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의 좌파 코드들
 
며칠 전 지인(知人)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SBS 드라마 <싸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싸인>은 박신양 등이 출연하는 인기 법의학 드라마. 미드(미국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스피디한 전개와 치밀한 구성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요즘 인기 드라마라는데, 말만 들었을 뿐 시청한 적은 없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본 적은 없는데, 조금 전 장인어른께서 흥분해서 전화를 주셨어. 이게 완전히 반미(反美) 드라마라고 하네. 미군이 연루된 암살 사건이 벌어지고, 정권과 보수세력은 이걸 은폐하려 하고.....”
지인은 “이거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냐”고 탄식했다. 하지만 이게 2011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노무현 정권 시절, ‘대한민국 대표채널’을 자처하는 공영방송 KBS에서는 장면마다 인공기가 휘날리는 <1945 서울>이라는 드라마를 내보냈고, 노동당 비밀정치국원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던 송두율을 ‘시대의 양심’으로 미화하는 특집을 방송했었다.
정권이 바뀐 지금, 그때처럼 노골적인 친북좌파 방송은 사라졌는지 모른다. 하지만 방송 곳곳에는 여전히 좌파코드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여성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내걸어 관심을 모았던 SBS 드라마 <대물>.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적절히 지적했듯이 <대물> 곳곳에는 ‘노무현 코드’가 숨어 있었다.
무명의 정치인이 ‘진정성’ 하나를 무기로 해서 일약 대통령에 오른다는 스토리부터 시작해서(노무현이 그렇게 ‘진정성’이 있는 정직한 정치인은 물론 아니었지만), 주인공 서혜림(고현정 扮)의 상징색이 노무현 패거리를 연상케 하는 노란색이고 그의 상대정당인 부패정당 민우당의 상징색이 한나라당을 연상시키는 파랑색이었던 점, 그리고 ‘초일류 강국’을 내세우는 강태산(차인표 扮)에게 고현정은 ‘조금 못 살더라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주장하는 점 등이 그렇다.
 
시청율은 저조하지만 정치현실을 리얼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BS 드라마 <프레지던트>.
이념적 색깔이 두드러지지는 않은 편이지만 주인공인 대통령 후보 장일준(최수종 扮)은 군사독재정권 시절 운동권 출신으로, 그의 형과 함께 ‘형제간첩단’으로 몰려 형이 사형에 처해진 아픔을 간직한 인물로 그려진다.
 
하긴 드라마에서 ‘좌파’를 멋있게 그리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199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도 보수세력은 친일파로, 거기에 맞서는 양심적 지식인들은 좌파 아니면 거기에 동조적인 인물들로 그려졌었다. <모래시계>에서 ‘정의와 순정의 사나이’로 그려졌던 태수(최민수 扮)는 빨치산의 유복자(遺腹子)였고.....
 
현대사나 오늘의 사회를 그린 드라마만 그런 게 아니다. <주몽> 같은 사극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우리 민족끼리’가 튀어 나와 입맛을 쓰게 했다.
 
영화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노근리 사건을 다룬 <작은 연못>, 박정희 대통령을 희화화한 <그때 그 사람들>, 광주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왜곡한 <화려한 휴가> 등을 차치하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들만 보자.
 
<웰컴 투 동막골>에서는 국군과 인민군이 손잡고 미군을 격퇴한다. <괴물>에서 한강에 나타난 ‘괴물’은 주한미군이 방류한 화학약품 때문에 생겨났고, 이 괴물을 퇴치하는 것은 화염병 잘 던지는 운동권 학생이었다.
 
