의 질문에 “그 문제는 좀 더 치밀하게 생각해서 나중에 블로그를 통해 다시 답을 드리는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 4개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의 블로그에는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에 대한 의견 표명이 없다. 예상했던 일이다. 그가 6·25가 왜 일어났는지 몰랐을까? 그는 1987년 학력고사 여자 인문계 수석을 차지했고, 사법시험에도 합격한 인물이다. 그의 남편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심재환 변호사로, 2003년 11월 PD수첩에 출연해 “김현희는 완전히 가짜다. 북한에서 파견한 공작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부부가 대한민국의 맞은편에 서서 맹활약하고 있다. 자신들이 숭배하는 理念(이념)에 忠誠(충성)하기 위해 事實(사실)까지도 不正하는 그들이 불쌍했다. 이것이야말로 分斷(분단)의 悲劇(비극) 아닌가.
이들의 망언은 끊임없었다. 새로운 망언을 추가하는 일이 반복되자, “이러다가는 한도 끝도 없어 책을 못 만들겠구나!”하는 생각도 했다. 한반도 北半部(북반부)를 강제 점거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집단이 사라지는 날, 南半部(남반부)에서의 망언도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공동체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는 자들이 이념을 사실보다 앞세울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국가는 善人이 없어서 망하는 게 아니라 惡黨(악당)을 응징하지 못할 때 망한다. 이 책을 읽고 忿怒(분노)만 해선 안 된다. 분노를 행동으로 昇華(승화)시켜야 한다. 함부로 망언을 내뱉는 惡黨들을 응징하겠다는 多數의 행동이 필요하다.
妄言錄 독후감
- 李知映, 李庚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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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13, 10: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