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과 진실을 불태우는 촛불행렬


《대통령=대권=바뀔 수 없다》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등식의 고정관념은 탄핵餘波事態(여파사태)의 震源(진원)이고, 엄청 단순화되어 탄핵반대민심에 불을 질렀다. 촛불행렬은 진실과 위선을 불에 태우며 우리의 나아갈 길, 왕도(미래)를 끄스른다. 나라를 그을린다.

인류는 군주답지 않은 군주를 내치며 왕도를 이어왔다. 왕도는 사람들이 나라를 꾸며 모여 사는 데 이롭게 여기는(天下之利) 바른 길이다. 서양에서는 사람이 모여 사는 걸 신의 섭리로 규정한다. 모여 사는 곳에 우두머리와 주인이 있어왔다. 부자가 100리 내에 굶는 사람이 없게 하는 건 자기 땅 마지기를 지키기 위한 욕망의 평범이다. 나라와 주위에 굶는 사람, 원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왕일 수 없고, 부자일 수 없는 이치가 바로 그들의 (王•富)도이다. 도에 엄격한 자들만이 우두머리•주인 되어 주위를 평안케 하고 이롭게 하여 세습하고 전할 수 있다. 남을 믿을 수 있게 하여 부리고 거느릴 수 있게 하는 도덕은 동서양을 막론한 도의 핵심이고, 최소치는 부끄러움 타는, 즉 염치행위이다.

이성의 鎭重(진중)과 통합만이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한다. 현대 법치국가에서 탄핵의 역사를 갖는 나라는 드물다. 많은 혼동을 줄이기 위하여 나라 구성원들의 슬기와 정치가들의 양식은 대부분 탄핵사태를 예방하거나 당사자가 탄핵되기 전 미리 사임함으로써 방지 해온 것으로 전해지는 상식이다. 60~70%의 대한민국국민은 선 대국민사과 후 탄핵 안 철회의 방법을 제시했지만 어떻게 하고, 어떻게 됐는가? TV선동자극에 들떠 있는 말초신경을 다스리고 진실부터 파악하고 두루 살필 일이다.

세 번의 미국대통령 탄핵역사는 법규정보다 통치권에 대한 포괄적 판단이어야 할 것임을 일깨워준다: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이 대법원 판사 William Douglas를 탄핵하면서 한 발언: 「여하간에 미 하원의 다수가 합당하게 간주하는 사항이 탄핵 사유이다.(An impeachable offense is whatever a majority of the House of Representatives considers it to be.」 미국의 탄핵최종결정기구는 법원이 아닌 민의대의기구인 상원이라는 점은 보다 민주적이다. 대한민국 국회 또한 국민대의기구임에 틀림없다.

헌정은 중단되지 않고 의연히 진행되고 있다.《앞으로 통치할 수 있는가?》 에 문제의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만 선동의 분열과 혼동은 엉뚱한 데로 빗나가게 해버렸다. 헌재 소환마저도 유•불리, 여론향방을 따지는 태도는 노대통령의 여전한 대한민국 법 경시를 나타내는 것으로, 법을 무시하며 법의 판결을 기다리는 후안무치는 난동 속이라도 덮여갈 수 없다. 그는 국회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늘 헌법에 정해진 대통령고유권한 -일반적으로 통치권- 에 때마다 사족을 달아 주장해왔다.

• 정치적 권력행사의 통칭인 통치는:「정치적 권력이라는 것은 누구나가 자연상태에서 갖고 있었던 권력을 스스로 설정해 놓은 통치자들의 수중에 넘겨준 권력이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사회 성원의 복지와 재산의 보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명시적, 묵시적인 신탁 위에 위임된 권력이다. –John Locke」
• 대권이라고도 부르는 바 법 이외의 통치를 일컬음이다. 민중은 대권에게 규칙에 따르지 않고서도 공공의 복지를 도모해줄 것을 강력히 바란다.「영국의 역사를 잘 검토해 보면 대권이라는 것은 가장 현명하고 선량한 군주들의 수중에 장악되어 있을 때 강대했었다는 사실을 찾아볼 수 있다. -John Locke-」
• 민중은 대권의 無謬(무류)를 기대한다기보다 하나의 등식으로 치부한다.「실수를 하는 사람은 그의 지식이 딸릴 때이므로 이 실수와 관련해서는 그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전문가나 현자가 그렇듯 그 어떤 통치자도, 그가 통치자인 때는 실수하지 않습니다. -풀라톤 국가(대화편)-」

간추리면《국민전체를 위한 권력행사인가, 즉 공화(reppublic)적인가》에 의하여 판가름 난다. 대권•통치권자에게 남다른 권위와 도덕성, 치밀한 기능과 능력이 요구된다. 권위는 남을 움직일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그 어떤 힘(charisma): ① 타고난, ② 물려받은, ③ 법으로 위임 받은 (M. Weber) 등으로 분류되지만 어떤 경우에도 개인의 인격과 이를 뒷받침 할 일반이 바라는 엄정한 자율도덕, 탁월한 영도력 등에 대한 기대는 묵시적이다.

