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 출신 몇 명의 惡은 전체 광주일고의 惡이 아니다

지역주의자들의 '도덕적 완벽주의' 폐해
광주일고 출신들의 부산저축은행 착취사건에 대한 글이 조갑제닷컴과 뉴데일리 등에 게재되면서 광주(일고) 출신들의 항의 전화, 음성녹음, 문자메시지 등이 끊이지 않게 나를 향하고 있다. 광우난동사태 당시에 그 폭란세력의 본색과 향배를 2008년 4월 29일 올인코리아에 기사로 게재하여 한 시간에 500여 댓글이 달리면서 하루 종일 시달린 적이 있다. 광우난동사태 촉발 초기(4월 29일-5월 5일 정도)에 올인코리아, 조갑제닷컴, 빅뉴스 등 사이트들이 다운되거나 혹은 장애가 발생했다. 그렇게 대대적으로 애국사이트들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선동이 좌익세력에 의한 조직적인 반정부 폭동이겠구나'하고 나는 판단했었다. 하루에 수천 건의 항의 전화와 메시지와 댓글에도 별 불만이나 위협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나는 항의에 익숙하다. 아직까지는 한국사회에 민주주의가 살아있다고 감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에 대한 나의 글(광주일고 出身 마피아, 부산서민 착취극)에 대해서도 비슷한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18일부터 19일 아침까지 줄기차게 나의 글에 대해 항의전화가 오고 있다. 지역과 학연의 편견에 근거한 듯한 항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는 '지역주의가 난독증을 낳는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자신이 필요한 것만 읽고 필요하지 않는 것은 읽지 않는 전형적인 난독증(難讀症)을 항의자들은 보여줬다. 내가 분명히 "광주일고의 절대 다수의 동문들은 건전하겠지만, 이번 부산저축은행의 광주일고 금융마피아는 참으로 부도덕했다"고 적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광주와 광주일고를 싸잡아 마피아로 욕 하느냐'고 난독증세를 보였다. 광주일고 출신 몇 명의 마피아적 행위에 광주일고 전체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큰 학교에는 영웅도 나오고 역적도 나오기 때문에, 광주일고 출신의 한 범죄에 광주일고 자체를 비난하면 안 된다.

이들이 나를 향해서 한 문자메시지의 욕설을 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런 걸 기사라고 쓰냐. 너 내 눈에 띄면 눈구멍 파 버린다. 지금이 70년대냐. 이걸 국민들이 모를 까봐 병신(44444444)", "이런 기사 써서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그 학교가 무슨 마피아 집단이라고 넌 빈라덴만도 못한 놈이야.. 사망지름길에 '올인'해라(XXX-3463-47XX)", "중국이란 일본에서 후원받아 지역감정 부추겨 한국분열시키려는 정신질환자라서 넌 참 좋겠다(XXX-4601-38XX), "뉴데일리가 뉴라이트 소설 쓰는 기자신문이라더니, 어찌 이리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선동하는 기사를 쓰나. 그럼 IMF 금융위기는 경기고 부산고 출신 금융마피아의 전국민 착취사건?(XXX-8621-95XX)",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경상도 전라도 운운한단 말이요. 정신차리시오(1004)" 등이다. 이 밖에 '익명의 군중이 보여주는 야만성'이 잘 담긴 음성 및 문자 메지시들도 있다.

그리고 전화로 계속 이어지는 항의 내용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욕설이 내포된 난독증(難讀症)의 표출이었다. 항의전화는 대부분 흥분된 목소리로 패륜성 발언을 한다. 그리고 올인코리아의 자유게시판에는 "(나의 글을 보고) 조영환씨! 어떤 공부를 하셨고 주관이 있는지 모르지만, 지역색 조장하고 편파적인 시각을 보면 절대 올바른 사람은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학식이 있고 양심이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아세요.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은 편협하고 유치한 시정잡배에 불과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좀 더 상식적이고 근거 있고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시길 바랍니다"라며 "참고로 저는 국내 일반회사원이고,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자부하는 사람입니다. 학력은 대학원이고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입니다"라는 젊잖지만 지역주의와 도덕주의(moralism)의 한계를 품고 있는 한 네티즌(필명: 일반시민)의 주장도 있었다.

이 항의들에 (지연과 학연에 근거한) 분파주의적 증오가 있었다. 광신적 지역주의자의 특징은 절대로 자기지역은 비판되지 않을 성역으로 착각하는 증상이다. 자신이 속한 가족, 학교, 단체, 지역, 국가에는 인간사에 보편적인 영광과 치욕이 있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부정한다. 모든 인간단체에는 영웅도 있고 역적도 있고, 도둑도 있고 경찰도 있고, 망국노도 있고 애국자도 있기 마련이다. 고로 자신이 속한 단체에 무슨 영광이나 치욕이 있다고 해도, 자신을 완전히 일치시킬 필요가 없다. 그런데 자신이 속한 단체에 자신을 절대적으로 동일시(identify)하는 광신적 지연주의자나 학연주의자는 자기단체의 영욕과 선악에 자신의 존재를 거는 지적 무지와 교만을 맹목적으로 자행한다. 영호남을 가리지 않고, 맹목적 학연주의와 지역주의와 혈연주의는 군중인간의 무지와 교만의 산물로서, 애향심과 구별되어, 똑같이 비판받아야 한다.

