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사가 의사 행세
 
금융당국은 자산관리공사(캠코) 설립 목적에 반하는 위법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병원의 의사라면 예금보험공사는 간호사 내지는 약사이고, 자산관리공사는 장의사에 불과하다. 병원 의사의 사망진단서, 즉 금융감독원의 영업정지 결정이 나고 예금보험공사의 예금代지급과 파산처리 등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자산관리공사가 저축은행의 PF부실채권 매입에 나서야 한다. 2007년까지 이러한 원칙이 철저히 유지되어 왔다. 
실제로 본 필자는 신용관리기금 저축은행 담당 감사팀장 재직 때부터 잘 알고 있던 前 대전저축은행의 모 임원으로부터 저축은행업계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 즉 캠코가 일괄 매입해 줄수 있는 근거와 명분을 찾아 달라는 요청을 2006년 무렵에 제안 받은 바가 이었다. 당시 그 임원으로부터 대전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저축은행들이 부실채권 과다로 BIS(국제결제은행)비율에 비상이 걸렸다는 말을 들을 수가 있었다.
그래서 본 필자는 캠코가 과연 정상 영업 중인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을 사전에 인수 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근거를 찾기 위해 심도 있는 검토를 한 바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금융감독원의 영업정지 없이 부실채권을 사전 매입해준 전례가 없고 부실규명과 책임소재를 가리지 않고 사전에 PF 부실채권을 캠코가 인수해주는 것은 엄청난 도덕적 해이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 어느 날 그 임원으로 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었는데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에 캠코가 PF부실채권을 인수해 줄 수 있도록 하는 로비가 한참 진행 중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끝나는 순간까지도 그러한 파상적이고 탈법적인 로비가 성공했다는 소식은 전해 듣지 못했다.
부실의 문책 없이 국민세금을 왜 넣나?
 
때문에 2007년 말까지 대전저축은행 등 많은 저축은행들의 경영리스크가 급증했다. 결국 부실화된 대전저축은행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현재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에 전격 매각되었고 어찌된 영문인지 이 무렵부터 모든 정상 저축은행까지도 PF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서 일괄 매입해주는 탈법적 조치가 이루어지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캠코 설립 50년 이래 처음 생긴 일로서 참으로 이상하고 수상한 정책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부실한 저축은행들은 모두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이는 상식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시장경제원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과연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 부실의 원인과 책임자 규명도 없이 무조건 악덕 저축은행의 부실채권부터 먼저 탕감해주고 BIS 비율을 부풀려 예금자의 눈을 속이는 나라가 있는가 말이다. 정말이지 이명박 정부의 경제참모들은 시장경제를 몰라도 한 참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의 PF부실채권까지 자산관리공사가 나서서 사전에 매입해준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때문에 구속된 부산저축은행 부회장 김양씨도 정부에서 PF부실채권을 설마 매입해 줄 주는 정말 몰랐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것은 장의사가 의사 역할을 하면서 불법 의료행위를 저지르는 것과 같다. 아니면 실제로는 부실덩어리지만 이를 은폐하고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를 눈감아주기 위해서 저축은행과 금융당국이 짜고 치는 사기 고스톱 판인지도 모를 일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국민적 의혹에 대하여 진실한 대답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 인수하기 위해서는 먼저 금융감독 규정상 부실저축은행으로 확정되어야 한다. 현행 법규상 부실금융기관으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 즉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감사 결과 부실금융기관이라는 결정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관리공사는 2008년부터 2011년 최근까지 부실금융기관 확정이 나지 않은 저축은행 PF부실채권 8조4000억원(원리금포함)을 3년 만기 환매조건부(공사채 발행)로 매입해줌으로써 악덕 부산저축은행의 경우처럼 BIS 비율을 속이고 부실저축은행을 은폐하는 데 정부기관이 앞장서왔다.
금융사기단을 우량은행으로 둔갑시켜주다
 
