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만만한(?) 검찰 앞에선 호랑이

檢, 압박에 굴복… ‘괴담 유포 처벌 안한다’



한미FTA 문제와 관련해 야권에 질질 끌려다니며 한없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던 한나라당이, 만만한(?) 검찰에는 호랑이로 군림하고 있다.

‘맹장수술비 900만원’ 등 FTA괴담에 강경대응 방침을 밝힌 검찰이,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지 말라는 한나라당의 압박에 꼬리를 내렸다는 것.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8일 ‘맹장수술비 900만 원, 감기약 10만 원된다’는 등의 괴담 사례를 들어 허위사실이지만 명예훼손 처벌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앞서 한나라당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어제 대검찰청 공안부장이 참석한 공안대책회의에서 한·미 FTA 관련 유언비어, 괴담 등 허위사실 유포에 현행범 체포와 구속수사까지 언급한 것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저해할 수 있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검찰이 ‘정치검찰’이 아니라는 것을 정치적이지 못한 행동을 보여주면서까지 입증할 필요는 없다”며 “한나라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상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건전한 장이 형성되는 것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으로서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 직후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뜻을 전달했다. 남경필 외교통상위원장과 정태근 의원도 각각 기자회견과 트위터를 통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중 정 의원은 트위터에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을 법에 따라 엄중 처리하면 된다는 것을 ‘오바’해서 여권에 부담만 주는 ‘정치를 전혀 모르는 정치검찰’을 어찌해야 하나”라고 글을 올렸다.

한나라당은 회의에서 “지난 서울시장 선거만 봐도 이런 규제가 한나라당에 역으로 돌아왔다”며 “대검이 이런 규제를 하는 듯한 표현은 FTA에 대한 진정성 전달, 토론에 대한 억압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정 의원 등 소위 쇄신파 서명을 주도한 의원들이 검찰수사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고, 이에 나머지 의원들이 동조를 했다는 것. 이들은 ‘일부 보수신문의 바람잡이에 검찰 등이 끌려가면서 한나라당을 더욱 젊은층에게서 고립시키고 있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만 해도 검찰은 괴담 유포 행위에 대해 엄정대응 방침을 천명했었다. 이날 검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매체 파급 효과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과 중대성 등을 고려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 한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특히 ‘맹장수술을 받으면 의료비가 900만원이 되고, 감기약은 10만원이 된다’ ‘미국과 FTA를 체결했던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으로 도망가고 관여자들은 국민이 잡아서 총살했다’ 등의 내용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며, 이는 정당한 비판과 반대를 넘어선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처벌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단순 허위사실 유포로 형사처벌할 수 없더라도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민사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민사소송 지원 등을 통해 그 책임을 끝까지 추궁하겠다고까지 했다.

이밖에 반FTA 시위와 관련해 국회의사당 침입 시도를 비롯한 불법ㆍ폭력 집단행동 주동자 및 과격 폭력행위자에 대해서도 구속수사키로 했으며, 신고 범위를 넘어선 가두시위 및금지장소에서의 집회 및 시위와 해산명령 불응 등은 현행범으로 체포할 방침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