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증권회사에 다니는 대학친구와 통화를 했다. 주가가 2000 밑으로 떨어지고 있을 무렵이었다.
친구는 볼멘 목소리로 "지금 정신없이 (주가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내년도 주가전망을 묻는 내게 자신 있게 "최하 2200이다. 2700까지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고 했던 그로서는 지난 주말 2026을 기록했던 주가가 2000 아래로 떨어지니 당혹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그는 "왜 하필 지금 포사격 훈련을 하는거냐?"고 물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멍해졌다. 그 친구는 정치나 이념문제에 크게 관심을 갖는 친구는 아니었지만, 분명 나와 '코드'가 잘 맞는 '보수'였다. 그런 친구가 그런 소리를 하다니...
나는 그에게 말했다.
"그거 매년 10번씩 하던 사격훈련이야. 금년에는 2번밖에 못했고..."
"글쎄, 그걸 꼭 지금 해야 하느냐고? 모처럼 주가 오르나 했는데, 주가 떨어지잖아. 이러다 전쟁 나면 어떻하냐?"
"주가 좀 떨어지면 어떠냐? 1000까지도 떨어져 봤고, 900까지도 떨어져봤는데... 그리고 전쟁 절대 안 난다. 오히려 여기서 밀리면 더 큰 일이 벌어진다. 지금은 받아쳐야 할 때야."
이런 일로 언쟁할 사이가 아니기에 얘기는 그 정도에서 끝났다. 하지만 씁쓸했다. 애국우파가 싸워야 할 대상은 좌파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자들이 진짜 안보위기 상황에서는 오히려 누구보다 비겁해질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보수'를 자처하고, 한나라당에 투표하고,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판하던 사람들조차 눈앞으로 다가온 안보위기 앞에서,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는 민주당이나 좌파들의 '평화공세'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애국우파가 싸워야 할 가장 큰 적은 김정일집단도, 민주당 등 종북좌파세력도 아닌, 우리 내부에 뿌리 내린 비겁과 두려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싸움은 총포로 맞서는 군대들끼리의 싸움이나, 거리에서의 멱살잡이나 주먹다짐, 혹은 인터넷에서 좌파들과 벌이는 논전(論戰)보다 훨씬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좌파만이 아니다
- 강철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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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20, 1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