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천안함-연평도 포격이 '사고'입니까?

9월8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 중 발언, "(북한의) 안보도 유지시켜 주고"발언도 문제

지난 9월8일 추석을 앞두고 KBS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를 내보냈다. 전문가들과의 대담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공생발전,물가,복지,정치,남북관계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비단 이명박 대통령 뿐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의 대화'라는 방송이 국민의 관심을 끄는 일은 별로 없다. 이날도 이명박 대통령이 안철수 현상에 대해 '올 것이 왔다'고 한 것이나 '서울시장은 일하는 자리'라고 말한 것, 러시아가스관 연결사업이나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 정도가 관심을 끌었다.

 

며칠 전 그때 방송 내용을 다시 살펴보다가 남북관계와 관련된 대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뉴시스'에 보도된 내용을 인용해 보겠다.

 

'남북정상회담은 과거 2차례 했다. 2차례 했을 때도 서해안에서 사고가 생겼다. 남북이 정상적 관계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진심을 보이고 전략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으면 임기 중에 안할 수도 있다. 정상회담을 한다면 서로 도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고 그 기본 위에서 서로 협력해야 한다. 북한이 지금보다 잘 살아야한다. 조금만 바뀌면 세계 모든 나라와 함께 도와서 경제도 살리고 안보도 유지를 시켜주고 이런 측면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이다. 이게 정상회담의 의제다. 그런 것이 없이 정상회담을 한다면 무슨 도움을 주겠는가. 남북한이 공히 평화와 번영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정상회담 언제든지 한다.'

 

무조건 정상회담에 목매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평화나 북핵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인정할 만 하다.

 

하지만 서해안에서 '사고'가 났다는 게 무슨 소린가? 그게 제1,2차 연평해전과 천안함 격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중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그건 '사고'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사고(事故)'란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나 '사람에게 해를 입혔거나 말썽을 일으킨 나쁜 짓'을 말한다.
천안함 격침 등을 두고 '사고'라고 하는 것은, 마치 천안함 격침 사건 이후 '천안함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에게 조의를 표했던' 진보신당의 현수막을 연상케 한다.

그렇다면, 연평해전이나 천안함사태, 연평도포격 등으로 유명(幽明)을 달리한 병사들은 교통사고나 조난사고 같은 '사고사(事故死)'로 죽은 것인가? 그들의 죽음이 사고사라면 대통령은 왜 천안함사태나 연평도사태 전사자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국민적 애도 속에 그들을 보낸 것인가?

대통령은 국군의 최고통수권자다. 국군의 최고사령관이다. 대통령이 우리 국군 장병들의 죽음을 '사고'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게 타당한 일인가?

혹시라도 대통령의 마음 속에는 이제 천안함사태나 연평도포격은 지나간 '사고'로 축소하고, 소위 남북관계 개선이나 정상회담으로 상황을 바꾸어보려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닌가?

 

또 '(북한의) 안보도 유지시켜 주고'운운한 것은 무슨 소린가?

북한의 안보를 왜 우리가 세계와 힘을 합쳐 유지시켜 주나? 언제 누가 북한의 안보를 위협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미국이 북핵시설을 폭격하려 하면, 우리가 막아주겠다는 것인가?

 

북한이 요구하는 '안보'는 기본적으로 '김정일 체제의 안보'다. 북한의 안보를 유지시켜 주겠다는 것은, 그럼 김정일 체제가 계속 유지되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인가?

 

남의 말꼬리 잡고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국군의 통수권자로서, 또 헌법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자유민주통일을 추진해야 하는 책무를 진 대통령의 발언으로는 너무 문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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