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로 MBC 공정방송 노조위원장, 사장 공모지원서


[편집자 주: 방송문화진흥회는 2월 9일 24시에 MBC대표이사(사장) 공모를 마감했다. 이 MBC 사장 공모에 지원한 이상로(MBC 편성부국장) MBC 공정방송노동조합 위원장이 인터넷으로 접수한 지원서(경영계획서)를 공개했다. 그는 이 지원서를 공개하면서 누구든지 반론을 제기해도 좋다는 의견도 달았다.

이상로 위원장은 그가 지원서를 공개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 공영방송의 사장은 무슨 일이든 공개하지 못할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공영방송의 사장은 자신의 말과 글에 책임을 져야합니다. 셋째, 공영방송의 사장을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선임하면 대한민국 전체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MBC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달라집니다.

지원자 : 이상로
소속 및 직위 : MBC 편성국 부국장 (citylovelee@hanmail.net)

2011. 2. 8.

방송문화진흥회

경영계획서

MBC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달라집니다.

MBC의 영향력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함정(艦艇)의 진로를 크게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합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주류매체의 영향력이 감소됐다는 일부의 견해와는 달리 방송이 인터넷 세대와 정서적으로 연결되면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수년전 광우병 파동에서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 MBC는 분명히 그리고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합니다.

MBC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MBC 사장이 제일 먼저 변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장은 정치적 배경이 없어야 합니다. 정치권의 도움으로 사장이 되면 그는 정치적 부채를 갚아야 합니다. 또 도덕적, 금전적인 하자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결점이 있는 사장은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과 타협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장은 세상을 내다볼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지혜의 또 다른 말은 ‘사물에 대한 통찰력’입니다. ‘통찰력’은 ‘카리스마’로 표시됩니다. 그 ‘카리스마’는 지식과 지혜로 무장돼 있어야합니다. 또 사장은 지적이고 지혜로운 ‘카리스마’로 배후에서 사원들을 받쳐주어야 합니다. 일선의 기자와 PD들이 ‘사장은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다’, ‘사장은 나보다 더 폭넓은 시각으로 보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머릿속에 넣고 있어야 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 방송사의 사장은 종합병원의 원장과 유사합니다. 종합병원에는 많은 의사들이 있습니다. 의사들도 인간인지라 각자가 정치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자신과 정치적인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환자의 병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다르게 하지 않습니다. 방송사의 '기자'와 'PD'는 종합병원의 의사이고 방송사 사장은 병원장입니다. 방송사는 대한민국이라는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해야하는 사회적 병원입니다. '기자'와 'PD'는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하는데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합니다. '기자'와 'PD'는 매 환자마다 자신이 놓치고 있는 증상이 혹시나 없는지 철저하게 반문해야합니다.

의료사고로 분쟁이 발생하면 대부분 병원이 승소를 합니다. 하지만 병원장은 법정에서의 승소여부와는 상관없이 왜 후배의사들이 의료사고를 냈는지 앉아서도 파악할 수 있어야합니다. 대부분의 의료사고는 의사들의 부주의와 자만에서 발생됩니다. 매번 환자의 상태를 아주 조심스럽게 관찰하지 않았고 평소대로 진단과 처방했기 때문입니다. 병원장이 모든 의사의 진료내역을 파악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병원장의 실력에 압도되고 있어야합니다. 이것이 병원장의 ‘카리스마’입니다.

언론사 사장은 지식, 지혜, 인격에 있어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많이 공부해아하며, 넓은 시각을 보유하고 있어야하며, 청렴해야합니다. 즉 기자와 PD가 사장의 지식과 지혜 그리고 청렴성을 문제 삼게 되면 병원의 의료사고와 같은 방송사고가 나게 됩니다. 따라서 MBC의 사장은 바뀌어야하며 MBC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달라집니다.

MBC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신뢰성 회복입니다.

MBC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우리 MBC는 그동안 신중하지 못한 많은 처신을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PD수첩’ 광우병 프로그램입니다.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려하지 않고 제작진이 만들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고 MBC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함께 제작자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가 시작되자 제작자들은 ‘언론자유’라는 방패의 뒤로 숨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패를 사장이 들고 서있도록 강요했습니다.

