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는 김문수 지사가 박정희 대통령 부부,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 뭐라고 표현했는지를 가지고 그의 사상을 검증하려는 듯한 글이 있었습니다.
박 대통령 부부의 죽음을 "죽었다"고 표현하고, 노무현의 죽음을 "돌아가셨다"고 표현했으면, 김 지사의 사상이 의심스럽다는 요지였습니다.
나는 그게 사상검증의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나는 박정희 대통령을 무척 존경하고, 노무현은 무척 혐오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말하다보면 박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도 "죽었다"고 표현할 때가 있습니다.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서는 주로 "자살했다"고 표현하는 편이지만, 때로는 밉기는 해도 전직 대통령인데 표현에서 예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돌아가셨다"고 표현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어느 쪽으로 표현하느냐 하는 것은, 한 순간에 걸정됩니다. 나도 모르게 어느 쪽으로든 표현이 나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내가 무심코 김대중이나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 말하면서 그들을 "돌아가셨다"고 표현한 것을 가지고, 누가 나를 '좌빨'로 몬다면, 그것보다 황당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난 10여년간 조갑제닷컴에 써 온 내 글, 아니 근래 내가 쓴 몇개의 글만 봐도 '강철군화'를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잘못일테니까요.
그날 강연에서 김문수 지사는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찬양했습니다. 만들어온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도 두 분의 업적을 긍정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 지사는 어린 시절, 운동권 시절에는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주의 몰락을 목격하고, 지사 직무를 수행하면서, 나이가 들어 우리 현대사에 대해 제대로 보게 되면서, 두 분의 업적을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하면 옛날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은 '김문수가 맛이 갔다'고 하고, 주위에서는 '표 떨어지니 제발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포항, 울산,창원, 안산,구미처럼 박 대통령이 만든 신도시는 모두 일자리가 있는 산업도시지만, 노태우-이명박 대통령이 만든 신도시는 베드타운"이라고 말하면서 박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했습니다.
김문수 지사의 강연도 여러 번 들었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비교적 사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한 김 지사의 생각은 확고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강연에서 김문수 지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 현대사의 성취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이를 외면하는 좌파지식인들을 "비겁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김문수 지사의 현대사에 대한 인식,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조갑제 대표와의 대담집 '나는 일류국가에 목마르다'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서 김문수 지사만큼 남이 뭐라고 하건 이승만-박정희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성취에 대해 애정을 갖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지난 9월28일 강연에서 김문수 지사의 강연을 녹음한 것을 들어보니 박정희 대통령 부부에 대해서는 "죽었다"고 표현했고,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서는 "돌아가셨다"고 표현한 게 맞네요. 하지만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그런 표현이 한 인간의 생각 전체를 보여준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정치인에 대한 사상검증은 좋습니다. 그건 꼭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평가는 그의 발언과 행동 전체를 보고 해야 합니다. 말꼬리 잡아서 한 사람을 평가하는 愚는 저지르지 않았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