금융당국은 캠코가 매입해준 PF부실채권이 현금지급이 없는 공사채 발행으로 실행한 것이라고 그럴 듯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이 말은 결국 회수불가능한 채권임을 알고도 단지 부실저축은행의 BIS 비율을 부풀려 주기 위한 것이 본래의 목적이라는 숨은 속셈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매입해준 저축은행의 PF부실채권 중 대부분이 회수 불가능한 상태로서 어차피 궁극적으로는 천문학적인 국민세금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캠코가 공사채를 발행했던지, 또는 현금지급을 했던지 간에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으로 부실저축은행의 손실을 충당해 줘야만 하는 꼴은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감추기 위하여 금융당국은 당초 3년 만기 PF부실채권 환매기간을 5년으로 다시 연장 시켜주고 BIS비율을 부풀려주는 편법을 동원하여 저축은행의 엄청난 부실규모를 은폐 내지는 축소하고 있다. 때문에 2008년부터 최근까지 캠코에서 매입해준 PF부실채권 8조4000억 원 중 90% 이상이 실제로는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으로 메워줘야 할 부도수표라는 점을 우리 국민들은 두눈 부릅뜨고 주시해야 할 것이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를 보더라도  캠코는 2010년 6월 회계연도 결산 무렵 이 은행이 가지고 있던 PF부실채권 2599억 원(장부가격) 어치를 장부가액의 평균 약 80%(79%)에 전격 매입해 줬다. 당시 이들 채권에 대한 시장의 평가액은 20%에 불과했다. 과거 캠코의 부실채권 매입율은 통상 장부상 채권금액의 15%~30% 수준에 불과했다.  
캠코에서는 부산저축은행의 PF부실채권을 매입함으로서 당시 결산서 상에 부산저축은행은 약380억 원의 채권처분 손실이 발생하는 요인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때문에 오히려 BIS 비율이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므로 결코 특혜를 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對 국민사기극임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명백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자 그렇다면 어디 한 번 진실을 가려보자. 물론 부산저축은행이 지난 해 6월 30일 결산일 현재 공시된 4680억 원의 자기자본도 영업정지 후 모두 가짜임이 드러났지만, 만약 당시 캠코가 PF부실채권을 매입해 주지 않았다면 채권처분 손실금액은 380억 원이 아니라 부실 PF 채권 총액인 2599억 원 대부분을 손실금으로 처리했어야 했다.  
이럴 경우 당시 부산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4680억 원이 아닌 약 2000억 원으로 반 토막 나게 되고 BIS 비율 역시 5% 이하로 급감하여 감독규정 상 適期(적기)시정 조치 명령을 받게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삼성과 포스코 까지 끌어들여 1000억 원의 자본금을 긴급 수혈하지 못했다면 부산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영업정지 수준(1%)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한 것이다(실제론 -54%였지만).
共犯들
 
결국 금융당국이 캠코를 동원해서 부실규모를 교묘히 축소시켜 악덕 부산저축은행을 우량저축은행으로 순식간에 둔갑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동시에 삼성과 포스코를 유치하여 각각 500억 원씩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유도하고 BIS비율을 8.31%로 가공하는 수법으로 영업정지를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작업에는 아마도 대통령보다도 더 막강한 정권실세들의 멤버인 '비리카르텔'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 벌쩌 전에 문을 닫았어야 할 부산저축은행은 캠코의 도움으로 감독규정상 적기시정 조치 내지는 영업정지 처분을 피하고 우량저축은행 기준인 BIS 비율 8% 이상을 허위 공시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많은 예금자의 피해를 유도하였다. 
이야말로 금융당국과 정부기관이 앞장서서 도둑의 배만 채워준 꼴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저축은행 부실규모를 키우고 예금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는 원흉이 바로 금융당국이다.
물론 캠코는 금융당국에서 결정된 정책 사항을 단순히 집행하는 실무기관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서 불법이 합법으로 정당화되거나 거짓이 진실로 인정될 수는 없는 불변의 이치다. 누가 뭐래도 2010년 6월30일 부산저축은행 진짜 BIS 비율은 -54%였다. 이것이 진실이다. 이를 은폐하고 축소하는 데 앞장섰거나 정부와 금융당국의 하수인 역할을 한 금융감독원과 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는 모두가 가짜다. 도둑의 배를 채우는 일에 동원된 공범들이다.  
이제 금융당국은 더 이상 뱅크 런(예금인출사태)을 볼모로 대통령을 기만하고 선의의 예금자와 국민을 협박하는 저주의 굿판을 거둬야 한다. 악덕 저축은행 PF 부실채권을 매입하여 BIS 비율을 부풀리고 부실규모를 은폐,축소하는 범죄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고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저축은행 PF부실채권 매입 엉터리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우량저축은행 명단을 먼저 발표하라
 
우리는 IMF교훈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부실기업의 시장잔류를 도와주는 정권의 실세인 탐관오리들 때문에 1997년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누란의 경제위기를 자초했던 뼈아픈 경험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또 다시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일이다. 병의 진단을 했으면 유효한 처방과 치료를 해야 한다. 현재로선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현재 어디 저축은행이 부실하고 우량한 저축은행인지 금융당국은 너무나도 잘 알 고 있다. 지금 우량한 저축은행들은 부실저축은행 때문에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하루빨리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하여 우량저축은행부터 전격 발표해야 한다. 그럴 경우 뱅크 런을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어차피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할 나머지 부실저축은행들은 시장기능에 의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무엇이 두려워서 자꾸만 망설이는가? 금융당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투입해야 할 천문학적 '공적자금' 규모가 기하급수적(20조, 30조, 50조...)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 왜 자꾸만 실패한 정책을 고수하려고 애를 쓰는가? 정녕 빠져나올 수 없는 '악마의 덫'에라도 걸렸단 말인가?  금융당국은 더 이상 꼼수를 부리지 말고 시장경제의 원칙에 충실 해야 한다. 이것만이 문제의 핵심을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 있고 나머지 우량한 저축은행들을 보호하고 육성시킬 수 있는 최선의 선택임을 금융당국은 시급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최종봉 / 전 금융감독원(신용관리기금) 감사팀장      
자산관리공사의 저축은행 부실채권 매입을 고발한다!
- 崔鍾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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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7-11, 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