MBC의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첫 가시적인 조치는 PD수첩 폐지로 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어처구니없는 의료사고로 수많은 환자의 생명을 잃은 의사가 계속해서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한 환자들은 그 병원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프로그램은 방송사를 위해서 존재합니다.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위해서 존립하지는 않습니다. 프로그램을 잘못 만들면 해당프로그램이 없어질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사장은 사원들에게 전해주어야 합니다. 물론 해당 PD들에게도 강한 징계가 뒤따라야 합니다. 또 MBC에는 아이티 지진현장에서 분명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해서 보도한 기자도 있습니다. 그는 가벼운 징계를 받았을 뿐입니다. 의도적으로 의료사고를 낸 의사를 강하게 징계하지 않는다면 의료사고는 반복됩니다. 반복적으로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병원에 환자들이 찾아올 리 없습니다.

종편채널의 등장으로 많은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드라마 등 개별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 MBC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시청자들이 MBC를 믿게 만드는 일입니다.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인터넷 매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사람들은 인터넷 매체에 자주 접속하지만 그 매체를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방송사가 드라마를 잘 만들면 드라마 채널이고 쇼를 재미있게 만들면 오락채널일 뿐입니다

변하지 않는 ‘정의’는 없습니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뿐입니다.

기자와 PD가 ‘정의’를 찾아 해매는 순간 그는 ‘정치적인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과학의 발전과 가치관의 다양화로 인해 ‘정의’라고 믿었던 것이 하루 아침에 ‘거짓’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반대로 ‘거짓’이 ‘정의’로 바뀌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아스피린’이 만병통치 인 것처럼 떠들다가 어느 날 갑자기 조심해서 먹어야할 약으로 둔갑됩니다. 커피가 몸에 해로운 것처럼 보도되다가 갑자기 대장암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셔야 하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발표됩니다. 휴대폰 전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통설과는 달리 영국의 연구기관은 휴대폰 전파에 노출된 쥐들의 알츠하이머병이 완치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한일이 있습니다.

기자와 PD가 사회를 진단하고 처방할 때 ‘정의’라는 청진기만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청진기 이외에 현대화 된 진단기기는 많습니다. 또 의사는 진단기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의사’와 ‘방송인’은 매우 겸손하고 신중한 자세로 환자와 사회를 대해야 합니다. 겸손하고 신중해야만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보게 됩니다.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본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를 하면 사물에 좌(左)와 우(右)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上)과 하(下)도 있으며, 360도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대강(四大江) 사업에도 좌(左)와 우(右), 진보(進步)와 보수(保守), 찬성(贊成)과 반대(反對)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하면 좌(左)파와 우(右)파, 진보(進步)진영과과 보수(保守)진영, 반대(反對)세력과 찬성(贊成)세력, 야당(野黨)과 여당(與黨)도 모르고 있는 또 다른 많은 시각들이 존재합니다. 사회적으로 첨예한 이해가 대립되는 사안에 대한 프로그램을 통해 반대론자들도 몰랐던 반대의 논리, 찬성론자들 자신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찬성의 논리를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훌륭한 프로그램입니다. 즉 여당도 야당도 모두 MBC 방송프로그램을 보고 감명을 받아야합니다. 그렇게 방송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제작자는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회사는 이 부분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 주어야합니다.

기자와 PD는 많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공부가 부족하면 한쪽 시각으로만 접근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사고가 생기면 좌(左)와 우(右) 어느 한쪽 편에 붙으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공부가 부족한 기자와 PD를 지원해주는 정치적인 후원세력이 생깁니다. 이런 정치적인 세력은 공부가 부족한 기자와 PD를 정의의 수호자처럼 대접해줍니다. 후배 기자와 PD는 이것을 지켜보고 있으며 자신도 정의의 사도처럼 되려고 합니다. 사장은 이와 같은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야합니다.

