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총무원장 자승)은 4월 15일 부처님오신날(5월10일) 애기봉(愛妓峯) 등탑에 봉축 점등할 계획이 없으며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계종은 노무현 정권시절, 남북한간 심리전을 하지 않기로 했던 남북 당국간 합의를 이유로 2004년 이후 애기봉 점등식을 중단해 왔다. 기독교계 역시 그동안 애기봉 점등을 중단해오다가 작년 성탄절 점등식을 재개했다.
 
조계종 측은 일부 불교단체가 군(軍) 당국에 부처님오신날 봉축 점등을 제안한 데 대해 “남북간 합의 정신은 지켜져야 한다는 게 종단의 기본 입장”이라면서 “등탑 점등으로 사회적 논란이 벌어진다면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의미를 훼손한다고 보고 지난 8일 점등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담은 공문을 국방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 뉴스를 접하는 순간 “대한민국 불교의 타락은 끝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종교는 잘 모르지만 불교의 가장 기본정신이 자타불이(自他不二)라는 것은 안다. 복잡한 교리적 설명 필요없이 자타불이는 글자 그대로 “너와 내가 둘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이는 타인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여기는 것이니, 곧 자비(慈悲)의 정신인 것이다.
 
애기봉 점등의 정신이 무엇인가? 바로 ‘자타불이’의 정신이다. 점등식의 주체가 기독교인이건, 불교도건 간에, 우리가 북녘땅 동포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 그들의 고통을 우리의 고통으로 느끼고 있으며 그들이 자유를 찾는 날을 기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사가 바로 애기봉 점등식인 것이다.
 
조계종단이 종단차원에서 애기봉 점등식을 반대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 북한동포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망각한다는 것, 북한동포들을 ‘자타불이’의 관점에서 보기를 거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조계종을 비롯해 한국불교계가 ‘자타불이’ 정신을 김정일집단과 야합(野合)하는 논리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 5월 남북 불교계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발표한 공동발원문에서 “부처님은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자타불이(自他不二)를 가르치시고 실천하시였다”며 “우리민족이 하나가 되어 6-15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하면 그것이 곧 자타불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일 정권의 압제 아래서 신음하는 북한동포들을 외면하고, 압제자 김정일과 야합하는 6-15선언의 이행이 ‘자타불이’라는 것이다.
조계종 등 한국불교계는 공동발원문을 낸 북한불교계라는 것의 정체를 알기나 하나? 그들이 가사 장삼 걸친 공산당 선전원들이라는 것을 알고 어울리는 것인가,모르고 어울리는 것인가?
 
하여튼 '자타불이'를 내세워 6-15선언을 합리화하는 것은 한국불교가 타락할 대로 타락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런 사고방식이 불교계를 지배하고 있으니, 학살자 카다피에게 불교계의 이름으로 ‘불교인권상’을 준 것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불교계의 타락 이유가 짐작이 가지 않는 바는 아니다. 한국 불교계는 그동안 기독교계나 천주교계가 민주화운동에 기여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사회적 발언력이 강해진 반면, 불교계는 그렇지 못하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때문에 뒤늦게 ‘진보’인 척 하고,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좌파의 농간도 상당히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뒤늦게 택한 그 길은 불교계를 그릇되게 이끄는 길이 되고 말았다. 훗날 불교계는 희대의 독재자 김정일집단과 야합했다는 오명(汚名)을 피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자타불이’의 정신을 외면, 아니 호도하여 악(惡)의 세력과 야합한 거짓 승려들은 죽어서 어디로 갈까?
모르긴 해도 말장난으로 악행을 쌓은 자들이 간다는 발설(拔舌)지옥이나, 자비심이 없고 차가운 성격으로 악업을 쌓은 자들이 간다는 한빙(寒氷)지옥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