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4월5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연세대 명예교수 宋復씨의 칼럼이다. 그는 盧武鉉 대통령의 자진 퇴진을 요구했다.
스스로 결단을 내릴 때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위기’라는 심각한 사태에 직면해 있다. 심지어 그 위기는 ‘국가파탄의 위기’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엄청난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 탄핵정국 후 폭풍이 ‘성숙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위기의 민주주의’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라. 깨어지고 무너지고 비틀거리지 않는 것이 있는가. 정치는 실종되고, 경제는 파탄 나고, 사회는 난파선처럼 뒤흔들리고, 거기에 세대간 집단간 이념간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지고, 분열의 폭은 그 넓이조차 가늠하기 힘들고. 오죽하면 지난 20여일간의 고건(高建) 대행체제가 훨씬 더 안정되고 안심되며 편안하다고 말하겠는가.
간단없이 계속된 측근비리는 그래도 감내할 수 있다. 어느 정파인들 비리·부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어느 한편에 특별히 가혹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대통령 자신이다. 그 대통령의 오도된 국가의식과 국가관리, 법치에 대한 몰이해와 의회주의에 대한 거부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며 의회주의다. 그 민주주의의 요체가 이렇게 밑뿌리째 요동쳐 본 적이 있는가. 누구의 잘못인가. 일반 국민인가. 여·야당인가. 그 누구도 아닌 대통령 자신이지 않은가. 느닷없이 헌법에도 없는 규정을 들고 나와 세상을 온통 소란스럽게 만드는가 하면, 별안간 헌법에 명시된 규정까지도 외면하는 돌출행동과 분별 없는 처신, 절제되지 않은 언행과 무작정으로 내뱉는 말들, 1년 내내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을 헤아려 본 일이 있는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이 모든 것의 결과라는 것을 부인하는 국민이 있겠는가.
심지어는 탄핵이 가능하도록, 지난 20여년간 지속되어 온 단순 야대(野大)를 하루아침에 거야(巨野)로 돌변시킨 사람도 대통령 자신이다. 그 거대야당이 대통령의 비정(秘政)을 탄핵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됐단 말인가. 거야든 아니든 국회 또한 국민의 대표자다. 그 한 축(軸)의 대표가 다른 한 축의 대표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탄핵했다면 그 탄핵은 지극히 합법적이고 민주적이다. 자유민주주의를 바꿔 절차민주주의(procedural democracy)로 표현하듯 ‘합법적 절차’는 민주주의의 시작이며 끝이다. 그 탄핵을 어떤 국민이든 자유로이 비판하고 반대할 수는 있다. 그렇다 해서 그 탄핵이 “잘못됐다”고 비방하고 규탄하는 것은 그만큼 민주주의의 성숙도가 낮은 사람들의 소견이며 행동일 뿐이다.
이제 새로이 마음을 가다듬어 생각하고 생각할 것이 있다. 그것은 다음 4년의 일이다. 이런 상태로는 지난 1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통과 희생, 질곡(桎梏)의 4년일 수밖에 없다.
국민간 갈등이 더 커지고 더 날카로워지고 더 깊어질 것은 불을 보듯 번연하다. 어느 대통령이든 잔여 임기는 첫 1년의 단순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나라든 다 치른 그 정치경험이 우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헌재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돌아오는 그 대통령의 심리적 공황을 상상해보라. 분노와 열등감, 복수심과 적개심, 거기에 대거 등장하는 경험 없는 정치 신인들의 오만과 실책, 그것이 되풀이할 악순환을 노무현 대통령은 예단하고 예단해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헌재(憲裁)의 결과에 관계없이 스스로 물러나 “새 판을 짜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이김(大勝)이요, 가장 큰 살림(大乘)이다. 피와 땀과 노고와 눈물로 만든 나라, 이대로 주저앉게 할 수는 없다. 노 대통령 혼자만의 결단에 나라의 장래가 걸렸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입력 : 2004.04.04 17:5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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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100자평은 총 27건입니다.
정준용(badukyi)
68 2 교수님 말씀은 백번 옳으나 쇠귀에 경 읽기로소이다.. (04/04/2004 19:06:12)
신상경(shinsangkoung)
39 4 노 대통령은 반성해야 한다. 자꾸만 사고치니까...조선일보가 공격하지 않습니까? 조선일보가 좀 비겁하지만 그래도..제 1위의 신문인데.. (04/04/2004 18:09:11)
이용재(leadership)
16 2 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네거티브'선거 전략인데, 자칭 개혁 세력, 진보 세력인 열우당과 그 패거리는 '네거티브'를 넘어서 '익스트림 네거티브'를 행하고 있다. 쌍욕과 저질스런 언행과 상대를 무참히 깍아내리는 저돌적인 행동. 그 무슨 말로 타이르겠는가? (04/04/2004 22:04:04)
조진만(c8jotsun)
12 58 국민의 8할은 이미 탄핵에 대해서 의견일치를 보았다. 진정 분열을 조장하는 족속들은 한민자와 배후세력인 조선일보 아닌가? 어떻게 2할이 8할보고 분열세력이라고 할 수 있지? 이런 기초 논리도 없는 잡문에 백만원씩 주는 조선일보... 탈세한 세금은 제대로 냈느냐? (04/04/2004 20:00:08)
이종두(ljd09)
8 60 지남 1년간 노통과 한나라당, 어느쪽이 없었으면 이나라가 잘되었을까? 답은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이 발목을 잡지 않고 노통의 정책을 견지했으면 지금과는 다른 나라가 되었을것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난 우리당을 지지한다. (04/04/2004 19: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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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復교수, 盧대통령 자진 퇴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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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4-04, 22: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