출연자의 정치적 편향성 시비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일부 프로그램의 MC가 정치적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됩니다. MBC 취업규칙에는 MBC사원들의 정치행위를 엄격하게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취업규칙을 MC에게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MC는 MBC 직원이 아닙니다. 하지만 일회성 출연이 아닌 고정프로그램의 MC를 담당하고 있다면, 적어도 MBC와의 계약기간 중에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청자와 청취자들에게는 해당 MC가 MBC 직원인가 아닌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외부 MC와 고용계약을 체결할 때 MBC사원들에 준하는 정치행위금지관련 원칙을 준수토록 하는 조항을 삽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계약기간 동안에는 정치집회에 참석하거나 정치행사에 사회를 보는 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계약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그런 인물을 굳이 MC로 기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송심의를 강화해야 합니다.

잘못된 MBC를 되돌리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규정만 지키면 됩니다. 커다란 잘못은 작은 규정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됩니다. MBC방송심의 규정에는 뉴스를 제외한 프로그램은 반드시 대본 심의와 방송물 심의를 받아야 합니다.

당분간은 부사장이 심의실장을 겸하게 합니다.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 심의에 외부 심의위원을 참여시킵니다. 논리학자는 반드시 심의위원에 포함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해당프로그램 심의팀장이 외부인일 수도 있습니다. 심의를 받을 때 기자와 PD는 근거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합니다. 본인의 견해를 프로그램에 포함시킬 때는 그 견해를 갖게 된 배경을 추가로 설명해야 합니다. 심의를 받을 때 작가는 참석 할 수 없습니다. 즉 모든 기사와 원고를 기자와 PD가 직접 작성하거나 적어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정해진 시간 내에 방송심의를 받지 못하면 해당프로그램은 불방 됩니다. 프로그램 불방에 따른 책임은 당연히 해당기자와 PD가 져야합니다.

상품 제조회사에서는 상품을 출하하기 전에 검사를 철저하게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방송프로그램 제품검사에 예산을 거의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부터는 우수한 외부 인력을 프로그램심의에 참여시킬 수 있도록 과감하게 예산을 배정해야합니다. 심의인력은 오히려 제작인력보다 더 고급의 인력이어야 합니다.

노동조합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힘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노동자에게 힘을 주기위해 노동관계법에서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해준 것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MBC가 오늘날처럼 특정정파에 치우치게 된 이유를 MBC노동조합 때문으로 풀이합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가하면 과거의 MBC사장들이 노동조합에 그 책임을 돌리는 것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변명입니다. 방송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면, 또 후배들에게 약점을 잡힐만한 처신을 하지 않았다면 사장은 올바른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방송에 대한 철학이 없고, 공부하지 않고, 정치에 뜻이 있고, 개인적인 약점이 있는 사장 때문에 오늘날 MBC가 이렇게 됐음을 부인해서는 안 됩니다.

MBC 사장직에 지원하는 인사들 중에는 “확실하게 노동조합을 잡겠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자신이야말로 노동조합을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방송사를 만들기 위해 노동조합을 잡아야할 필요가 없습니다. 교통경찰이 교통질서를 잡기위해 사거리 신호등 밑에서 대기 중인 모든 차량을 정지시켜야할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노동관계법을 잘 읽어보면 방송내용과 노동조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사장은 법과 규정을 제대로 지키면 됩니다. 현재의 노동관계법과 MBC사규만 제대로 지키면 훌륭하게 방송을 취재, 제작, 송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방송에 대한 사장의 철학, 실력, 그리고 청렴성의 문제입니다. 어떤 경우든 사장은 변명을 해서는 안 됩니다.

MBC 언론노동조합은 작년(2010년) 2월 사장의 출근을 막으면서 공공연하게 “MBC 노동조합의 목표가 현 정권에 대한 심판”임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공영방송의 노동조합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국민들이 선택한 정권을 심판해야 할 아무런 논리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현 정권에 대한 심판...” 이라는 표현은 야당의 지도자들이나 사용할 수 있는 정치적인 용어입니다. 따라서 MBC 언론노동조합의 목표는 정치적입니다. MBC 사규는 MBC 직원의 정치적인 행위를 강하게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사장은 사규를 집행해야할 책무가 있습니다. 물론 노동조합은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힘은 법과 사규 안에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법과 사규를 위반하는 집단에 머리를 숙이고, 마당에 천막을 치는 행위는 사장이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MBC는 여러 부분에서 투명하지 못합니다.

