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노조적이고 불공정한 KBS의 보도

국립의료원 원장 사퇴 소식 전하며 勞組에 대한 비판은 全無

KBS TV <뉴스9>는 9월1일 방송을 통해 8월31일 사퇴를 선언한 국립중앙의료원 박재갑 원장의 소식을 다뤘다.

 

다음은 KBS의 뉴스 보도 내용 全文.


박재갑 원장 사직… 국립의료원에 무슨 일이?

 

<앵커 멘트> 임기를 절반도 못 채운 국립중앙의료원장이 갑자기 사직했습니다. ‘서민을 위한 병원’,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김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립중앙의료원 박재갑 원장이 어제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의료원 소속 노조원들이 병원 앞마당에서 파업전야제를 하면서 확성기 소음으로 환자들에게 피해를 준 데 책임을 진다는 이유에섭니다.

 

<인터뷰> 박재갑 (국립중앙의료원장) : “저것만은 아닌데 했던 것이 내 기관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아이고 이건 내가 책임져야 되겠구나…”

 

<리포트> 50여 년 전 전쟁의 폐허 속에서 북유럽 의사 등의 도움으로 세워져 한때 국내 최고 수준이던 국립의료원은 최근 점점 규모와 위상이 쇠락하자, 정부가 서울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민을 위한 국립의료원을 이미 대형병원이 많은 서울 강남으로 옮기는 것은 맞지 않다며 반대해 온 의료원 노조 측은 박 원장의 사직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나영명(보건의료산업노조 정책실장) : “국립중앙의료원 매각 이전에 대해서 환자분들도 반대했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행사에 오히려 더 호응하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리포트> 의료원 내부에선 박 원장의 돌연 사퇴를 비난하는 시각도 있지만, 상당수 직원들은 오늘 박 원장의 사직서를 반려해달라며 복지부에 탄원서를 내는 등 혼란스런 모습입니다. 반세기 동안 영세 서민을 위한 의료 활동을 펼쳐온 국립의료원은 지금은 환자 피해 논란에 원장의 사퇴 문제 등으로 얼룩지면서 서민을 위한 병원의 이미지가 점점 퇴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이 사건의 초점은, 勞組(노조) 측이 의료원 축소 및 移轉(이전) 반대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29일 의료원 내 입원실 앞에서 확성기를 사용한 시위(파업전야제)를 벌였고, 이를 용납할 수 없는 박재갑 원장이 책임을 진다는 명목 하에 사표를 냈다는 사실이다.

 

박재갑 원장은 2000~2006년 국립암센터 1~2代 원장을 역임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10년 4월에는 특수법인으로 전환된 국립중앙의료원의 초대 원장을 맡았다. 이번 사표 제출은 부임한 지 1년 5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임기 3년).

 

KBS는 박 원장의 사퇴에 직접적인 요인이 된 ‘확성기 사용 시위’를 사건의 쟁점으로 삼지 않았다. 병원 내 시위는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生死(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들이 누워있는 입원실 옆에서 확성기를 틀고 꽹과리를 치는 등의 시위를 벌여 온 노조의 행위는 환자의 목숨을 인질로 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사항에 고심해 왔던 박 원장이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勞組의 병원 내 시위였다. 국립중앙의료원 노조원 100여 명과 상급노조인 민주노총 간부 20여 명은 8월29일 저녁에 3시간 반 동안 서울 을지로6가 의료원 입원실 앞 잔디밭에서 파업전야제를 연다며 확성기로 ‘병원 이전 반대’, ‘공공의료 수호’ 같은 구호를 외쳐댔다. 박 원장은 “입원 환자들을 괴롭힌 상황에 대해 죄송스럽기 그지없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발표했다.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박 원장은 심정을 드러냈다. 

 

“해마다 정부 출연금으로 운영하는 공공 병원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지켜보는 심정이 매우 서글프고 안타까웠다… 의사로서 파업 전야제라며 입원실 바로 옆에서 노동조합원들이 커다란 확성기를 이용, 입원 환자들을 괴롭힌 상황에 대해 죄송스럽기 그지없었다. 다시 한 번 환자분들께 정중히 사과 말씀을 올리며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직서를 제출한다.”(사퇴의 변, 8/31)
“29일 저녁 병원 나서는 길에 확성기 소리가 났다. 순간 ‘이제 이 기관을 떠나라’고 하늘에서 보내는 신호로 들리더라. 도대체 아픈 환자 누워 있는 입원실 옆에서 확성기 틀어놓고 공공의료 운운할 자격이 있나. 국민 세금 엄청나게 갖다 쓰는 기관이면 직원들이 100% 똘똘 뭉쳐 병원을 살릴 생각을 해야 하는데… 정부에서도 망해가는 의료원 살려보라고 나를 보낸 거 아니겠나. 직원들이 이런 자세라면 힘들다….”(조선일보, 9/1)
“평생 제일 싫어했던 것이 환자 병실 바로 옆에서 확성기를 트는 문제… 아무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고 우리 식구들이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고 사직서를 낸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서울신문, 9/2)
“내부 직원들은 확성기를 틀지 못한다. 그럴 배포도 없다. 그런데 확성기 소리가 들리자 ‘상급단체가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이곳을 떠나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국민일보, 9/1)

