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말, 말, 말

"한반도의 북쪽에서 ‘민족의 태양’으로 숭앙받는 그가 남쪽에서는 ‘세기의 독재자’ 또는 ‘전범자’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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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박원순 씨가 참여연대 사무처장 재임 시절 펴낸 책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화해될 수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1994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죽음과 함께 부정되었다. 죽음조차도 화해할 수 없는 두터운 벽이 남북과 우리 사회에 드리워져 있었던 것이다. 한반도의 북쪽에서 ‘민족의 태양’으로 숭앙받는 그가 남쪽에서는 ‘세기의 독재자’ 또는 ‘전범자’로 몰렸다. 그의 죽음 직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조문 논쟁과 구속의 회오리는 아직도 우리 사회가 통일로 가는 길이 험하고도 먼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우쳐 주었다(180~181페이지)”

“나는 지금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의 한가운데 서 있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들의 퇴장을 바라는 온 국민의 여망에도 불구하고 정치판은 여전히 지역감정과 금권선거로 얼룩지고 있다. 현행 선거법을 위반하고서라도 낙선운동을 벌이려는 우리 입장은 악법도 법이라는 논리로 재단당하고 있다. 그러나 악법은 더 이상 법이 아니다. 헌법과 국민적 상식에 부합하지 못하는 법은 고쳐져야 하며 그 노력은 민주시민의 의무가 아닐 수 없다(7페이지)”

“노조의 불법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는 언뜻 보면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런 의견대로 노조의 파업과정에서 불법이 있었고 그에 대해 검찰이 바로 수사에 착수하고 나아가 경찰이 그 불법파업을 진압하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하였다고 하자. 그 결과가 어떠했을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노총과 민주노총은 즉각 전국적인 파업을 강행하였을 것이고 그것이 가져올 경제적 타격과 노사정위원회의 파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가 그런 파국의 길을 가라는 것인가(25페이지)”

“광화문에 서 있는 정의의 여신 디케에게 물어보라. 그녀는 오늘 이 땅에서 법이 법답기 위해서는 마땅히 먼저 더 큰 도둑을 잡고, 힘센 자의 죄를 응징하여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26페이지)”

“30대 그룹 중 현대·삼성·LG·대우 등 4대 재벌그룹의 부가가치 창출액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6%, 1990년 6.6%, 1995년에는 9.2%로 급증했다. (중략) 재벌이 국민총생산의 엄청난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은 경제력 집중과 독점, 불공정거래, 빈부 격차 등 숱한 국민경제의 왜곡을 낳는다. 문제는 그 문어발에 의해 질식당하는 것이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경제·언론·정치·문화, 그 모든 것이 재벌로부터 자유롭지 않다(37페이지).”

“국가재건최고회의, 비상국무회의, 국가보위입법회의…… 젊은 세대들은 이 명칭들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리라. 모두 쿠데타 입법 기관이다. 멀쩡한 국회를 해산한 다음 군인과 독재자들이 그 대신 만든 기관이다. 이들 ‘무허가 입법기관’들은 아무런 국민의 위임도 없이 하루에도 몇십 건씩 수백 개의 법률들을 양산했다. 이 법률들은 말할 것도 없이 그러한 권위주의 통치를 정당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것이어서 국민들의 권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극도로 높은 것이었다. 말이 법이지 폭력에 다름 아니라고 비판하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국가보안법, 반공법, 형사소송법, 집회및시위에관한 법률, 노동관계법…… 악법의 상징인 국가보안법은 일부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의 기본권 침해의 여지를 수없이 남기고 있다(16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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