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표적 '사용자제' 지침은 '사용금지' 의미"

"軍스스로 정치적 용어 사용, 군인정신 흩트려 놓아"...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국방부가 북한과 일부 남한 언론의 선동에 못 이겨 ‘김일성 3부자 사진이 담긴 사격 표적지’의 사용을 자제하고, 표준 표적지를 사용토록 지침을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軍의 이 같은 조치는 일부 일선부대에서 사용되고 있는 ‘북한 3대 세습독재자 사격 표적지’를 소개하며 이를 문제 삼은 ‘노컷뉴스’와 문제의 기사를 그대로 받아 쓴 언론, 그리고 이에 농춘화답(弄春和答)이라도 하듯 성명을 통해 우리 군의 훈련을 문제 삼은 북한의 작품이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 3월31일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TV토론회에서 “북한이 도발하면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며, 도발의 원점 뿐 아니라 그것을 지원하는 세력까지 (대응타격에) 포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민구 합참의장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로 북한 정권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자비한 존재임이 확인됐다”며 “북(北)도발 시 도발원점과 이를 지원하는 세력까지 철저하게 응징해 도발의지 자체를 박탈할 것”이라고 했었다.


이처럼 북한 도발에 대한 ‘초(超)강력응징’(?)을 주장했던 국방 관계자들이 일부 언론의 편향된 보도와 북한 국방위원회의 성명 하나 때문에 하루아침에 북한에 용두사미(龍頭蛇尾)처럼 꼬리를 내려 버렸다. 삼류(三流) 코미디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우리 軍의 일관된 저자세는 이미 예견된 사태다. 최근 몇 달 동안 애국 단체 ‘국민행동본부’(본부장 徐貞甲)가 겪은 일련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단체는 지난 3월26일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맞아 강원도 철원 인근에서 대북 풍선을 날리려다 포클레인과 트럭을 동원한 괴한들의 ‘폭력저지’로 무산됐다.

앞서 해당 지역 모 부대장은 “민간단체 전단지 살포로 GDP 지역 내에 적의 포격도발 가능성이 농후하여 민간인들은 오전 10시까지 철수하라”며 “10시까지 철수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피해발생이 있더라도 군부대 내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뿌리기도 했다.

당시 사건 발생 후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및 중앙방송(대내방송) 등은 “남조선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주민들이 악질 보수분자들의 책동을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극우단체 국민행동본부는 우리 공화국을 악랄하게 헐뜯는 삐라 6백만 장이나 날려 보내려 했다”면서 “이에 격분한 주민들이 뜨락또르(트랙터)와 화물차로 길을 봉쇄하고 보수분자들과 맞서 완강히 싸웠다”고 추켜세웠다.

▲국민행동본부는 지난 4월6일 오후 대북(對北)전단 18만장이 들어간 풍선 10개를 경기도 연천군 삼곶리에서 날리려 했으나, 육군○○사단 ○○연대 홍 모 소령과 함께 나타난 1개 소대 병력(30여명)에 의해 저지당했다. 軍은 이날 소총으로 무장한 채 현장에 나타나 보수단체 회원들을 포위했다. 軍의 저지를 받은 국민행동본부는 오히려 경찰들의 보호를 받으며, 10개의 풍선 가운데 3개(전단지 18만장)만 날린 뒤, 황급히 현장을 떠났다.

▲국민행동본부는 또 지난 4월14일 경기도 연천에서 기습적으로 대북전단을 날려 보냈다. 당시 단체는 대북전단 300만 장과 미화 1달러 지폐 2,000장, 이라크와 리비아 등 중동에서 일어난 ‘재스민 혁명’을 알리는 전단을 풍선 50개에 매달아 보냈다. 그러나 이날 대북전단 날리기 과정에서 인근 부대 장병들이 현장에 나와 풍선 날리기 행사를 저지하려 했었다.

국방부의 ‘북한 독재자 사격 표적지’ 사용 자제 지침 문제와 관련,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일 <조갑제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문제의 사격 표적지(김일성 3부자 표적지)를 사용하고 안하고는 일선 부대의 지휘관 재량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국방부는 단지 훈련과정에서 ‘가급적’이면 표준 표적지를 사용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상명하복’(上命下服)의 軍속성상 이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점이다.

軍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예비역 육군대령 출신의 서정갑(徐貞甲)국민행동본부장은 “국방부가 하급부대에 지침을 내리면서 ‘사용자제’란 표현을 쓰면, 상명하복의 軍조직 특성상 일선부대의 지휘관들은 당연히 ‘사용금지’라는 표현으로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徐 본부장은 이어 “‘사용자제’또는 ‘가급적’이란 표현은 군인정신에도 어긋나는 ‘정치적’ 용어다. 유사시 명령에 따라 생사가 갈리는데 한다면 하고 말면 마는 것이지 애매한 표현을 사용해서 국방부 스스로 일선지휘관들의 정신을 흩트려 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徐 본부장은 “軍이 더 이상 국민을 속여서는 안 된다”면서 “국군은 정치적 판단을 하지 말고, 군사적으로만 판단하면 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표현 더 이상 사용 말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하게 나온다. 앞으로 권총-소총 사격 훈련장뿐만 아니라 기관총, 유탄발사기, 탱크, 자주포, 다연장로켓, 함포, 미사일 등 陸海空의 모든 사격장에서 민족의 반역자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사진이 담긴 사격 표적지를 ‘국군 표준 표적지화(化)’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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