이런 맹목성이 바로 애향주의와 지역주의의 차이다. 애향주의자는 지역의 장단점을 모두 안고 가면서, 자신이 속한 고향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겸손한 인간이다. 그런데 지역주의자는 자신이 동일시하는 지역의 단점을 절대로 말하지 못하고 하고 장면만 동네방네 떠들면서, 지적으로 무식하고 도덕적으로 교만하고 권력적으로 폭력적인 모습을 만방에 연출한다. 지연주의, 학연주의, 혈연주의와 같은 분파주의의 특징은 바로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시인과 수용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교만하고 무식한 인간들을 상대로 군중선동가는 가장 성공적으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인간과 집단의 유한성에 대한 인정(recognition)을 불용하면, 악마적인 전체주의 집단이 된다. 지금 '죄 많은 자유대한민국의 건설세력'에 도전하는 '거만하고 순결한 종북좌익세력'은 '거룩한 가면을 쓴 전체주의적 악마'들이다. 민주주의는 자신의 유한성을 고백하는 겸허한 죄인들의 고상한 정치제도이다.

김대중과 김일성은 이념적, 지역적, 정치적, 국제적으로 분파주의를 악용한 전체주의 선동꾼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반대자사 몰살하고 찬양자들만 모여서 생지옥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김대중 패당이 5.18광주사태나 혹은 민주화운동을 우상화 하면서,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건설해온 대한민국의 애국세력을 마치 없어져야 할 세력으로 심지어 한국사 교과서에서 가르치려고 달려드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전체주의적 속성을 띠는 분파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이승만과 박정의와 전두환에게는 필요악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김대중과 노무현의 고의적 반란과 반역의 행위까지도 간과하는 외눈박이들이 바로 분파주의자들의 특징이다. 선과 악이 뒤엉킨 인간과 집단의 본질과 운명을 전체주의자들은 모르거나 무시한다. 모든 형태의 광신적 전체주의자들은 이분법적 세계관에 눈 멀어서 실존세계의 근본적 애매성을 보지 못하는 외눈박이들이다.

다시 부산저축은행에 관련된 광주일고 출신들의 이야기를 좀 해야 하겠다. 부산저축은행의 주범들은 지금까지 한국 금융비리 역사에서 가장 학연이 집중된 사례이다. 언론이 적절하게 부산일고 출신들의 금융사기극이었다고 알려주는 것은 지역주의가 아니라 사실보도로서, 오히려 파괴적 지역주의를 완화시키는 순기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지역과 학교에 대해서는 잘만 보도하던 언론들이 이렇게 7-9조원 규모의 금융비리사건에 집중적으로 개입된 광주일고 출신들을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는 것은 바로 지역주의의 변태적 표현이라고 판단된다. 지역주의는 고의적으로 남의 지역을 차별하는 적극적 형태를 띠는 경우도 있고, 이번 부산저축은행의 사례처럼, 특정 지역이나 학교를 고의적으로 두둔하는 소극적 형태로 표출되는 경우도 있다. 부산저축은행과 광주일고 출신과의 관계를 은폐하는 언론의 보도 행태는 지역주의의 한 병폐라고 본다.

