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몸싸움 벌이는 강기갑과 국회를 빠져나온 홍정욱 의원
洪의원은 15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기권한 이유에 대해 “한·EU FTA에 적극 찬성하지만 법안심사소위에서 기습 처리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물리력을 동원한 의사진행에는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요컨대 기권은 국회暴力(폭력)을 막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洪의원의 ‘평화주의’는 不當(부당)하고 不法的(불법적) 暴力에 대한 傍觀(방관) 내지 回避(회피)일 뿐이다. 실제 洪의원은 해당 小委(소위) 소속도 아닌 민노당 강기갑 의원이 몸싸움을 하려고 현장에 뛰어들 때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민노·민주당이 多數決(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거부한 채 暴力을 쓰는데 자리를 피한 것이다.
洪의원이 진심으로 국회 내 暴力을 막고 法治(법치)를 실천하고 싶었다면 강기갑의 不當하고 不法的 행동을 막아야 했다. 그러나 그는 민노·민주당의 暴力을 막지도 못했고 설득도 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의원 다수가 이런 식이면 민노·민주 양당이 약간의 완력만 쓰면 못 이룰 것이 없어진다. 그들의 숙원인 한·EU FTA와 한·미 FTA를 좌초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보안법도 폐지시킬 수 있다. 6·15, 10·4선언을 밀어붙여도 막지 못한다. 공교롭게도 洪의원은 “위헌적 私文書(사문서)”, “對南적화의 초대장”으로 불려온 6·15와 10·4선언에 동의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洪의원이 본인의 ‘스타일’을 구기지 않으려 자리를 피한 것은 이해할 만하다. 강기갑 같은 자들과 멱살잡이 한다는 것 자체가 추잡한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은 美國의 세련된 정치판이 아니다. 4800만 남한의 국민은 물론 7천만 민족의 명운을 건 격렬한 이념의 전쟁터, 사상의 격전지이다. 조국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몸을 던질 생각이 없다면 그는 한국의 국회는 떠나야 한다.
노무현 정권 당시인 2007년 6월, 한 사석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 한 명으로부터 私學法(사학법) 통과와 얽힌 秘話(비화)를 전해들은 기억이 난다.
“열린당이 私學法을 통과시키려 할 때이다. 나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육탄으로라도 막아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하나같이 주저하는 분위기였다. 그 중 한 의원이 ‘몸싸움은 도저히 못 하겠다’며 빈정거렸다. 이유인 즉 자신의 양복이 ‘에메라르도 제나’ 인지 뭔지 하는 명품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정 그러면 좋다. 옷 찢어지면 대신 물어 주겠다’고 했더니 그 의원 하는 말 ‘내 양복은 450만 원 짜리에요’...나는 그만 말문이 막혀 버렸다.”
같은 자리에 있던 보수논객들은 “私學法이 그놈의 450만 원짜리 양복 덕분에 통과된 것을 알게 됐다”며 “대한민국 의정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라고 혀를 찼다.
비슷한 이야기는 전여옥 의원의 ‘나는 한나라당에 절망한다’는 같은 해 6월호 월간조선 기고문에도 나온다. 私學法 통과 당시를 묘사한 부분을 인용하면 이렇다.
“표결이 있는 날 원내대책은 없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쯤 모이자는 것이 원내대책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유유히 점심을 먹는 사이에 열린당은 일사불란하게 모여서 私學法을 통과시켜 버렸다. 차라리 몸싸움을 하다가 나가 떨어졌다면 그렇게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눈 뜨고 앉아서 당한 꼴이었다.
당시 강재섭 원내대표는 ‘내가 사표를 내겠다’며 그냥 털고 일어섰다. ‘열린당 원내대표단에게 당신들이 강행처리하면 내가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강행처리를 하지 않을 줄 알았다’고 했다.
나는 그때 정말 놀랐다. ‘이것이 정당인가? 그리고 이 사람이 야당의 원내대표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나는 의원총회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 場外(장외)투쟁을 해서라도 4대악법, 私學法의 문제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몸집 큰 한나라당이 소수의 민노·민주당에 끌려 다니는 이유는 간단하다. 450만 원 양복 때문에 또는 국회暴力을 막기 위해, 그때그때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은 이기심이다. 대한민국적 價値(가치)에 대한 신념보다 자신의 정치적 욕심이 앞서는 탓이다. 이념 없는 貪慾(탐욕)집단과 탐욕 적은 理念(이념)집단의 싸움이 될 2012년은 미리부터 불안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