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에 이어 그레이엄이다. 라디오프리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사마리탄스 퍼스(Samaritan Purse) 회장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사진)는 12일 폭스뉴스(Fox News)에 출연, “주민들이 기아의 위험에 처한 현실을 직접 확인했다”며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호소했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세계적인 부흥사로 알려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이다.
10일~12일 북한에 다녀온 그레이엄 목사는 “평양을 벗어나 압록강邊(변) 북·중 국경지역까지 옮기면서 여러 협동농장을 직접 둘러봤다”며 “조만간 어린이들이 영양 부족으로 뇌를 손상될 수도 있고 성장을 멈출 수도 있습니다. 북한에 식량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목사의 방북을 동행 취재 중인 팍스뉴스는 이날 밤 11시30분부터 생중계된 방송 도중 협동농장에서 만난 농장원의 인터뷰도 내보냈다. 또 “북한 주민들이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굶어 죽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자연재해가 농작물 생산에 피해를 입힌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거죠.”라고 논평했다.
보수적 논조를 유지해 온 팍스뉴스가 대북지원을 주장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그레이엄 목사의 행보는 특이할 게 없다. 그는 2009년 10월13일에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에게 선물을 전하고, ‘아동학대극’으로 비난받는 북한체제 선전극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그는 당시 평양에 새로 짓는 치과병원에 19만 달러 상당의 의료장비와 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류의 사람들 주장은 언제나 똑같다. 그레이엄 목사는 물론 팍스뉴스 역시 북한의 식량난이 先軍政治(선군정치)라는 김정일의 무기개발·무기수입과 主體思想(주체사상)이라는 김일성 우상화·신격화의 ‘의도된’ 결과임은 말하지 않는다. 김정일의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며 식량구걸 詐欺劇(사기극)에 공범이 되곤 한다.
더욱 악한 것은 아사자 태반이 북한의 수용소에서 나온다는 진실을 외면케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굶주리고 아이들이 죽어가는 게 걱정된다면 수용소부터 해체해야 하는데, 支援(지원)은 말해도 人權(인권)은 말하지 않는다.
2.
최근 식량난이 심각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들은 2009년 11월 화폐개혁 이후 북한 내 餓死者가 數萬(수만) 명에 달했을 것이라 말한다. 요덕수용소 출신인 강철환氏는 4월17일자 주간조선 기사에서 이 기간 7만 명가량 굶어죽었다는 어느 북한 소식통 주장을 전했다. 보위부 출신의 탈북자 A씨는 “7만 명은 못 되도 3~4만 명은 달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했다.
3만이건 7만이건 엄청난 숫자다.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90년대 중·후반도은 물론 지금도 다르지 않다. 탈북자들은 “지금도 餓死者 중 절반 이상은 정치범수용소 등 각종 수감시설에서 죽어간 이들일 것”이라 말한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역시 “가장 많이 굶어 죽는 곳은 허약 1도, 2도, 3도로 약해져 죽어가는 수감자들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수감시설에 갇힌 사람들은 영양실조로 말라가면서 꼽추나 불구자가 되어 간다. 혹독한 노동으로 팔·다리를 잃거나 凍傷(동상)으로 손가락·발가락이 잘려나간다. 이들 수감시설 가운데 가장 끔찍한 곳이 정치범수용소이다.
