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지나친 피의자 人權 보호

피해자는 實名 공개, 피의자는 匿名으로 보호?
4일 오전 강화도 인근 해병대 부대에서 발생한 총기 亂射(난사)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각 언론사들은 속보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강화도 해병대 총기난사…사망 3명에 부상 2명.’ 1보에서는 피의자와 피해자들 모두 ‘해병대원’으로 보도됐으나, 2보부터는 피의자는 ‘김 모 상병’ 또는 ‘A 상병’으로, 피해자들은 實名(실명)으로 보도됐다. 이후 주요 일간지(조선·중앙·동아·문화·한국·세계·경향 등)와 통신사(연합뉴스·뉴시스 등), 방송 3사(KBS·SBS·MBC)는 보도에서 위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서울신문>과 <국민일보>만이 예외였다.

<국민일보>는 4일 오후 인터넷판에서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 5일 지면에도 실명을 실었다. <서울신문>도 5일자 지면에서 피의자의 실명을 보도했다.
‘인천 강화도 길상면 해병대 2사단 해안경계부대에서 김민찬(19) 상병이 총기를 난사, 이승훈(25) 하사 등 4명이 숨지고…(7월5일 국민일보, 1면2단)’
‘강화도 해안 경계 부대 소초 생활관에서 김민찬(19) 상병이 부대 상황실에서 절취한 K2소총을 난사해 이승훈(25) 하사 등 4명이 사망하고…(7월5일 서울신문, 1면4단)

범죄 사건은 일반적으로 ‘公人(공인)은 실명, 私人(사인)은 익명보도’라는 원칙을 따른다. 어느 경우든 신원 공개는 범죄의 증명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私的(사적)인 인물도 ▲범행이 사회적으로 고도의 害惡(해악)성을 가지는 경우, ▲범죄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었거나 그밖에 의심할 바 없는 확증이 있는 경우, ▲범행이 공공의 면전에서 범해진 경우, ▲누구의 범죄인가를 알리지 않으면 뉴스의 정보가치가 상실되고, 우회적으로 기술하더라도 본인이 누구인지를 감출 수 없거나 오히려 상관없는 사람을 의심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할 때는 실명을 공개할 수 있다.

김민찬 상병은 위의 경우에 상당부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김 상병은 나라를 지키는 의무를 다하러 간, 비무장 상태의 청년들에게 총기를 亂射해 5명을 사망하게 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지니며, 의심할 바 없는 확증이 있는 경우이다. 그의 실명을 밝히지 않는 경우 해병대 2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든 ‘김 상병’의 부모, 형제, 친구들이 ‘내 아이, 내 친구가 혹시…’라며 의심하게 할 우려가 있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증거가 명백한 경우 피의자의 인권을 지켜 익명으로 보도하기보다는 유사범죄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을 환기하고,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실명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범인 김길태, 8세 여아를 강간상해한 조두순, 7명의 여성을 연쇄 납치 살해한 강호순 등이 그렇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反사회적, 反인륜적 범죄혐의자의 신상정보 공개에 적극적이다.
미국에서는 ‘상습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총기 난사처럼 악랄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피의자에게는 훼손될 명예가 없으므로 인적사항을 공개할 수 있다’는 원칙(plaintiff proof)도 있다. 프랑스도 유사범죄를 막는다는 측면에서 아동 성폭행, 연쇄 살인 등 흉악범에 대해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다. 일본의 경우 강력사건 용의자는 실명을 공개해왔다. 영국에서는 아동 성범죄자 같은 흉악범에 대해 범인 검거 과정 보도부터 이름, 주소, 얼굴사진까지 공개하는 게 관행이다.


李知映(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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