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톨릭·불교·원불교·천도교 등 5대 종단 소속 종교인 658명이 이명박 정부에 소위 “인도적 대북지원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법륜 승려,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김상복 목사,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박경조 前대한성공회 관구장 대주교, 함세웅 신부 등이 참석했다. 성명에는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를 비롯해 국내 대형교회의 내로라하는 목회자 136명이 이름을 올렸다.
발표된 성명을 보면 세상에 이렇게 ‘선량한’ 이들이 있나 싶다. 인용해본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와 같은 피를 나눈 동포입니다. 그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그 어떤 정치적 이유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모든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늘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저희 종교인들은 더 이상 북한 주민들의 죽음의 행렬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임과 동시에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이며, 민족통일을 앞당기는 일입니다. 식량지원을 통해 북한주민의 마음을 사는 것은 통일을 준비하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진 근본 요인은 물론 계속된 자연재해와 북한 농업정책의 실패로 시작된 것이지만,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지난 3년간 북한주민들이 겪는 이런 고통을 외면한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북한의 식량난은 “자연재해와 북한 농업정책 실패”로 인함이나 “한국정부의 외면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북한주민은 “피를 나눈 동포”이므로 “생명을 살려야 하고” 이것이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정착”함은 물론 “민족통일을 앞당기는 일”이라는 요지이다.
천안함, 연평도 50명 희생자의 피가 마르기도 전 또 다시 튀어 나온 이 성명에선 대한민국을 찾기 어렵다. 진실도 뒤틀어 놓았다. 북한의 90년대 중·후반 대량餓死(아사)의 원인이 사악한 김정일 정권 탓이 아니라 “자연재해” 또는 “정책실패” 심지어 “한국정부 탓”으로 몰았다.
김정일은 1년에 3억 불이면 굶어 죽은 300만 명을 배불리 먹일 수 있었음에도 40억 불을 스위스 비자금 계좌에 예치해 놓고도 식량구입에 쓰지 않았다. 파키스탄의 칸 박사를 13번이나 불러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8년 치 식량살 돈을 털어 94년 김일성 사후 궁전, 금수산기념궁전을 리모델링했다. “한국정부 탓”이 있다면 이런 김정일을 다시 살려낸 것이다.
북한주민을 가리켜 “피를 나눈 동포”나 “생명을 살리고” 운운한 부분은 記者가 아니라 하늘이 판단할 부분이다. 놀라울 정도로 고결한(?) 이들 제사장들은 어이없게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 공개처형이나 탈북자 강제송환·영아살해·강제낙태 등 지금도 김정일이 저지르는 끔찍한 참상에 대해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럴싸한 수사로 惡(악)에 대한 公憤(공분), 북한의 불편한 진실과 본질적 문제를 외면케 만들어 놓았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목사는 “종교가 연합해 북한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했고, 또 다른 목사는 “새로운 남북 평화의 시대를 열지 않으면 남북은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이 연합해 돕는 북한은 주민이 아니라 김정일 일족일 뿐이며 공멸할 대상이 김정일 일족과 영혼이 묶여 버린(soul-tie) 반역자, 비겁자들이라는 진실은 말하지 않는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28년을 보낸 김혜숙氏는 “북한에 곡식 한 알도 줄 필요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 쌀, 한 알 이거라도 (북한에서) 보기라도 했겠다. 한국은 북한 주민이 불쌍해서 먹으라고 보내주는데 주민에게 한 일이라도 들어가나? 왜 보내주나”
김씨는 최근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100개 보내면 10개라도 주민 손에 안 들어가겠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덧붙였다.
“아예 안 간다. 우리에게 총부리 대고 있는 군대에 가고 군대에서도 호위사령부에 가고 그 밑에 군대는 안 간다. 군대 아이들이 감자 먹는 걸 다 봤다. 내가 강냉이밥에 소금국이라도 먹었으면 여기 안 왔다. 오늘 한 끼 먹으면 내일은 또 어떻게 하나, (북한) 여자가 그 걱정한다. 내가 남한테 악하게도 안했다. 이젠 내겐 살겠다는 욕망도 없다.”
약삭빠른 한국인들에게 북한주민의 해방과 구원 같은 안타까움이나 연민까지 바라진 않는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 당시 순국한 故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一喝(일갈)하듯 “북한에 주는 식량은 우리 자식들을 죽이는 도구가 돼 돌아올 것”이다. 한국의 위기는 그래서 貪着(탐착)한 정치인 이전에 ‘절대적 惡(악)’마저 사랑한 한국인의 僞善(위선)과 거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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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결핵약 對北지원은 善인가 惡인가?
