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올 것이 왔습니다. 예상대로 미국은 한국에서 완전히 떠날 모양입니다. 김정일과 좌익들이 꿈에도 그리던 소망이 완전히 이루어질 모양입니다. 좌익들은 좋겠지만 우익들은 어디로 가야합니까? 아까 MBC에서 젊은 여성분이 PD수첩에서 다룬다며 '위기가 심각한 모양인데 인터뷰에 응해달라'는 부탁이 왔습니다. 저는 이제는 TV방송에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이번에는 심각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기에 저는 '이제 와서 방송한다고 보따리 싼 미국이 돌아오겠느냐, 다 부질 없는 짓이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방송국 작가가 묻더군요. '지선생님은 한국군의 전쟁억지력이 주한미군의 억지력의 10%도 안된다 했다면서요?'. 저는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주한미군 37,000명은 단순한 37,000명이 아니라 미국 전체를 의미한다. 한국에서 전쟁이 나면 작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책임을 지고 한국군을 지휘하여 싸운다. 미국의 국력은 한국 국력의 300배 이상이다. 전투력 격차는 수 천배는 될 것이다'.
'더러는 한국군이 인민군보다 더 강하다고 말하지만 이런 논쟁은 끝이 없다. 우리가 실제로 인민군보다 강하든 아니든 이는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북한이 한국군을 어떻게 평가하며 한국 대통령의 전쟁 의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이다. 지금 북한은 미군만 나가면 한국군은 3일 전쟁감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싸워서 이기든 지든 그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북한이 이렇게 생각하는 한 전쟁이 난다는 것이다. 전쟁에서 이긴다 해도 그건 내가 죽고 당신이 죽은 다음의 세상이다'.
'못 배운 놈일수록 자존심만 강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 사는 일본, 독서열이 높고 예의가 바른 일본인, 기술 선진국을 지키고 있는 일본인들에게도 자존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자존심은 우리의 설익은 자존심과는 다릅니다. 일본과 미국은 두 개의 나라가 아니라 한 개의 나라로 보일 만큼 일심동체처럼 움직입니다. 미국과 가까워야 일본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국과 가장 가까운 우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이 한국을 감정적으로 미워하고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보면 배신감에 북한보다 더 미울 수 있습니다.
미국과 감정적 적대감을 가진 한국은 앞으로 국제적 고아가 될 것입니다. 미국과 등진 나라와 가까이 지내 줄 나라는 없습니다. 지금은 모든 국가들이 미국의 눈치를 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기분 상하면 먼저 능력부터 기르십시오. 능력도 없는 젊은이가 순간적인 자존심만 가지고 고수에게 덤비면 죽도록 얻어맞습니다. 미국으로부터 홀대받지 않으려면 일본처럼 굽신대면서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용기요 자존심인 것입니다.
35년전, ROTC 중위로 전역하는 사람이 한 달치 봉급을 털어 근무하던 부대에 거울을 사서 걸어놓고 왔답니다. 그는 거울에 '조국은 너를 믿는다'는 글을 남겼다 합니다. 지나가는 그 말 한마디가 하루 종일 맴돌았습니다. 옛날에는 그토록 가슴을 저미게 하는 이 말 한마디가 지금은 그야말로 녹슨 골동품 같았습니다.
이제는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조용히 운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라는 말이 있듯이 진전되고 있는 변수들을 눈여겨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자료출처: 시스템클럽(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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