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자유기업원www.cfe.org에서 전재한 것이다. 제목은 옮긴이가 바꾸었다.
'북한자유화법안' 반대운동에 관하여
'자유법안, 김정일*진보좌익세력에게 치명적'
지난 3월 2일 국가위원회 배움터에서는 국내 진보성향의 단체들이 모여 현재 미 의회에 계류중인 '북한자유법안'을 반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틀 뒤 이들은 '북한자유법안에 대한 한국시민사회의 의견'이라는 성명서를 작성 미 의회 등 미국내 관련기관에 발송했으며 9일에도 법안의 부당성을 성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자유법안 반대운동을 펼쳐 갈 것을 결의했다.
참여연대, 평화네트워크, 민변 통일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통일연대학술위원회 등 5개 단체가 2일 공동개최한 '북한자유법안의 문제점과 시민사회의 대응'이라는 토론회에서는 특히 유정애 씨(미국 코넬대 개발사회학과 박사과정)의 발제가 눈에 띄었다. 그의 발표는 북한자유법안의 내용과 입안배경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와 조사가 바탕이 된 것으로써 자유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의 시각과 절박한 분위기를 일견 읽을 수 있었다.
유 씨의 발제의 요지는 북한자유법안이 북한의 민주화가 아니라 북한체제의 전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내외 관련단체의 북한인권보호활동 배후에는 미국정부가 있다는 것이었다. 유 씨는 특히 33페이지의 영문보고서에서 'CIA와 같은 속성을 갖고 있는 미국의 NED(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가 북한자유법안의 입안을 주도하고 있는 단체와 인사들을 지원하고 후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마치 불법적인 '낙천*낙선운동명단'의 리스트를 작성하듯 북한인권 관련단체와 관련인사들을 일일이 나열하고 소개했다.
이를테면, NED가 국내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대표 윤현)에 국제컨퍼런스를 지원하는 명목으로 1999년 62,000달러, 2000년 78,000달러, 2001년 93,000달러, 2002년 151,865달러를 전달했으며 지난 수년간 이 단체가 주최한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지원해온 이들은 북한체제의 변화(regime change)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 내 매파들과 조선일보와 한나라당 의원 등 국내 보수세력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북한문제를 해결하는데 방해가 된다거나 한반도의 평화를 해치는 '수구세력의 논리'라는 소위 '진보진영'의 입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북한자유법안에 대한 최근 몇몇 단체들의 움직임에서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이 발견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이들 단체들이 절박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는 점이다. '큰일났다. 어떻게든 북한자유법안의 통과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토론회에 모인 단체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였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정부가 대북관계개선을 이유로 작년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불참했던 것이나 금년에는 표결에서 기권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한 층 더 뒤틀린 반응이다. 이들 단체들이 북한자유법안을 반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유법안이 북한체제의 붕괴를 유도하고있다는 것 때문인데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은 '어떻게든 김정일 체제를 유지시켜야 한다'는 것이 된다.
탈북자지원단체인 Exodus 21의 신동철 대표(Douglas Shin)는 '북한자유법안은 김정일과 진보좌익세력에게는 치명적이 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주장의 배경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북한자유화법안의 주요내용
그렇다면 북한자유법안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일까. 현재 미국 상원과 하원에 동시에 상정돼 있는 '북한자유법(North Korean Freedom Act of 2003)'은 지난 해 11월 20일과 21일, 상원의 샘 브라운백(Brownback)의원과 이반 바이(Bayh)의원, 하원의 에드 로이스(Royce)의원, 크리스토퍼 스미스(Smith)의원, 그리고 에니 팰레마배가(Faleomavaega)의원에 의해 각각 발의됐다.
상원에 계류중인 북한자유법안은 목적과 정의조항 5개 조문 등 총 24개 조문으로 되어 있다. 하루 뒤에 발의된 하원법안에는 2개 조문이 추가됐지만 그 외 내용은 상원법안과 동일하다.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동 법안의 취지는 '북한의 인권과 민주주의 및 개발을 촉진하고 한반도의 안전과 더욱 평화로운 세계환경 등을 조성하려는 것(To promote human rights , democracy, and development in North Korea, to promote overall security on the Korean Peninsula and establish a more peaceful world environment, and for other purposes)'이다. 법안의 목적은 첫째,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및 관련기술과 재료의 개발, 판매, 이전의 중지이며, 둘째는 민주주의 체제로의 한반도 통일지원, 셋째는 유엔헌장에 부합한 북한의 인권보호이다.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법안은 북한주민의 인권보호 부문 4개 조문, 탈북난민보호조치 관련부문 12개 조문, 북한의 민주화촉진부문 5개조문, 대북협상관련 부문 3개조문 등 총 4개 분야에서 24개 구체적 방안(하원법안은 26개 조항)을 제시하고 있다.
법안은 이를 위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총 5억6천2백만 달러(약 6천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는데 각 분야에 대한 예산할당내역은 다음과 같다.
북한인권 촉진과 인도적지원 및 북한인권에 관한 청문회 개최를 위해 4억달러
탈북난민지원과 난민촌건설 지원 1억달러
북한내 라디오보급 4천4백만 달러
미국, 한국, 일본내 북한인권관련 NGO지원 8백만 달러
북한내 민주화실현 4백만 달러 등이다.
