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언론에 자주 인용되는 美학자 중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친북 言行을 보여주는 몇몇 학자들이 있다. 아마 '브루스 커밍스'나 '셀리그 해리슨'이 그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커밍스는 「한국전쟁의 기원」이라는 책을 통해, 이른 바 '수정주의(修正主義)' 사관을 국내외에 전파시킨,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유해(有害)한 인물이다. 그는 분단된 해방정국이 미군의 주둔으로 잘못 인도되었고, 6·25 한국전쟁도 미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곧 미국의 자유·우파에 대한 지원이 없었더라면, 한반도가 안정되고 통일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억지중의 억지이며, 친공·친북 학자의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한국전쟁 이전 북한 김일성정권이 남한내에 친북 준동세력을 조종하여 갓 태어난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 했음과, 남침을 통해 수백만의 인명피해를 가져 온 것은 세계 公知의 사실이건만,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커밍스는 정작 미국내에서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의 주장이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편견과 왜곡, 허구에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한국학자들이 이 사람의 글을 대단한 것인 양 도입·소개하여, 그 결과 순진무구한 일부 젊은이들의 좌편향, 반체제 운동의 논리로 제공되고 있다. 아마도 해방전후사(解放前後史)의 反대한민국, 反美, 反자유체제적 인식 조장에 그 영향이 컸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하는 '정통주의(正統主義)' 사관은 그의 역사 조작으로 큰 훼손을 입었다.
오늘 아침(5.5) 뉴스는 북한이 '핵물질을 테러리스트에게 판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사실을 셀리그 해리슨의 말을 인용하여 보도하고 있다. 해리슨이란 사람 역시 대표적인 親北학자의 한 사람이다. 그는 오래 전부터 북한과의 평화협정, 군비감축,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해왔다. 역시 미국內에서는 그 영향력이나 관심이 크지 않은 사람이다.
파이낸셜 타임즈(FT)가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말을 인용, 이 사실을 처음 보도한 것은 그 내용이 갖는 민감성 때문일 것이다. 테러리스트와 대량살상무기와의 연계는 美행정부가 최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는 중요 잇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회견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핵개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다.
우선, 북한은 핵개발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핵개발에 대한 스스로의 입장을 그럴듯하게 펼치고 있다. 알 카에다, 테러리스트에 반대하며, 미사일 개발은 외화획득을 위한 것이며, 핵개발도 '자기방어'를 위한 것이라든지 하는 북한 입장의 불가피성에 대한 미국의 理解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일관되게 미국의 '압제'에 대항하여 '핵 억제력 강화'를 외쳐온 것과는 대비되는 행동이다. 그만큼 북한의 외교술이 다면적이며 유연(柔軟)해졌다는 뜻이다. 체니 부통령의 한국·중국 방문 이후 북한의 핵외교가 타협국면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아마도 미국의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또 다시 북한은 시간벌기를 시도하고 있다. 김정일정권은 자기들 입맛에 맞는 美학자들을 불러들여 그들의 입장을 대외에 홍보·전파시키는 효과적인 외교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해리슨은 '북한이 단계적으로 핵개발을 포기할 용의가 있음'을 전하면서, 대신 미국의 원칙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완전 핵폐기)는 거부하는 입장임을 변호해 주고 있다. 그리고 아울러, 북한이 '미국의 도움과 우정을 필요로 한다'는 말도 덧붙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무엇인가?
북한 핵개발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한국의 안보에 우선적인 위협이 됨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인데, 유연한 對美태도에 숨겨진 북한의 위험한 음모에 대해, 이를 드러내는 비판, 논평, 성명 같은 것 하나 우리정부에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야당도 '따뜻한' '초당적' 대북정책 입장에 따라 입을 닫고 있다. 공허하기만 한 '개혁' 논쟁만을 일삼고 있다.
그 결과는 핵문제 같은 중요한 안보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無知와 無관심이다. 국민들은 핵 같은 중요한 국가의 안보문제에 대하여 관심이 줄어든지 오래이다. 상당수 사람들이 미국이 자꾸 북한을 건드려서 문제가 커지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정작 핵개발을 시도하여 한국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그 책임을 미국의 강경정책 탓으로 돌리는 효과적인 북한의 선전 음모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국내세력이 이에 동조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洪官憙(통일연구원 평화안보실장)
일부 美학자들의 親北 행태
- 홍관희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4-05-05, 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