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정권의 선전기구로 전락한 어용방송들이 자행하고 있는 범죄적 취재숫법이 있다. 나도 여러 번 당했다.
방송국이라면서 전화를 걸어온다. 기자나 프로듀서인 경우도 있지만 20대 초반의 취재 경험이 적은 보조원으로 보이는 목소리가 더 많다. 이들은 통화에서 인터뷰를 요청한다. 이쪽에서 '나는 귀사를 언론기관으로 보지 않아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래도 꼭 인터뷰를 허용해달라고 조르고 이쪽에서는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대화가 길어진다. 며칠 있으면 방송을 시청한 사람이 '어제 당신 목소리가 나오더라'고 알려준다. 그제야 내 목소리가 도둑맞은 사실을 알게 된다.
방송국측은 나와 통화할 때 '이 대화는 녹음되고 있다. 녹음 내용을 방송에 내보낼 예정이다'라고 반드시 이야기해야 할 언론으로서의 의무가 있다. 그래야 말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할 것이다. 수백만 시청자에게 공개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하는 말과 통화자 사이에서만 이뤄지는 대화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은 다를 수밖에 없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1조에는 '방송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개적인 방법으로 취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강제취재, 답변강요, 유도신문 등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런 직업윤리를 태연히 어기고 있는 자들의 행동은 일종의 절도행위이다. 금품보다도 인간의 私的 말을 훔치는 행위가 더 나쁠 수가 있다. 한국의 어용방송은 지금 한국 언론사의 암흑기를 써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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