 

현재 병원 내 시위는 다른 屋外(옥외)집회와 마찬가지로 관할 경찰서의 허가를 받으면 가능하다. 100미터 이내에서 옥외집회나 시위가 금지된 곳은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서,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등의 공관, 국내 주재 외교기관의 숙소 등으로, 병원은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확성기, 북, 꽹과리 등에 대해서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위반하는 소음을 발생시켜서는 아니 된다”(주거 및 학교지역 65㏈, 기타지역은 80㏈ 이하)라는 법이 있을 뿐, 병원 등 특수한 장소에 대한 기준은 없다.

 

KBS는 公營(공영)방송으로서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병원 내 시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환자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법률의 마련 등을 검토했어야 했다.


또한 KBS는 박재갑 원장 사퇴의 경위와 노조-의료원 간 갈등의 쟁점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채, “환자 피해 논란에 원장의 사퇴 문제 등으로 얼룩지면서 서민을 위한 병원의 이미지가 점점 퇴색”하고 있다는 식으로 사건의 논점을 흐렸다.

 

서민을 위한 병원의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있는 것은 노조 측이다. 박재갑 원장은 그동안 노조 측과 갈등을 겪어 왔다. 민노총 소속인 의료원 노조는 올해 임금 9.5% 인상과 서울 서초구 원지동으로의 병원 이전 백지화 등을 요구하며 8월26일 파업을 결의했다. 의료원 측은 올해 노조원의 임금을 정부案(안)대로 4.1% 인상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박 원장은 노조와의 갈등과 관련해서도 여러 언론에서 입을 열었다.

 

“원장인 저도 시간을 쥐어짜서 수술을 하는 등 일을 하고 있는데 국민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의 노조가 일은 하지 않고 집회만 하면 언제 적자를 면하겠나… 제대로 된 공공의료기관이 되려면 새 장비도 사고 시설투자도 해야 하는데 버는 돈이 대부분 인건비로 나가면 무슨 경쟁력이 생기겠는가… 노조가 저런 식으로 하면 어떤 ‘귀신’이 와서 병원을 운영해도 제대로 안 될 것…”(문화일보 9/1)
“우리 식구끼리 대화가 안 된다. 상급단체(민노총 지칭)가 왜 끼나? 사용자가 직원 임금 착취하고 근무 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모를까. 1년5개월 지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나는 노동연구원에서 노동 공부도 했다. 양대 노총 지도부도 나를 지원한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있는 기관에 와서 확성기 틀고 노래 부르나… 국립암센터는 병상당 우리보다 3~4배 더 번다. 우리는 이렇게 환자 덜 보는데 임금 수준을 별 차이 없다.”(조선일보, 9/1)

 

위 내용을 살펴보면, 박재갑 원장이 사표를 낸 이유를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러나 KBS는 노조 측의 ‘박 원장의 사직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도하며 사건의 초점을 국립중앙의료원 移轉(이전) 문제에 국한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KBS는 그러면서 노조 측의 “환자분들도… 노동조합의 행사에 오히려 더 호응하는 그런 분위기였다”는 의견을 내보내며 시위에 긍정적인 주장만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조선일보는 환자들이 “시끄러워 견디기 힘들다”, “이래도 되는 거냐”며 병원 측에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노조 측의 주장만이 아닌, 병원 내 환자 및 직원 등의 다양한 의견을 취재, 보도했어야 했다. 

 

또한 KBS는 박 원장의 사퇴 의사 발표 후의 분위기를 “의료원 내부에선 박 원장의 돌연 사퇴를 비난하는 시각도 있지만, 상당수 직원들은 오늘 박 원장의 사직서를 반려해달라며 복지부에 탄원서를 내는 등 혼란스런 모습입니다”라고 전했다.


이 보도에서는 돌연 사퇴를 비난하는 시각은 어떤 내용인지, 상당수 직원들이 박 원장의 사직서를 반려해 달라며 탄원서를 낸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 KBS는 사퇴를 비난하는 시각과 사직을 반려하는 탄원서에 대해서도 설명했어야 했다.

 

박 원장의 사퇴 의사 발표 후 800여 명의 국립중앙의료원 직원들은 ‘사퇴 반려’ 목소리를 담은 연판장을 돌려 이를 복지부에 제출하고, 호소문을 통해 “병원 개혁을 이끌어온 박원 장이 병운을 살릴 수있는 최적임자”라고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장인 소아과 김재윤 과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외협력실이 주축이 돼 박 원장 사퇴가 반려돼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직원들에게만 서명을 받아서 복지부에 보냈다”며 “전문의들의 경우 총 97명 중 91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전문의뿐 아니라 간호사들도 이번 서명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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