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이후 대북 접근정책이 한층 가속화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열우당의 과반수 획득, 민노당의 의회진출로 친북·좌파성향의 세력이 정치전면에 부상하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나라당 새지도부의 움직임에서 범상하게 넘기기 어려운 몇가지 특이점이 발견되고 있다. 이른 바 '따뜻한” 대북정책 개념하에, '남북 경제협력’, '남북 공동번영’, 남북문제 '초당적 대처,’ 그리고 국가보안법 개정 등의 방안이 제시된 것이다. (한나라당 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국민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글')
한나라당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확고히 하겠음을 밝히면서도, 그 자유체제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하여, 그 위협의 성격이나 강도 등을 분석하고 論함이 없이, 그 위협세력과 공동번영, 공동발전을 제시하는 것은 아이러니칼하기만 하다. 이는 정책능력의 유치함이나 미약함이기에 앞서, 기본적인 대북관에 심대한 문제를 안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물론, 북한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주적(主敵)임과 동시에, 한반도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해 화해·협력의 대상이라는 측면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이 성실하게 남북대화에 임하고 나올 때의 이야기이다. 지금처럼 북한이 「민족공조」의 위장(僞裝)하에, 진정한 화해·협력의 의도는 없이, 비밀리에 대남위협 능력을 증대시키며, 오직 경제지원 획득과 대남선전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우리의 보다 경계심있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일례로서, 북한의 핵개발은 첨단 위성정찰 능력을 갖고 있는 미국도 1~2개에서 8~9개로, 혼돈 속에서 추정치를 상향조정하고 있을 만큼,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고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핵폭탄 외에도,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他요소는 일일이 나열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대규모 정규군 및 예비전력 외에도 특수부대, 수도권 겨냥 장사포, 한반도를 사정권내에 둔 단거리 미사일, 생물·화학무기 등.
그러므로 북한의 이러한 위협능력을 無力化시키기 위해서는 북한경제가 회복되는 것을 도와주어서는 안된다. 북한경제의 회복은 곧바로 북한 軍事力의 증대로 직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경제가 지난 1990년대 중반 있었던 최악의 침체·위기를 극복하고, 최근 수년 동안, 서서히 플러스 成長으로 돌아서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현재의 북한상황은 '사회주의’가 갖는 구조적인(systemic)인 문제를 기본적으로 안고 있으면서도, 외부로부터의 지원, 특히 남한으로부터의 각종 지원(특히 현금지원)에 힘입어 체제가동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곧 체제가 그런대로 기본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틈을 이용하여 김정일은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재래식 戰力을 보강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節制되지 않는 일대 북한러시 바람이 불고 있다. 용천참사도 이에 일종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남북노동자 5.1절 통일대회에 300여명의 남측대표단이 참석하여, 평양에서 북한측과 각종 오락, 체육행사로 화기애애한 5·1절 공식행사를 가졌다. 오늘(2일) MBC저녁뉴스는 노동절 행사의 환희 무-드에 대한 보도로 시작되고 있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당국간 또는 민간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제14차 남북장관급회담이 4~7일까지 예정되어 있고, 개성공단 건설이 본격화되며, 與野합의로 남북경제공동체 건설, 남북 국회회담 개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특사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금강산에서는 6·15민족공동행사와 8·15민족공동행사, 남북작가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의가 연이어 진행된다.
현재의 북한러시 와중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i)북한에 대한 지원통제 필요성 외에도, (ii)북한 위협에 대한 인식없이, 親北성향의 인사들이 북한의 '민족공조” '反美·자주” 선전선동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이를 남한사회내에 전파·확산시킬 가능성이다. 이는 결국 남한 내부분열을 가속화시키고, 대북 안보·경계태세를 와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지금 이 나라에 대한민국의 안보를 고심하며 합당하게 다루고자 하는 어떠한 진정한 정치세력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참으로 우려되는 점이다. 언제까지나 이런 상황이 계속되어야 할 것인지? 이제 더 이상, 방관·묵인만을 계속할 수 없는, 애국·자유세력의 단결과 새로운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노력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洪官憙(통일연구원 평화안보실장)
節制없이 진행되는 북한러시
- 홍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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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5-03, 0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