수십 년 동안 MBC는 제대로 된 감사기능을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분에서 MBC는 투명성이 떨어집니다. ‘투명성 결여’는 ‘부패’의 동의어입니다. ‘MBC의 부패’는 그 ‘부패의 깊이’ 보다도 ‘부패의 횡적(橫的)연대’가 더 큰 문제입니다.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적당히 타인의 부정을 눈감아 줍니다. 물론 타인도 나의 잘못을 밝히려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조직 전체에 암묵적인 카르텔이 형성돼 있습니다.

이 카르텔을 깨려는 인물은 ‘불평분자’라는 딱지가 붙여져 조직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게 됩니다. 후배들은 이런 선배 왕따 들을 보면서 자신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현명한지를 영리하게 판단해야합니다. 이렇게 해서 우수한 많은 인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100%발휘하지 못하고 사장됩니다. 결국 MBC의 투명성 결여는 전반적인 MBC의 시청률 하락과 깊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당분간 사장은 모든 계약내용과 비용지출내역을 밤새도록 시시콜콜 따져야합니다. 그리고 잘못이 드러나면 즉시 문책하고 시정해야합니다. MBC사장이 숫자를 따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MBC에는 커다란 변화입니다. MBC의 투명성 결여는 횡적연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의지가 강한 사장 이외에 누구도 그 연대를 깰 수 없습니다. 물론 저항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저항을 초기에 잠재우는 방법은 최초에 저항하는 개인과 집단을 단호하게 처리하는 것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사장은 청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산’과 ‘방송’을 분리해야합니다.

MBC여의도 방송센터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여의도 사옥을 파는 이유는 상암동 신사옥 건설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재 MBC가 추진 중인 상암동 신사옥 건설자금 확보방안은 MBC가 보유하고 있는 거의 모든 현금을 투입하고도 부족해서 여의도 사옥을 매각하여 얻게 될 그 매각대금을 전부 신사옥건설에 투입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자금조달방식은 크게 두 가지 가정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MBC가 신사옥을 건설하는 기간 동안 그리고 건설 이후에도 우리나라의 거시적인 경제환경이 지금과 같은 저금리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둘째는, 향후에도 방송광고환경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위의 두 가지 가정이 모두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일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위의 두 가지 가정 중 어느 한 가지 가정이라도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게 되는 것입니다. 더욱더 최악의 경우는 두 가지 가정이 모두 틀릴 경우입니다.

최근 기업의 경영환경을 둘러싼 제반 조건들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특히 종편채널의 등장으로 방송 광고시장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자산을 모두 인프라구축에 몰입하지 않는 것입니다. 상암동에 신사옥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MBC의 시청률이 높아지고 광고매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자산’과 ‘방송’을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MBC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합니다. MBC는 MBC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즉 여의도사옥, 일산사옥, 상암동부지를 MBC자산관리회사에 그 관리를 위탁합니다. MBC자산관리회사는 향후 MBC가 필요로 하는 모든 방송인프라를 제공합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MBC는 MBC자산관리회사에 현금을 투자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주 구체적으로는 상암동 신사옥건설에 더 이상 MBC는 현금을 투입하지 않습니다. MBC자산관리회사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여 상암동에 방송인프라를 구축합니다.

MBC자산관리회사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면 상암동 프로젝트가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바뀌어야합니다. 즉 상암동의 방송인프라를 MBC만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방송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업자에게 개방되는 것입니다. 일산사옥과 앞으로 재건축 하게 될 여의도 사옥(여의도 사옥의 매각에 반대합니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MBC는 MBC자산관리회사에 인프라 이용요금(공간사용 면적 x 사용시간 x 시간당 사용금액)을 지불합니다. 대신 MBC는 MBC자산관리회사에게 자산(여의도사옥 + 일산 사옥 + 상암동 부지)을 제공(투자)했기 때문에 MBC자산관리회사가 벌어들인 수익 중 일정부분을 투자수익금으로 받게 됩니다. 즉 줄 것 주고 받을 것 받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방송프로그램 제작의 원가관리가 명확하게 이루어집니다.