'공산주의 원리를 5분간 담아라'
 
이런 드라마나 영화들을 보면, <레이건의 십자군>이라는 책에서 본 구절이 생각난다.
로널드 레이건의 배우 시절, 헐리우드에서 활동했던 좌파 시나리오 작가 존 하워드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작가로서 여러분들은 공산주의 전부를 보여주려 하지 말고, 쓰고 있는 모든 대본에 공산주의 원리가 5분간, 당 노선이 5분간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라.”
또 당시 공산주의 시나리오 작가 달튼 트럼보는 “제 값을 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각자의 방식대로 전투를, 일종의 문학 게릴라전(戰)을 감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TV드라마와 영화들은 존 하워드의 ‘5분간’의 논리, 트럼보의 ‘문학 게릴라전’의 구현인 셈이다.
 
문제는 애국세력이 당연히 ‘우리 편’이라고 믿고 있는 언론이나 방송, 기업들이 알게 모르게 좌파들의 ‘문학 게릴라전’ 아니 ‘문화 게릴라전’의 무대, 더 나아가 탄약을 제공하고 있다는 데 있다. 예(例)를 들어보자.
 
노무현 코드가 숨어 있는 <대물>, 반미 코드가 숨어 있는 <싸인>을 내보낸 방송사는 MBC가 아니라 민영방송인 SBS였다.
SBS 윤세영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평생 사업을 하면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방송사를 차린 인물. 윤 회장도 ‘보수적’인 인물이고, 보수인사들 가운데 지인이 많다고 하는데, 그가 하는 방송사는 이념적으로 갈짓자 행보를 하고 있다.
 
<화려한 휴가>의 배급사는 범(汎)삼성가인 CJ그룹계열의 CJ엔터테인먼트였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친북-반미코드를 감추고 있는 영화들 가운데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이 투자한 영화는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중앙일보>의 신영복 띄워주기
 
흔히 ‘보수언론’이라고 하는 ‘조중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앙일보>는 지난 1월1일 정초부터 ‘통혁당 무기수(無期囚)’ 신영복 교수의 ‘특별기고’를 대문짝만하게 내 보냈다.
 
문제는 그의 이력 가운데 “그는 통혁당에 가입한 적이 없었으나, ‘통혁당 지도간부’로 기소됐다고 한다”고 한 부분. 마치 신교수가 무고하게 조작사건에 연루되었다는 투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 당시 사정을 아는 지식인 몇 분이 <중앙일보>측에 줄기차게 항의했지만, <중앙일보>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1월15일 ‘사람섹션j'에서 그를 다시 크게 인터뷰했다.
한 신문이 불과 보름 사이에 한 사람을 이렇게 크게 두 번씩이나 다루어 준 예가 있는지 의문이다.
 
<한겨레>나 <경향신문>이면 그러려니 하겠다. <중앙일보>가 그랬다는 게 고약하다는 거다.
<중앙일보>가 어떤 신문인가? 대한민국 제일가는 재벌인 범(汎)삼성 계열의 신문 아닌가?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아버지는 이승만 대통령 때 법무부-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씨 아닌가?
 
‘조중동’을 얘기할 때면 늘 앞머리에 오르는, 그래서 좌파들에게 늘 공격의 대상인 <조선일보>도 가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일례로 <조선일보>의 인터넷 부문을 담당하는 <디지털조선일보>는 작년 10월 인터넷 서점 '예스 24'와 함께 <조선일보> 사옥에서 ‘열린강연회’를 열면서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를 초청했다.
 
이건 완전히 “<조선일보>, 너 마저도!”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어떻게 한국 현대사를 왜곡했는지를 고발했던 <조선일보>와 지금의 <조선일보>는 같은 신문인가, 다른 신문인가?
 
종편, 안심해도 되나
 
작년 말 종편채널(종합편성채널) 사업자가 발표됐다. 종편채널은 일반 공중파방송처럼 보도-연예-스포츠 등 모든 분야를 방송할 수 있는 케이블 방송을 말한다.
 
종편이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종편채널이 잘만 운영되면, 좌파의 영향력 아래 있는 KBS-MBC등 기존 공중파방송의 영향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때문에 좌파세력은 종편을 한사코 반대했고, 애국세력은 종편에 기대하는 바가 컸다.
 