현대 민주정치체제의 3권 분립 상 견제와 균형을 통한 국가이익극대화-•국가평안구현을 위한 상호협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협치형태는 설득의 -물론 대통령만 아닌- 영도력이 필수요건이다. 노대통령은 법이 정한, 정치관례상의 協治를 거부하고, 국회를 구성하는 정당은 당리당략에만 몰두해왔다. 탄핵은 여러 가지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지만 직접적으로는 노대통령과 국회의 반목과 질시, 정쟁의 결과이다. 3월 10일자 노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일촉즉발의 도화선에 불을 그었다.

이제 일어난 일, 중요한 건 앞길이다. 헌재의 기각 또는 부결이 난 후 노대통령은 앞으로 4년간 대한민국을 통치할 만한 권위와 영도력을 갖추었는가? 중요한 관점을 혼동의 시각 속에 흩어버릴 수 없다. 그는 과연: 《①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② 국가를 보위하며, ③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④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며, ⑤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선서한 대로 수행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

정치가에 대한 치적과 업적 판단이 아닌 단순한 애정표현은 독재국가의 앞날을 점치게 한다. 그런 예는 수도 없이 많다: 김일성, 히틀러, 스탈린, 카스트로.... 그들이 단상에서 열변을 토하며 손을 휘젓다 연설 대를 내려칠 때 단 하에서 인민이 외치는 맹목의 함성은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독재체제로 감춰지지 않는 한 노무현의 무능과 부실한 국가관, 개인적 부도덕성 –동업자들을 옹호하는 따위- 등은 응혈로 잠복, 언젠가 곪아 터지고, 피고름은 또다시 국민에게 튀긴다. 분열과 혼동은 지난 1년만으로 부족했던 것인가!?

대한민국은 노무현과 그를 감싸는 국민 일부의 –현 정권 기득권과, 불법의 사설정치집단- 나라가 아니다. 무법의 떼거리나라도 아니다. 고건 대행의 경고를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탄핵반대의사를 밝힌 의문사진상대책위의 개인충성은 國基를 흔드는 패거리행태이다.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은 대한민국 법이 정한 한 기구요원에 지나지 않는 자들이, 전•현정권의 임명고위공직자들의 공통된 초법•위법 사례 중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대한민국 헌법기구인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음으로써 대한민국 헌법기구를 멸시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불행한 역사 한 면을 장식한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의 우마차동원을 잊었는가?

민주당•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아무리 더럽게 썩었어도 일정 지역구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고 탄핵은 -그들의 정략(당략)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결정이다. 노무현은 그들보다 엄청 더 잘나고 더 깨끗한가? 파리 똥은 똥 아닌가? 그 동안 외쳐온 도덕의 위선을 감추고 형을 감싸는 데 최소한의 염치마저 거부, 버릇대로 남의 탓 -자살한 남상국 전 대우건설사장- 으로 미뤘다. 노무현의 표현대로 그의 체면치레를 위하여 거둬들였다는 안희정과 최도술의 파렴치행각은 구악•구태를 뺨친다. 특검은 세금만 처들이고 말았다.

국민을 또 다른 분열과 혼동에 몰아넣기 십상인 한나라•민주당 일부의 탄핵철회 논: 무능•무정견과 한 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하는 기회주의자들의 눈 알맹이들은 우리의 비극을 키워왔다. 도태는 노대통령과 똑같이 야합(populism)만 일삼고 국민을 바른 길로 이끌 능력이 없는 그들의 길이다. 그들은 각각 소속정당을 떠나는 것으로 그들의 앞길을 정해야 -그들이 정당구성원이라면- 정당성립의 요건을 최소한 채우며, 정치도의상 옳고, 총선을 앞둔 국민선택을 위해서도 그렇다. 노대통령에 대한 好不好간, 헌법에 대한 기본지식과 국회의원으로서 본분을 터득하지 못하고, 신념도 소신도 없는 자들에 의한 무책임은 4분5열을 거듭 조장할 뿐이다.

그러나 저러나, 노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경우의 재탕 및 새로운 국면: ① 퍼주기 나누어주기 정책, ② 허구의 자주선동과 국론분열, 국익손실, ③ 신 당이 의회과반수를 차지할 겨우: 헌법개정과 보안법 폐지, ④ 잇따른 연방제를 근간으로 하는 통일 논 등은 매우 우려되는 사항이다. 당장 급한 건 경제발전을 통한 국력신장이지만 나라는 더 없는 분열과 혼동의 도가니에 빠져들어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녹아난다.

새로운 도를 세워 통합의 길을 찾지 못하게 되면 4년은 40년 질곡의 씨앗이 된다. 왕도(우리가 가야 할 길)는 말하자면 우리의 현실파악을 통한 미래에 대한 통합의지와 역량으로 정해진다.

* 이 글은 월간조선 통신원 클럽에서 전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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