앞으로, 종편채널의 설립 등으로 방송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늘어나게 돼 있습니다. 신규채널들이 모두 방송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보아도 낭비입니다. 또 방송사마다 방송장비를 구매하는 것도 비효율적입니다. MBC자산관리회사가 설립되면 방송장비업자가 방송장비를 투자 할 수도 있습니다. 즉 방송사는 무조건 방송장비를 사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사옥에 대한 MBC사람들의 인식입니다. 반드시 내 건물에서 나만이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합니다. MBC는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에만 신경을 쓰고 방송인프라는 외부 사업자 것을 빌려 쓰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발상의 전환없이 계속해서 내 건물에서 나만이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고집하면 다음과 같은 물음에 대답하기가 곤란해집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남북통일이 이루어졌다고 가정합니다. 평양, 함흥, 개성 등 북한의 여러 지역에 동시 다발로 방송시설을 만들어야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MBC는 어떤 방법으로 북한 전역에 지방방송사를 만들 수 있을까요? KBS는 국가의 예산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SBS는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 하려 할 것입니다. MBC에게는 어떤 방법이 존재할까요? 이럴 때 MBC자산관리회사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MBC는 ‘자산’과 ‘방송’의 분리를 적극 검토해야합니다. 이런 일은 상암동 신사옥 건설공사가 더 이상 진행되기 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지금 현재 진행 중인 여의도사옥 매각작업도 즉각 중단돼야합니다.

MBC가 사옥에 대한 개념을 바꾸면 보유자금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투자가 가능합니다. 즉 앞으로의 방송환경에서 우리 MBC가 소프트웨어 제작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해야합니다.

지방계열사 통폐합은 근시안적인 판단입니다

경제적인 논리로만 보면 지방 MBC계열사를 통폐합하는 것이 일견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략적 판단이 결여된 근시안적인 판단입니다. 최근 허가를 득한 종편채널의 등장으로 가장 위기에 처한 방송사는 SBS입니다. SBS는 전국의 여러 지방방송사와 가맹사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SBS는 방송프로그램을 제조해서 수도권에서만 판매를 직접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이외에는 대리점을 두어 판매를 위탁합니다. 반면에 MBC는 지방판매점이 모두 직영입니다.

종편채널의 등장으로 방송시장에는 여러 개의 신규 방송프로그램제조업자가 생겨났습니다. 이들 신규사업자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판매망 확보입니다. 조선, 중앙, 동아, 매경 등 신규프로그램 제조사가 가장 먼저 SBS와 판매위탁계약을 맺은 지방방송사를 찾아가서 SBS와의 위탁계약을 깨고 자신들과 판매위탁계약을 맺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더 위협적인 일은 신규종편 채널이 OSB 경인TV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OSB 경인TV는 SBS와 같은 지역방송사입니다. OSB 경인TV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종편채널은 당국에 SBS와 동일한 대우를 요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SBS와 가맹사 관계에 있는 지역방송사들을 공략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일을 실현하려면 어려가지 어려움은 있겠지만 종편채널을 허가받은 사업자의 면모를 보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MBC가 경영 합리화를 이유로 지방 계열사를 통폐합하는 것은 전략적인 관점에서 다시 검토돼야 합니다. 물론 현재의 지방MBC 계열사 시스템에는 낭비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따라서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권역별로 지방계열사들이 힘을 합쳐 스스로 방안을 만들어 내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최근 지방계열사들이 인력을 감축하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합니다. 이 부분을 요약해서 다시 말씀드리면, 종편의 출현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방송매체는 전국 여러 곳에 아주 잘 갖추어진 직영 판매망를 유지하고 있는 MBC 일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MBC 인력감축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MBC 인력감축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합니다. 또 “MBC인력감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력을 감축한다는 것은 인력이 남아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MBC에는 유휴 인력이 존재할까요? 물론입니다. 현재 MBC에는 잉여인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MBC에 인력이 계속해서 남아돌까요? 이 부분에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매우 용감한 사람입니다.