법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장. 북한주민의 인권보호
<보고서 작성> 국무부는 CIA의 협조아래 북한의 강제수용소와 탈북난민에 관한 비밀보고서를 해당 상하원 위원회에 제출한다
<유엔> 북한의 강제수용소 및 재중 탈북자 상황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유엔에 촉구한다
<종교박해>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북한의 종교박해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하고 연간보고서에 포함시킨다
<인도적지원> 미 국제발전소(USAID)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식량제공을 위한 자금, 자금출처, 제공기관 등에 대한 보고서를 해당 위원회에 제출해야 하고 국제 관련기관을 지원할 수 있다.
2장. 탈북난민보호조치
<난민지위인정> 탈북자에 대해 국제협약에 따른 난민지위인정부여를 촉구하고 미국에 입국하였거나 입국하려는 자에게 피난처와 보조를 제공한다.
<북한아동입양> 미국인의 북한고아 입양을 장려한다
<임시입국허가> 국토안보부장관이 탈북자의 임시입국을 허가할 수 있다.
<대량살상무기정보센터> 국토안보부내 설립하고 관련정보의 입수, 상담원 교육 등을 실시한다
탈북난민의 실상조사를 위한 접근 등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의 역할수행을 촉구한다
<인권기구를 위한 기금> 탈북자지원단체에 매년 총 2000만달러, 북한고아지원단체에 매년 50만달러, 탈북자재정착 지원단체에 매년 500만달러, 북한인권추진단체에 매년 200만달러 지원한다
3장. 북한민주화를 위한 조치
<대북라디오방송>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와 자유아시아라디오(Radio Free Asia)방송을 1일 24시간으로 늘린다
<라디오공급> 북한내 라디오배포 계획을 작성하고 배급한다
<재정지원을 위한 입장> 미국의 재정지원을 받기위한 조건으로 아시아국가들에게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할 것을 권장한다
4장. 대북협상
<입장> 대북협상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이전과 개발중지와 인권문제를 포함시킨다
<경제제재, 재정지원에 대한 입장> 대북경제지원은 북한정부가 아니라 주민이 대상이 되야 한다. 지원에 대한 북한내 전달과 분배에 대한 확인, 이산가족 재결합의 진전, 납북자 정보공개, 수용소 개선 등의 개혁조치가 지원에 선행돼야 한다
자유법안의 상정배경과 전망
자유법안의 대부분 내용은 사실 이미 수년 전부터 탈북난민지원단체 및 북한인권단체들에 의해 제기돼 온 것이며 실제적으로도 실행되어 온 것으로써 전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일례로 1999년 국내에서 출범한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CNKR, 본부장 김상철)는 탈북자를 국제법적 난민으로 인정하라는 청원운동을 벌여 1천1백80만명의 서명을 받아 2001년 유엔에 전달했으며 2002년 이후에는 약 200명의 재중 탈북자를 한국으로 입국 시켰다.
하지만 북한자유법안이 미 의회에서 상정될 수 있었던 직접적 계기는 작년 7월 미국 워싱턴에서 북한자유연합(North Korea Freedom Coalition)이 결성된 것이었다. 27개의 종교, 인권단체의 연합체로 이루어진 이 단체는 첫번째 목표를 북한자유법안의 입법화에 두었다.
이 단체의 중심인물로는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Horowitz), 디펜스포럼의 수잔 숄티(Scholte), CWA(Concerned Women for America)의 샌디 리오스(Rios), 이지스재단의 남재중 박사 등이 있는데 주목할 만한 사실은 복음주의적 기독교인들이 이 운동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미국에는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후원으로 복음주의적 기독교인들의 영향력이 대내외 정책결정에 있어 크게 강화되고 있다. 기독교인들이 북한민주화운동에 앞장서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미국의 중심(main stream)이슈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과 실현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지스재단의 남재중 대표는 '북한자유법안'이 태어난 구체적 배경에 대해 '법안이 의회에 계류중인 상태에서 법안의 초안자를 밝히는 것은 미의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국제인권단체들의 주장을 미의회에서 수용한 것으로만 설명해 달라'고 밝히면서도 기독교인들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 의미를 강조했다.
물론 북한의 민주화나 북한체제의 변화(regime change)가 미국의 대외정책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리차드 루가(Lugar) 상원외교위원장 등 소위 신보수주의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보'인사들이 주장하듯 미국보수세력이 북한인권문제를 확대생산하고 있으며 국제 인권단체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북한인권문제의 당사자로 볼 수 있는 한국정부가 아닌 미국의 NED가 국내 인권단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한국국민으로서 부끄러워할 일이지 미국의 의도를 의심할 사안은 아니다.
북한자유화법안이 의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미 의회에서는 근래 쿠바자유민주연대법(1996), 이라크 해방법(1998), 이란민주주의법(2003) 등 유사한 법안이 통과된 선례가 있으며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국제 기독교세력의 지원, 북한 대량살상무기 문제 등이 맞물려 있어 다중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법안은 금년 미 의회 회기 중인 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유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그 성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사실과 일단 작전이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 그리고 11월 대선을 앞두고 부시 대통령이 무리수를 두기 어렵다는 관측 등이 법안이 이번 회기에서는 통과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낳게 하고 있다. 북한자유법안을 일부 수정하거나 나누어서 다른 법안과 합쳐 통과하는 방안도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자유법안이 제정된다면 북한인권문제와 민주화문제, 그리고 북한체제의 존속 및 전반적인 한반도의 장래문제에 일대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최근 자유법안과 관련한 몇몇 '진보'단체의 일련의 움직임은 법안의 중요성에 대한 정확한 판단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자유법안의 취지에 동조하는 이들도 일단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김범수 (미래한국신문 기자 /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CNKR) 국제부부장)
美북한민주화법안 반대하는 시민단체들
-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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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3-19, 22: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