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혁명 50주년 아침, 새로운 '保守革命'을 꿈꾼다

때로는 기성체제, 기득권세력을 깨뜨리고 파괴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게 진정한 ‘保守’일 수 있다

5월 16일 아침이다. 5-16 50주년이 되는 이 아침, 5-16은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5-16에 대한 역사적 평가, 혹은 5-16이 쿠데타냐 혁명이냐 하는 논란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5-16 이전의 한국’과 5-16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의 한국은 너무도 다른 나라이기 때문이다. 5-16을 계기로 한국은 엄청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격변을 거쳤다. 그리고 그 결과로 볼 때, 5-16은 크게 보아 대한민국의 역사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물론 좌파들은 이러한 주장에 거품을 물면서 반대하겠지만).

 

5-16의 逆說

 

5월16일 새벽, 박정희 장군이 이끄는 해병대, 제1공수단, 6군단 포병대 등 3600여명의 병력이 장면 정권을 타도한 행위는 분명 쿠데타였다.

그 이후 한국은 산업혁명 단계에 들어갔고, 그 결과 구축된 물질적 토대를 바탕으로 민주주의까지 성취했다. 경제발전에 따라 사회구조도, 문화도 바뀌었다. 그런 점에서 5-16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영역에서 한국 사회를 바꾸어 놓은 ‘혁명’이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5-16의 의미가, 그 역사적 평가를 넘어 새롭게 다가온다. 그것은 지금 이 시점에서 ‘보수(保守)’란 무엇인가, ‘보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관련된 문제이다.

 

‘보수’는 글자 그대로 ‘지키는 것’이다. 기성의 체제, 질서를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그 체제-질서를 지켜나가되, 잘못된 부분들은 점진적으로 보수(補修)해 나가자는 것이 보수다. 그런 점에서 ‘보수’는 기성체제를 맹목적으로 고수하려는 ‘수구(守舊)’와는 구별된다.

 

물론 5-16은 일반적인 ‘보수’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5-16은 무력(武力)으로 기성체제를 전복시킨, 급진적인 혁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5-16은 기성 체제를 뒤집음으로써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여기에 5-16의 역설(逆說)이 있다. 5-16은 장면 정권이라는 합헌(合憲)정부, 정상적인 헌정질서를 무너뜨렸지만, 그 위에서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정치발전의 토대를 만듦으로써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것은 물론,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5-16은 군사반란이고, 쿠데타였지만, 결국은 대한민국을 ‘보수’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기성체제나 기득권세력을 무조건 옹호하는 게 ‘보수’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로는 기성체제, 기득권세력을 깨뜨리고 파괴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게 진정한 ‘보수’일 수 있다는 얘기다.

 

'保守革命'

 

생각해 보라.

 

저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한나라당, 그걸로도 모자라 ‘민노당 2중대’를 자임하고 나서는 한나라당이 우리가 ‘보수’해야 할 대상인가?

 

우리의 2세들을 망가뜨리는 독극물 같은 한국사 교과서를 아무 고민 없이 공인해 준 이명박 정권이 우리가 ‘보수’해야 할 대상인가?

 

건설적인 ‘투자’ 대신 ‘투기’와 ‘작전’으로 주가를 조작해 몇 백억원씩 챙겨가는, 그럼으로써 ‘못 가진 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철부지 재벌 3,4세들이 우리가 ‘보수’해야 할 대상인가?

 

서민들의 피땀 어린 돈을 사취해간 부산저축은행의 오너와 임직원들, 그들의 범죄에 공범이 된 금융감독원 직원들, 그들이 우리가 '보수'해야 할 대상인가?

 

‘전관예우(前官禮遇)’의 구태(舊態)에 물든 판-검사들, 고관대작(高官大爵)들이 우리가 ‘보수’해야 할 대상인가?

 

이념도 철학도 없는, 기회주의적 족벌(族閥)언론이 우리가 ‘보수’해야 할 대상인가?

 

국가건설자로서의 열정을 잃어버리고 ‘영혼 없는’ 월급쟁이로 전락한 공무원, 군인들이 우리가 ‘보수’해야 할 대상인가?

 

그들은 우리가 ‘보수’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들을 ‘보수’하려는 것은 ‘수구’고 ‘반동’이다.

 

5-16 후 50년, 이제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혁신’과 ‘국가개조’를 요구하고 있다. ‘혁신’이고 ‘개조’라고 해서 그게 다 선(善)은 아니다. 어느 방향으로의 ‘혁신’이고 ‘개조’냐가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정체성(正體性)과 정통성을 공고히 하는 바탕 위에서 자유를 확산시키는 것, 그래서 궁극적으로 자유통일을 달성하는 것, 그게 우리가 나가야 할 ‘혁신’이고 ‘개조’의 방향이다.

 

이를 위해서 진정한 ‘보수’라면, 기성체제와 기득권을 뛰어넘는 사고(思考)와 행동을 모색해야 한다.

앞에서 열거한 부패하고 무능하고 무기력한 기득권세력과는 결별한, 치열한 자기반성과 투쟁을 통해 새롭게 단련된 ‘보수’가 나와야 한다.

 

총칼을 들고 쿠데타를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보수’세력도  혁명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 그  혁명의 결과 대한민국을 ‘보수’할 수 있다면, 그게 진정한 보수다.

 

'혁명'을 꿈꾸는 '보수'

 

'革命'이란 말은 '명을 바꾼다'는 말이다. '가죽 革'자(字)가 왜 '바꾼다'는 뜻이 되었을까?

옛날 종이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나무 조각이나 대나무 조각에 글을 쓰고, 이를 가죽끈으로 묶어 책(冊)을 만들었다 ('冊'이라는 글자는 바로 나무 조각을 묶어 놓은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시간이 흘러 책을 묶은 가죽끈이 낡으면, 그 가죽끈을 바꾸었다. 그래야 책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보존하기 위해 가죽끈을 바꾸는 것, 이게 '改革'이다. '革'이라는 글자가 '바꾸다'라는 의미를 갖게 된 것도 여기서 비롯된다 (革命, 革新 등).

 

'책'이라는 중요한 본체(本體)를 지키기 위해서는 가죽끈을 바꿀 수 있는 것처럼, 아니 바꾸어야 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이라는 국체(國體)를 지키기(保守) 위해서는 얼마든지 개혁하고 혁명할 수 있다.

물론 개혁이나 혁명을 빙자해 대한민국의 국체를 전복하는 행위는 반역이다.  반역만 아니라면, '보수'도 '혁명'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5-16은 바로 이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물론 그러한 혁명주체세력은 하루 아침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사람을 기르고, 의식화하고,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10년이 걸릴 수도 있고,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진짜 보수'를 만들어 내야, 다시는 이명박 같은 인간에게 속지 않는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산다. 이 혁명은  의식혁명이고, 문화혁명, 사상혁명이다. 이러한 지적(知的) 인프라가 구축되어야만 궁극적으로 정치혁명도 가능하다.

 

이 아침, 나는 21세기 5-16을 꿈꾼다. ‘21세기 장면 정권’인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 그들로 대표되는 '낡은 보수' '가짜 보수'에  대한 5-16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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