MBC에 인력이 남을 것인가 부족할 것인가는 향후 2-3년 안에 결정됩니다. 가장 큰 변수는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에 따른 MMS의 도입여부입니다. MMS란 채널 11-1번은 뉴스, 채널 11-2번은 드라마와 오락, 채널 11-3번은 스포츠를 동시에 방송하는 것을 말합니다. KBS는 이미 ‘K-VIEW’라는 이름으로 MMS 프로젝트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KBS는 “신규종편채널도 MMS에 넣어줄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MMS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매우 높습니다. 그 이유는 MMS가 국민들에게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방송서비스를 제공받게 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예로 영국의 BBC도 디지털방송 30여개를 묶어 프리뷰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가입자는 840만 가구가 넘습니다. 그 이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선진 방송사들도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폭을 확대시키고, 방송 산업의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다채널 디지털방송인 MMS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러한 정책들은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즉 MMS는 세계적인 추세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MMS가 도입되면 1개의 TV채널이 최소한 3개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계산으로도 현재의 인력에 3배가 필요해지는 것입니다.

향후 MBC의 적정 인력규모 산출시 중요한 변수 중 또 다른 하나는 광고영업을 직접 하게 될 때입니다. 조선, 중앙, 동아, 매경 등 종편채널은 각각 광고영업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MBC의 기본입장은 독자적인 미디어랩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현될 수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MMS의 도입으로 MBC의 TV채널이 3개로 늘어나고, 광고영업을 독자적으로 하게 된다면(자회사 형태로 미디어랩을 운영할 수도 있음) 그때도 MBC의 인력이 남아돌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MBC의 인력을 줄이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채널별로 회사를 분리하는 보다 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 합리적 일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로는 지주회사인 (주)MBC와 채널회사인 (주)MBC뉴스, (주)MBC스포츠, (주)MBC드라마, (주)MBC오락, (주)MBC라디오 등으로 분리하는 것을 장기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사장 밑에 보도, 제작, 스포츠, 라디오 담당부사장을 두어 각 부분이 인력과 예산을 독자적으로 활용케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현재와 같이 MBC의 모든 본부장들이 동일한 차종을 이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제적인 마인드를 가진 본부장은 출퇴근 시에 지하철을 이용할 것입니다. 복사지 한 장도 각각의 부문으로 분리되어 원가계산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인력감축을 위해 SBS와 같은 직종별 자회사(예“ 뉴스텍 등)도 검토할 수는 있으나 이것은 채널별로 회사를 나눈다는 것을 우선과제로 정한 뒤에 결정할 문제입니다. 또 실제적으로는 직종별 자회사는 그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SBS의 뉴스텍이 MBC와 KBS의 뉴스프로그램제작에 이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향후 MBC가 직종별 자회사를 설립하다면 반드시 KBS, SBS, 기타 종편채널이 MBC자회사의 서비스와 인프라를 이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좋은 예가 MBC 자산관리회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에 의한 소회사(小會社) 창업은 적극 검토돼야합니다. 예를 들면 헬기를 이용한 항공촬영전문회사등과 같이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소회사를 창립하기를 희망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합니다. 실제로 SBS는 MBC의 헬기를 자주 빌려쓰고 있습니다. 또 MBC에서 20-30년 가까이 근무한 베테랑 사원들 중에 부문별로 소회사 창립을 희망하는 사람이 다수 있습니다. 회사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어야합니다. 물론 소회사와 MBC와는 별개의 회사입니다.

많은 경영자들이 “노동조합 때문에 회사를 잘게 잘라야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올해 7월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복수노조효과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온 말입니다. 저는 파리특파원시절 유럽의 복수노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복수노조는 부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모(母)회사를 여러 개의 자(子)회사로 분리시켰을 때, 자회사들이 모회사와만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회사라면(예: 현재의 MBC프로덕션 등) 모회사 경영자의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母·子 회사의 복수노조를 모두 상대해야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MBC 사원들의 정년에 대하여