민간단체의 결핵약 對北지원이 재개된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쌀 지원은 안 해도 영·유아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막혔던 對北지원의 예외가 생긴 셈이다.
북한해방과 자유통일을 역설해 온 나로선 난감한 대목이 이 부분이다. 藥, 영·유아 지원은 막기도 어렵고 그렇게 할 명분도 약하다. 북한정권에 돈이나 현금을 주는 것도 아닌 불쌍한 아이들, 병 걸린 주민을 돕자는 것이다. 게다가 결핵은 전염병이다. 軍에 먼저 쓴다 해도 藥이 돌면 평범한 주민도 치료는 받을 것이다. 영·유아 지원도 그렇다. 당 간부 아이건, 군 장교 아이건 가련한 아이들 아닌가?
그러나 안타까운 일이다. 藥이나 영·유아 지원조차 한국인의 이기심과 두려움을 덮어주는 도구가 된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 공개처형이나 탈북자 강제송환·영아살해·강제낙태 등 김정일이 저지른 끔찍한 참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對北지원으로 ‘전환(轉換)’시키는 것이다. 악(惡)에 대한 공분(公憤), 북한의 불편한 진실과 본질적 문제를 외면케 만든다. 약간의 돈이면 2400만 동족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도 덜 수 있다. 아이를 살리는 것조차 반대하는 몰인정한 극우(極右)라는 비난도 면할 수 있다. 그래서 달콤하고 부드럽기 짝이 없다.
記者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藥이나 영·유아 지원이 나쁜 건 아니다. 악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핵심은 ‘우선순위(優先順位)’이다. 지금 당장 동족 누이들이 강간당하고 유린당하고 있는데 그들을 구하는 대신 지원만 하라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
藥이나 영·유야 지원이 나쁜 것도, 악한 일도 아니지만 긴급한 미션은 인권(人權)이다.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고, 공개처형 중단과 탈북자 강제송환·영아살해·강제낙태 저지를 위해 목청을 높여야 한다. 인권(人權)이 빠진 지원(支援)은 그래서 허망한 말이다. 藥 줘서 살려낸 뒤 다시 버리는 격이다. 마적 떼 같은 김정일 집단에 던지고 공개처형 당하도록 방관하는 일이다.
평양을 제 집처럼 오가는 이들을 보면서 탄복할(?) 때가 많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對北지원이 막히자 藥이나 영·유아 지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북한 어린이 돕기’, ‘왕진가방 보내기’, ‘좋은 약 보내기 운동’ 등 아이템도 다양하다.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립시다~” 브로셔만 봐도 가슴이 벅차다! 그리곤 북한의 끔찍한 인권 현실에 대해선 색맹(色盲)이 되어 버린다.
외국에 가면 더욱 심하다. 몇 주 전 뉴질랜드 강연을 갔을 때도 對北지원에 목숨을 건 ‘거룩한’ 목사를 만났다. 記者가 북한의 인권과 해방을 역설하자, 강연이 끝나기 무섭게 어느 목사는 “굶주리는 북한동포를 굶어죽게 내버려 두자는 말이냐?”며 핏대를 세웠다. 평양에 갔다가 며칠 전 왔다는 이 목사의 궤변에 적지 않는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서도 수차례 경험한 일이다. 대다수 대중은 2400만 북한동포를 해방하는 힘들고, 어렵고, 두려운 선택 대신 지갑을 열어 몇 달러 헌금하는 쉽고, 존경받고, 뿌듯한(?) 선택에 나섰을 것이다.
對北지원은 나쁜 것, 악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北韓인권이다. 인권이 빠진 지원은 북한의 지옥 불을 끄지 못한다. 서독이 동독을 도울 때 반드시 자유를 사오는 프라이카우프트(Frei kauft)라는 원칙에 따랐던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도 인권 개선을 조건으로 지원해야 북한에 진정한 변화가 온다. ‘무조건’ 지원은, 그것이 영·유아건 藥이건 한국인의 겁에 질린 조공(朝貢)이나 위선(僞善)이 되고 만다. 당신의 선한 행위가 선한 결과를 낳게 하려면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참 거룩한(?) 종교인 658명
- 金成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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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4-13, 10: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