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단 ‘왕재산 조직’이 민노당을 포함한 야권의 움직임을 북한에 상세히 보고한 사실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 문화일보는 31일 ‘왕재산 사건’의 검찰 공소장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4ㆍ27 재보선 직전인 3월21일 왕재산 조직원들은 “민주당은 2012년 총선과 대선 및 야권연대의 노력의 주요 척도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며 민노당은 민주당 외 야권연대의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과제를 갖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북한에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26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왕재산이 각종 선거 때마다 진보세력 역량을 확대하고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진보 대통합정당을 구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올 5월엔 ‘진보대통합정당 건설과 관련해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사회당을 고사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왕재산이 ‘6·2 지방선거에서 조직원들이 열심히 투쟁해 포섭 대상인 민노당 후보를 시의원이나 구의원으로 당선시켰다’는 내용도 보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문화일보는 “이 같은 정밀한 정치동향 보고가 가능했던 것은 (왕재산 조직원 중) 前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출신의 이 모 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2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이명박 정부 국정 3년 평가’라는 여론조사를 분석해 “현 정부의 대북 강경기조가 북한의 도발 직후에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상시적 남북 대립 관계가 지속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전반적 평가에서는 부정적 인식이 높다”는 내용도 북한에 보고했다.
왕재산 조직은 또 與圈(여권) 내 주요 동향과 ‘진보대통합론’, ‘야권 단일 정당론’ 등 야당의 움직임도 보고했다. 특히 노무현 前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동향보고도 철저했다. 2003년 2월 보고서에는 “현재 노무현 측근의 실제 핵심은 비서실의 안○○ 정무팀장, 이○○ 기획팀장”이라며 “안○○과 이○○ 산하에는 1980년대 전대협 핵심인물로 1980년대 (반미청년회) 핵심성원들이 노무현 측근의 실제 핵심”이라고 했다.
이들은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NLPDR) 노선을 추종하던 학생운동 활동가 출신들이 국내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활동 계획도 수립했다. 2003년 2월 북한에 보낸 자료에서 “앞으로 핵심 정치활동조직을 결성해 정치권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가칭으로 동북아발전연구소를 설립하고 조직을 갖춰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들은 “이 곳을 중심으로 진보적 정치 활동가들의 모임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공소장에는 또 2006년 미국 위성이 촬영한 최고 화소급 한반도 위성사진 책자와 노트북, USB 메모리 3개 하드디스크 1개를 당시 북경에 체류 중이던 북한 225局(국) 공작조 과장 리진에게 전달한 사실도 기록되어 있다. 이 하드디스크에는 경찰특공대 관련자료, 특전사 동계훈련자료와 일본 해상자위대 밀착취재 자료 등이 담겨 있었다. 이 밖에도 위성항법 위치확인기, 특전사 훈련자료, 스마트 폭탄ㆍ야포ㆍ공습기 제원 등 군사기밀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이들에게 “남한 사회에서 변혁(혁명)이 발생하면 제17보병사단 102연대, 공병대대, 제9공수특수여단 등 軍 시설을 타격하라”고 구체적인 공격대상을 정해 지침까지 하달했다. 북한은 이들을 통해 한화인천공장, 주안공업단지, 인천항, 인천시청 등 주요 기업시설·민간시설까지 파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왕재산, ‘민노당 중심의 야권연대’ 동향 北에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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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31, 16: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