현재 MBC의 정년은 58세입니다. 55세부터 ‘임금피크’를 시작하고, 57세부터는 ‘의무안식년’이 추가됩니다. ‘임금피크’와 ‘의무안식년’으로 MBC가 절약하는 인건비는 1년에 약 10억 원 미만입니다. 즉 인건비 절약효과는 거의 없으면서 직원들에게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과 평생 몸 바쳐 일해 온 직장에 대한 배신감만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MBC경영진이 ‘임금피크’와 ‘의무안식년’을 도입한 근본적인 이유는 경영자로서 방송문화진흥회에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제스추어였습니다. 하지만 임금피크를 도입한 당시의 사장은 연임에 성공하지 못했으며, 의무안식년제를 도입한 사장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퇴진했습니다. 아무런 효과가 없이 조직원들의 사기만 저하시키는 ‘임금피크’와 ‘의무안식년’은 폐지돼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인구가 고령화된다는 것이며, 두 번째로 큰 문제는 전문인력이 너무나 일찍 경제무대에서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방송은 ‘지식산업’을 넘어 ‘지혜산업’ 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지식’은 젊은 사람들도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혜’는 연륜을 쌓아야만 축적이 가능합니다. 최근 MBC의 문제는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지혜’의 문제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MBC는 지혜로운 사원들의 정년연장을 검토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58세 정년을 마친 사원 중 희망자에 한해 ‘방송위원’ 또는 ‘논설위원’으로 1-2년 단위의 고용계약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합니다. 심사의 첫 번째 항목은 지혜로운 사람인지를 가려내는 것입니다. 평소 공정성 시비와 정치적 편향성의 논란이 된 인사는 당연히 배제돼야 합니다. 두 번째 항목은 전문성입니다. 가능한 해당분야의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평소 저술활동 등을 통해 해당분야의 국가적인 아젠다를 설정할 정도의 실력이 있어야합니다.

현재 MBC는 사원들의 석사학위취득에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석사가 아닌 박사학위취득에도 경제적·시간적인 배려를 해주어야합니다. 석사학위로는 MBC에 큰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박사는 박사학위소지자 본인과 MBC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박사는 해당분야에 권위자임을 증명하는 공인된 인증서입니다. ‘박사 기자’와 ‘박사 PD’는 해당분야에 인적·물적자원을 동원하는데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습니다. 즉 MBC가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섭외 제작하는데 커다란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요약하면 ‘평소 꾸준히 해당 전문분야에 공부를 많이 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방송업무를 해 온 박식하고 지혜로운 사원의 정년은 당연히 연장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칭 <문화방송법> 제정을 제안합니다

현재의 <방송문화진흥회법> 제정은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으로 부터 방송독립을 희망하는 국민들의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방송문화진흥회법>이 제정됨에 따라 KBS가 소유하고 있던 MBC주식의 70%를 방송문화진흥회가 되찾아왔습니다. 물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그동안 방송문화진흥회는 MBC를 권력의 통제로 부터 벗어나게 하는데 어느 정도 공헌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만들어진 <방송문화진흥회법>만으로는 오늘날 급격하게 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MBC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없습니다. 앞으로의 방송환경은 계속해서 많은 신규자금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한류차원’을 넘어서 범 세계적인 방송프로그램과 문화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외부로 부터 자금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MBC는 머지않아 3류 방송으로 전락해버릴지 모릅니다. KBS는 시청료 인상을 추진중이고 SBS는 런던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BC의 주식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돼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방송의 공영성이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방송문화진흥회가 소유한 주식 이외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무의결권주식으로 정하면 됩니다. 상법 370조는 “의결권 없는 주식은 발행주식총수의 1/4를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가칭 <문화방송법>은 특별법입니다. 특별법은 일반법에 우선합니다. 또 일반주주들이 과연 의결권이 없는 주식에 매력을 갖을까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익이 낮은 해에 방송문화진흥회가 자발적으로 배당을 포기하고 그 배당액을 모두 일반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물론 이와 같은 방안이 실제로 입법화되려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사항도 아닙니다. MBC구성원이 다수 원한다면 방송문화진흥회와 정수장학회 그리고 입법관련 기관들을 설득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가칭 <문화방송법>의 예상되는 주요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방송문화진흥회가 소유한 주식 이외의 주식은 모두 무의결권주로 한다. 둘째, 방송문화진흥회는 문화방송이 발행한 총 주식의 1/X 이상을 보유한다’ 일 것입니다. 그러나 법조문과는 상관없이 무의결권 주식은 경영의 합리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MBC가 잦은 파업으로 매체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그 결과 많은 광고수입을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과연 무의결권 주식을 소유한 주식소유자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물론 무의결권 주식소유자들은 주총에 참석하여 주요안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경제적인 이익에 민감한 사람들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이들은 경제적인 이익을 확보하기위해 MBC경영의 투명화와 효율화를 요구하게 됩니다. 이것이 과연 MBC에게 나쁜 일일까요?