결국 종편사업자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이 선정됐다. 이른바 ‘보수언론’들이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중앙일보> 등의 행태를 보면, 그리고 SBS의 전례(前例)를 보면, 과연 ‘조중동’이 운영하는 종편방송이 애국세력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설사 오너나 경영진이 제대로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도, 실무 담당자들 사이에 좌파의 ‘문화 게릴라’들이 숨어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천안함 의혹' 서적 추천하는 교보문고
 
신문, 방송 등 언론만 문제가 아니다.
지식산업의 중추인 출판계를 좌파가 장악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판이야 그렇다 쳐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서점들이 좌파출판물을 앞장서서 선전해 주고 있으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서점이라는 교보문고에서는 한동안 천안함 사태에 대한 의혹(?)들을 짜깁기한 책을 ‘추천도서’로 내세웠었다. 뜻있는 인사들이 줄기차게 항의하자 교보문고는 마지 못해 그 책에서 ‘추천도서’에서 내렸다.
 
얼마 전 회사 선배가 교보문고에 들렸다가 돌아와서는 씩씩거렸다. 좌파 지식인인 조국 서울대 교수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쓴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책의 포스터로 매장을 도배해 놓았다는 거였다. 그는 “교보문고에 내세울 책이 그거 밖에 없냐? 도대체 제 정신이냐?”고 분개했다.
 
알다시피 교보문고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금융기업 중 하나인 교보생명의 계열사. 서울 도심에 세계적인 대형서점을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 오랫동안 교보문고를 사랑해왔지만, 교보문고의 ‘좌파서적 띄워주기’만큼은 참기 어렵다.
 
'쓸모 있는 바보들' 혹은 ‘배부른 돼지들’
 
앞에서 언급한 언론이나 대기업, 그리고 그 기업의 오너들은 다 대한민국에서 혜택을 받은 이들이다.
만에 하나 대한민국이 친북좌파나 ‘빨갱이’들에게 먹힌다면 가장 잃은 것이 많은 자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대한민국에 대한 고마움도, 이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사명감도,  ‘대한민국이 잘못되면 나도 잘못 된다’는 절박감도 없는 듯하다.
아니면 혹시 대한민국이 잘못되더라도 그동안 좌파에게 곁눈질 한 덕으로, 혹은 돈의 힘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들은 레닌이 말한 '쓸모 있는 바보들' 이다. 조갑제 대표가 곧잘 말하는 ‘배부른 돼지’이다.
나는 이 '쓸모 있는 바보들', ‘배부른 돼지’들이 ‘빨갱이’들보다 더 밉다.
 
대한민국의 희망
 
그래도 아직까지 대한민국이 지켜지고 있는 것은 숨은 애국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와 교보문고의 얼빠진 행태에 항의한 노(老)교수와 젊은 역사 교수,
수천만원의 소송을 당해가면서도 굴하지 않고 좌파와 싸워 온 좌파 추적 전문기자 김성욱씨,
퇴직금을 털어 우파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기파랑>의 안병훈 사장(전 조선일보 부사장),
구정 연휴에도 백령도에 들어가 삐라가 든 풍선을 북으로 날려보낸 이민복씨,
김대중-노무현 정권 내내 좌파정권과 싸웠던 ‘아스팔트 우파’의 선구자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번 돈으로 이승만 대통령 관련 책들을 펴내는 <청미디어>의 신동설 사장,
 이승만 연구가 김효선씨,
지금도 거의 매일같이 좌파세력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면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최진학 자유주의진보연합 대표,
애국행사장이면 어디든 나타나 이를 동영상에 담아 인터넷에 올리는 김종환 참깨방송 대표,
2011 전교조 출범식장에서 전교조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
노무현 정권 시절 좌파의 맥아더동상 철거 시도에 맞섰던 자유개척청년단 회원들,
2008년 광우병폭란의 와중에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폭도들과 멱살잡이 하면서 싸웠던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
그리고 조갑제 사장님.....
 
나는 그들에게서 애써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