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징용됐다’던 작은 할아버지, 1937년 사할린에서 딸 낳아…
없다던 당숙도 1969년 ‘사망’
박원순 씨의 병역의혹은 작은 할아버지에게 養孫(양손) 입양된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 불거졌다.
박원순 씨는 만 13세였던 1969년 7월, 자손이 없는 작은 할아버지의 양손자로 입양됐다. 朴 씨는 양손입양으로 父先亡獨子(부선망독자ㆍ부친을 일찍 여읜 외아들)가 돼 1977년 8월부터 1978년 이듬해 4월까지 8개월간 보충역(방위)으로 복무했다. (注: 박원순 씨 측은 복무기간이 원래 6개월이었으나 당시 행정착오로 2개월이 늘어나 총 8개월을 복무했다고 밝혔다.)
1967년 병역법 改定(개정)으로 부선망독자는 2代 독자, 부모 모두 60대 이상인 독자와 함께 보충역 처분 대상이 됐다. 박원순 씨는 親兄(친형)이 한 명(2남 6녀) 있고, 자신은 자손이 없는 작은 할아버지의 아들로 입적해 형과 자신 모두 독자가 되어 두 사람 다 병역혜택을 받았다.
“사실상 병역기피 수준” vs. “당시의 관행”
10월8일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나경원 후보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후보가 1967년 개정된 병역법의 부선망독자 규정을 통해 보충역 처분 혜택을 받았다. 사실상 병역기피 수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은 또 “박 후보의 형제가 2남 6녀로 알려져 있는데 박 후보가 작은 할아버지에게 입양되면서 박 후보의 형까지 독자가 돼 ‘6개월 방위’로 빠지는 특혜를 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의혹은 (박원순이) 후보직 사퇴까지 고려해야 할 중대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홍 대표는 10월9일 <연합뉴스> 기자에게 “양손자 제도를 인정할 경우 아버지와 아들이 항렬이 같아지므로 우리나라는 양손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법상 허용되지 않는 양손자 관계를 만들기 위해 당시 면사무소 호적 공무원과의 공모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공모가 이뤄졌다면 범죄행위를 통한 병역 면탈이 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를 한 박 후보가 입양 당시인 13세 때는 몰랐다고 해도 성년이 된 뒤 호적관계 잘못으로 독자가 된 것을 알면서도 6개월 방위 복무를 한 것은 도덕성에 있어 치명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박원순 씨는 10월8일 기자들에게 “근거없는 얘기”라며 “기본적으로 공직선거에 나선 이상 검증을 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양손 입양이 불법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당시의 관행”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같은 날 박원순 씨 측 송호창 대변인은 설명자료를 통해 “박 후보는 1969년 13살 때 작은 할아버지의 양손으로 입적됐다. 사할린에 강제징용돼 실종된 작은 할아버지의 가계를 잇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1936년 실종’으로 신고 했으면서 ‘1941년 징용갔다’고 주장
이후 박원순 씨의 병역의혹은 朴 씨의 家系(가계) 의혹으로 번져 일부 언론은 박원순 씨 작은 할아버지에 대한 의혹을 연이어 보도했다.
<동아닷컴> 10월12일字는 ‘1941년 강제징용 된 박원순 씨의 작은 할아버지가 2000년 실종선고를 할 때에는 1936년 실종된 것으로 처리되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창원지법 밀양지원의 실종선고 심판문을 인용해 “‘부재자(작은 할아버지)를 1936년 10월31일 이후 생사가 불명인 것으로 인정한다’는 실종선고를 내렸다”고 했다.
신문은 “이 같은 선고는 박 후보가 2000년 실종선고 청구 당시 작은 할아버지의 실종 시점을 1936년으로 신고했음을 입증한다. 1936년부터 실종됐다면 1941년 징용됐다는 그동안의 설명은 사실이 아닌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941년 작은 할아버지가 강제 징용됐다고 해명한 박 후보가 실종선고를 청구하면서는 왜 1936년부터 실종됐다고 했는지 소명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10월13일字는 ‘1936년 실종신고 처리된 朴 씨의 작은 할아버지가 1937년 1월 사할린에서 딸을 낳았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신문은 “이 딸은 아버지에 의해 1943년 6월 한국에서 출생신고가 됐다”고도 했다.