광주일고는 인재들이 많은 광주의 명문이고,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지금 국무총리를 비롯해서 광주일고 출신 인재들이 많다. 이는 지난 번에서 언급했듯이, 지방명문들이 많이 한국사회의 지도층에 진출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현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방명문 출신들이 일으킨 범죄행위를 억지로 가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한 사람이 속한 가족과 학교와 지역과 단체와 국가에는 애국자도 있고 범죄자도 있는 현상이 선과 악이 혼재한 인생사의 보편적 모습이다. 한 가족과 학교와 지역과 단체와 국가에서 범죄자가 나왔다고, 그 집단들이 모두 범죄집단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애국자나 나왔다고 과도하게 우쭐댈 일도 없고, 범죄자가 나왔다고 과도하게 위축될 일도 없다. 몇몇 광주일고 출신들의 부산서민 착취범죄가 곧 전체 광주일고의 범죄가 아니다.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을 누구도 오독(誤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속한 집단에 영웅이 나왔다고 자신도 동시에 영웅으로 착각하거나 혹은 역적이 나왔다고 자신도 동시에 역적으로 착각하는 정치적 미개인들이 있는데, 이들을 두고 집단의 소속감에 개체성을 잃은 군중인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연과 학연과 혈연에 얽매여서 자신과 집단을 분화시킬 능력이 없는 정치적으로 미개한 인간들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정치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한결 같이 주장한다. 자신을 집단에 적절하게 소속시키고 적절하게 분리시키는 능력을 가진 비판적 시민들만이 민주제도에 긍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부터 자신을 분화(differentiation)시키는 능력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작동시킬 중요한 변수다. 지역주의, 학연주의, 혈연주의는 모두 집단적 소속감에서 분화되지 못한 군중인간들이 낳는 정치사회적 병폐이다. 겸허한 자유인은 자신의 연고에 '비판적 자긍심'을 가진다.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의 범죄는 인적 구성으로 봐서 '광주일고 출신들의 부산서민 착취사건'으로 봐도 무방하다. 경영진, 대주주, 감독자들이 광주일고 출신들로 구성되었다면, 그 정도의 개념은 지역주의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부산저축은행 그룹 박연호 회장과 김양 부회장, 김민영 부산2저축은행장은 모두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금융감독원(옛 증권감독원) 출신인 문평기 부산2저축은행 감사는 박 회장의 고교 2년 선배다. 부산저축은행의 자금 조달에 참여한 KTB 자산운용 장인환 사장 역시 광주일고 출신이라고 한다"나 "부산저축은행이, 광주일고 출신 김양 부회장 등 임직원 170여 명의 지인과 친인척 앞으로 대출한 돈은 모두 7340억 원에 이른다. 임직원들의 부모형제는 물론 처남댁, 매제, 처제 등 사돈의 팔촌에까지 빌려준 6400억 원의 대출금은 회수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중앙일보와 KBS의 보도를 보면, '광주일고 출신 범죄'라고 할만하다.

이에 대해 광주일고가 집단적으로 범죄의 주범이라고 욕하거나 방어할 필요도 없다. 광주일고는 역사가 깊고 인재가 많은 명문학교다. 그 중에는 영웅도 나오고 역적도 나오고, 애국자도 있고 범죄자도 있기 마련이다. 이번에 부산저축은행 금융사기사건에 광주일고 출신들이 극히 일부 개입되었다고 해서, 광주일고 전체가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 다른 모든 학교들처럼, 광주일고에는 훌륭한 도덕가도 나오고 추악한 범죄자도 나오기 때문이다.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에 광주일고 출신들이 마파아 행각을 보였다고 광주일고가 곧 마피아 집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 광주일고는 지연과 학연을 넘어서는 지성과 도덕을 지금도 따로 견지하면 된다. 나도 광주일고 출신의 외교관 친구에 대한 우정과 존경을 변치 않고 있다. 자신(자기집단)을 비판불가의 순결한 인간(집단)으로 착각하는 교만은 최악의 구제불능 상태다. 김일성, 김정일, 김대중의 악은 바로 이런 교만의 악이다.

이번에 부산저축은행의 금융사기 마피아들을 광주일고 출신들이 먼저 비판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학연과 지연을 초월하는 '보편주의적 민주시민'이 되는 모범을 광주일고가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역주의와 학연주의에 갇혀, 지역과 학교에 대한 정당한 비판까지도 부정하게 되면, 잘못을 고칠 기회를 거부하고 분열의 원인을 근원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진짜 분열주의자는 언제든지 인간(특히 집단)의 유한성(limitation)을 수용하지 못하는 교만한 자들이다. 지연과 학연과 혈연에 갇혀, 자기집단에 대한 비판을 거부하는 분파주의자들이 진짜 분열과 갈등의 주범이다. 자신이 속한 학교와 지역과 집단의 잘못을 자신이 먼저 비판하고 개선할 때에, 민주주의는 작동된다. 나는 정의의 빛고을 광주의 광주일고가 진짜 명문이라면, 그런 도덕적 능력을 가장 먼저 한국사회에 보여줄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무수히 날아오는 비난의 목소리와 메시지를 보면서, 위대한 광주일고 동문들이 '부산저축은행 금융 마피아'를 먼저 비판해야 한다는 나의 요구가 너무 고급 윤리도덕과 정치의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회의한다. 하지만 '민주와 평화'라면 광주가 떠오르는데, 광주(일고)가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자아유한성의 인정에 모범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진실과 정의의 구현에 자기희생이 따른다. 이번 부산저축은행의 주범들이 광주일고 출신들이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언론들이 회피해도, 나는 지적해야 하겠다. 명문 광주일고 출신들에게 거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광주일고 출신들에게 지역주의나 학연주의 극복에 첨병이 되길 요구한다.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을 광주일고 출신들이 앞장서서 진실하고 공의롭게 해결되도록 돕기 바란다. 호남의 명문고 출신답게!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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