이 부분을 정리해서 다시 말씀드리자면, MBC의 공영성은 방송문화진흥회가, 경영의 효율성은 일반주주가 감독하는 방식입니다. 무의결권주는 원칙적으로 의결권이 없고 발행주식총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의결권을 전제로 하는 권리인 주주총회 소집통지를 받을 권리, 주주총회 소집청구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이외의 권리는 보장됩니다. 예를 들어 주주총회에 출석하여 발언할 권리, 주총결의의 하자를 다투는 제소권, 회계장부열람권, 회사의 업무와 재산상태의 조사를 위한 검사인의 선임청구권 등 주주로서의 권리는 행사할 수 있습니다. 즉 무의결권주식을 갖은 주주들이 MBC 경영의 효율화에 일조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MBC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앞서와 같이 특별법인 <문화방송법>이 만들어지게 되면 MBC는 분명하게 공영입니다. 방송내용의 공영성은 방송문화진흥회가 방송경영의 투명성과 합리성은 민간 주주들이 감독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MBC사장에 지원하는 이유

저는 현재의 상황에서 MBC가 필요로 하는 사장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아래에 말씀드립니다.

첫째, 저는 정치적인 배경이 없습니다. 따라서 사회의 어느 편으로 부터도 공격당할 일이 없습니다. 또 정치적인 편파성을 보이는 MBC구성원들을 강하게 억제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저는 MBC에서 지난 30년 동안 보도, 기획, 편성 부분에서 일했고 MBC프로덕션 파견근무 중에는 영화기획 및 배급, 음반기획 및 판매, 기타 부가수익 창출부분에서 일했습니다. 저는 보도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보면서 동시에 해당 기자와 PD가 왜 저런 식으로 취재와 편집을 했는지, 해당기자와 PD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또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어떤 부분에서 감동적인 요소가 부족했고, 어느 방면에서 제작비의 낭비적인 요소가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장이 프로그램의 내용과 제작비를 꿰뚫고 있다는 것은 방송사 경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됩니다. 물론 시시콜콜 프로그램의 내용과 제작비에 대해 간섭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장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더욱 더 중요한 사실은 해당 기자와 PD가 ‘사장이 모든 것을 알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넣고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저는 10여권의 책을 저술했습니다. 사회, 경제, 미디어관련 서적들입니다. 그리고 저는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1-2권의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그 중 1권의 책을 20페이지 분량으로 요약하여 동호회(독서회)에 참석하여 직접 발표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요약하여 발표한 책은 약 250권 정도입니다. 저는 나름대로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을 가슴속에 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자료와 색다른 시각이 발견되면 끊임없이 그 방향을 수정해나가고 있습니다.

넷째, 저는 일찍이 재산을 정리하여 사회복지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에 대한 여러 가지 평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평가 일수도 있고 부정적인 평가일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평가 중에는 MBC특유의 부패한 카르텔 집단이 만들어낸 가공의 사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앞으로 제가하고 싶은 일이 부정적인 허위의 평가 때문에 발목이 잡히는 일을 결코 없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부패한 카르텔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한 저의 방송 생활 30년을 후배들에게 들려줄 수 있습니다. 저는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두려움이 있다면 어떤 특정사안에 대해 혹시나 제가 놓치고 있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각이 존재하지는 않는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본 지원서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저는 누구든 제 경영계획서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정당한 일을 하면서 공개하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공개는 창조적인 발전의 토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MBC사장을 꿈꾸는 후배들이 있다면 본 경영계획서가 그들에게 의미 있는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

제 지원서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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