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총선 民意는 탄핵반대가 아니었다

총선를 통해서 표출된 民意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지지인가 반대인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열린당과 어용 방송들은 일제히 이번 총선이 탄핵 반대였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가 진행중인 탄핵심판 심리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승복하면 되지 중도에서 정치권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헌법절차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라고 말한다.

1. 열린당이 과반수에서 두 석이 더 많은 152석을 차지했으니 총선 민의를 탄핵반대라고 보아야 한다는 해석이 있다. 이번 선거는 탄핵 찬반을 놓고 한 국민투표가 아니기 때문에 총선 의석수를 가지고 탄핵 찬반을 유추해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이고 해석이지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추정과 해석에 합리성과 과학성이 있는가 하는 게 문제일 것이다. 열린당측이 과반수 의석 획득을 기준으로 하여 민의가 탄핵반대였다고 주장한다면 의석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써 지난 3월12일 국회가 193 대 2로 통과시킨 탄핵소추안도 존중해야 한다.

2. 의석수를 제외하고 비례대표제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한다면 열린당은 38.3%, 한나라당(35.8)+민주당(7.1)+자민련(2.8%)=45.7%가 되어 탄핵찬성 정당의 득표율이 더 높다.

3. 지역구 후보들이 받은 표를 정당별로 나누면 열린당 41.99%, 한나라당 37.9%+민주당 7.96+자민련 2.67%=48.53%로서 탄핵지지 정당의 후보자들 득표수가 더 많다.

4. 왜 탄핵반대를 천명했던 민주노동당은 계산에 넣지 않는냐 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에서 열린당과 민노당을 더하면 탄핵지지 정당 세 당의 득표율보다 5% 남짓 더 높다. 그러나 지역구 득표율에선 열린당 득표수에 민노당 득표율을 더해도 46.3%로서 탄핵찬성 3당의 득표율 합계 48.53%보다 떨어진다.

5. 민주노동당은 탄핵소추안이 의결될 당시 의석이 없어 탄핵 지지나 반대를 국회의원으로서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의 집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6. 이상의 통계와 기준을 들여다본다면 이번 총선에 나타난 국민들의 집합의견이 탄핵반대였다고 단정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7. 이번 선거가, 어용 텔레비전의 선동적 야당 공격과 어용 단체들의 불법시위에 의하여 일종의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치러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오도된 여론의 비중을 算入한다면 오히려 민의는 탄핵 지지였다고 보는 것이 더 논리적일 것 같다. 혹자는 탄핵 직후 언론기관이 조사한 여론이 70%의 탄핵반대를 보였다는 점을 들고 나올지 모른다. 그런 여론조사는 국민들의 변화무쌍한 마음의 행로를 일정 시점에서 잡아내는 것이므로 참고 사항일 뿐이다. 그보다는 법적 효력이 있는 총선의 투표에 나타난 표를 분석하여 탄핵 반대였는가, 지지였는가를 해석하는 것이 더 과학적이다. 그 과학적인 방법으로써도 이번 총선이 탄핵반대의 민의를 확인했다는 단정은 사실의 왜곡이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