당초 박원순 씨 측은 ‘1941년 할아버지에게 징용장이 날아와 할아버지 대신 작은 할아버지가 사할린으로 징용을 갔으며, 작은 할아버지에 대한 부채 의식 때문에 할아버지가 자손이 없는 작은 할아버지의 제사를 지내주기 위해 (박원순의) 양손입양을 결정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었다.
신문은 또 “1937년 1월 사할린에서 딸을 낳은 만큼 박 후보의 작은 할아버지는 그 전에 한국을 떠났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시기는 일제가 기업모집(1938년 5월부터), 관의 알선(1942년 2월부터), 징용장(1939년 10월부터) 등 징용정책을 실시하기 전이다. 따라서 작은 할아버지는 자발적으로 사할린으로 떠났을 것”이라고 했다.
신문은 이어 “1943년 출생신고 된 딸은 작은 할아버지 명의로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박 후보의 제적부에도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작은 할아버지의 실종선고가 내려진 2000년은 朴 씨가 시민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던 시기이다. 그로 인해 ‘(朴 씨가) 이 같은 사실을 認知(인지)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養孫(양손)입양 문제되자 돌연 당숙 등장
징용 시기 뿐 아니라 당초 당숙(작은 할아버지의 아들)이 없다고 했다가 “사망한 당숙이 있었다”고 말을 바꾼 것도 문제가 됐다. 그간 朴 씨 측은 “작은 할아버지에게 자손이 없어 양손으로 입적됐다”고 주장해 왔다.
이후 양손입양이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10월9일 박원순 측은 “1969년 4월 (작은 할아버지의) 아들이 사망했고 할아버지가 (작은 할아버지의) 代가 끊기는 것을 막기위해 박 후보를 입적시켰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이두아 한나라당 의원(나경원 후보 선대위 대변인)은 “처음엔 작은 할아버지가 호적상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다가 한나라당이 양손 입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자 갑자기 당숙의 존재를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入養(입양) 절차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통상 입양을 하려면 親父와 養父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朴 씨 측의 주장대로라면 징용에 끌려가 행방불명된 작은 할아버지는 입양 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 그러나 박원순 씨 측은 “박 후보의 할아버지가 작은 할아버지 대리인으로 입양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법적으로 작은 할아버지의 실종이 2000년에야 선고돼 그때까지 (법적으로) 생존해 있던 작은 할아버지를 누가 대리하느냐”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朴 씨의 兄이 병역의무 대상으로 분류되기 직전에 박원순 입양
한나라당은 박원순 씨 형의 병역 면탈을 위해 일부러 (朴 씨를) 양손입양 한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 근거로 朴 씨의 입양은 朴 씨의 형이 병역의무 대상(만 18세)에 분류되기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을 들었다. 그 후 박원순 씨 형은 1남 6녀의 2代 독자가 돼 6개월 방위로 복무했다.
10월17일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박원순 씨의 제적등본을 공개했다. 신 의원은 “작은 할아버지가 형을 대신해 사할린에 강제 징용됐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박 후보가 호적 조작도 모자라 가족史까지 조작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후보는 할아버지가 대리해서 입양신고를 했다고 하는데 할아버지가 대리하더라도 (법적으로) 위임장이 없으면 안 된다. 실종된 작은 할아버지가 자기 형에게 위임장을 써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리신고라면 박 후보의 할아버지가 멋대로 동생의 인감을 파서 위임장을 위조했든가 아니면 위임장 없이 호적 공무원과 공모했든가 둘 중 하나로 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했다.
같은 날 박원순 씨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나 같은 사람한테 어떻게 (한나라당이)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 상식과 기본이 있다면 공공이익을 위해 평생을 바친 (나 같은) 사람에게 찬사는 못할망정 그렇게 비판할 수 있냐”고 항변했다.
박원순 씨의 병역의혹은 ‘현재진행형’
朴 씨의 병역의혹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민법 상 양손 입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 ▲법적으로 생존해 있던 작은 할아버지의 대리인으로 朴 씨의 친할아버지가 설정된 점 ▲朴 씨의 입양이 형의 병역 면탈과 관계있다는 점 등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일각에서는 ‘선거는 끝났지만 (朴 씨의) 병역의혹에 대한 조사는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장이라는 비중 있는 ‘공직’에 오른 후에도 朴 씨는 선거 기간 중 제기된 병역의혹 및 가족史 대해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趙成豪>
"현재진행형"인 박원순 씨의 병역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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