“옥수수와 소금 그리고 음식찌꺼기로 만들어진 국과 같이 빈약한 배식을 받아 하루에 14시간씩 일을 하고 하루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더 오래 일을 해야 합니다. 보통 10시 넘어서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하며 일을 완료하지 못한 사람은 잠을 아예 자지 못합니다. 평균 열 명 중 네다섯 명은 다치거나 질병으로 죽습니다(강철환, 77~87 요덕수용소 수감)”
“수용소에서는 당신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야 합니다. 나는 살아남기 위해 많을 것을 해야 했습니다. 개의 음식을 빼앗아 먹고 뱀, 개구리, 쥐를 가리지 않고 어떤 것이든 먹었습니다.(김태진, 88~92년 요덕수용소 수감)”
“그곳에 사는 이들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닙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야수나 짐승과 같습니다. 살아남는 이들은 대게 그 이후에 몇 년 정도 더 살 수 있습니다.(안명철, 87~94 11·13·22·26호 간수)”
최근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펴 낸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긴급대응(以下 긴급대응)’ 보고서는 “72년 이후 정치범수용소에서 죽어 나간 사람은 최소 50만 명에서 1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20%의 사망률로서 북한이 90년대와 2000년대 일반 주민 사망률로 UN에 보고한 0.59%, 0.88%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라고 적고 있다.
실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던 탈북자들은 자신이 속한 ‘區域(구역)’에서 굶어 죽은 사람들에 대해 “50명 아이들 가운데 5년 간 30명이 죽었다(강철환)”, “400~500명 중 2~3명은 매달 죽었다(김태진)”, “300명 중 일 년에 대략 10% 가량인 30명씩 죽었다(김영순, 70~78년 요덕수용소 수감), “2500~3000명 중 매달 40여 명이 죽었고 연간 500명이 넘었다(이영국, 95~99년 요덕수용소 수감)”, “정치범수용소 완전통제구역 초기 3개월 간 사망률은 20~30%에 달한다(이영국, 95~99 요덕수용소 수감)”고 ‘긴급대응’ 인터뷰에서 증언했다.
“곤경에 익숙한 이들은 5년에서 10년 정도 살아남는 반면에 순탄히 살아온 이들은 1~2년 이상 살아남지 못한다.”, “40세까지는 살아도 50세까지는 살지 못한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처럼 수용소 안에서 아무리 살려고 버둥거려도 폐렴·결핵·펠라그라병, 영양실조로 10년이면 모두 죽어나가는 셈이다.
3.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한 북한의 수용소 시설은 확인된 것만 480곳에 달한다. 그러나 상황은 노동교화소 같은 곳도 마찬가지다. 함북 회령 정거리 12호 노동교화소에서 7년을 살았던 탈북자 임정진氏는 “2000년 초 屍體(시체) 실은 차가 하루 트럭 한 차 이상 나왔고 2007년 출소할 때조차 하루에 두 세 명은 죽어나갔다”고 말했다. 임氏는 “800명 정원에 1600명 정도 수감된 교화소에서 시체는 끝없이 나왔고 대부분 허약(영양실조)으로 죽어 갔다”고 한다.
정치범수용소·노동교화소·노동단련대·집결소·구류장.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전달하는 지원은 이곳에 ‘절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僞善者(위선자)들은 북한에 주는 식량이 住民(주민)이 아니라 政權(정권)을 살리는 것임을 ‘어렴풋이는’ 알면서도 “인도적”이라는 화려한 말장난을 서슴지 않는다. 정작 북한의 기아가 염려된다면 수용소부터 없애야 함에도 그들이 외치는 支援(지원)에는 人權(인권)이 빠져 있다. 북한과 그 배후의 중국·러시아 같은 唯物論(유물론) 세력의 위협과 회유에 굴복해 세상의 권세를 탐하는 것이다. 탈북자들은 절규한다.
“이러한 상황이 북한에 일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국제사회가 침묵하고 있을 수 있는가? 이건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고 있는 사람에 대한 문제다. 모두 핵문제를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그렇게 중요치 않다. 핵문제는 정치범수용소 제도 때문에 있는 것이다. 핵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수용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정치범수용소는 김정일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다. 그는 수용소를 통하여 사회를 지배하고 있고 무기를 통하여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고 있다. 만약 정치범수용소가 없었다면 핵무기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용소는 그의 지배를 상징하고 있다. 만약 수용소가 제거된다면 인권이 회복되고 북한이 열릴 것이고 핵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만약 핵문제만 논의되고 수용소와 근본적 문제점들은 제거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강철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