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20여개 군소정당들 뭐하고 있나

내년 총선-대선 계기로 무용론 극복 or 확실한 사멸(死滅) 갈림길

   
평화민주당 창당대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정당에 기반을 둔 의회민주주의다. 지난 10·26 재보궐선거 당시 진보좌파진영의 지원을 받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며 정당정치의 위기가 거론되고는 있으나, 박 후보는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좌파 정당들과의 후보단일화를 통해 이들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선거에 임했기에 엄밀한 의미에서 순수한 무소속 후보였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여전히 대한민국의 정치의 상수는 정책과 이념을 공유하는 정치세력들의 집합체인 ‘정당’인 것이다.

한편 정당 정치가 심각한 불신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11월 1일 한 일간지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 이상이 내년 4·11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지할 정당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신당이나 ‘안철수 신당’이 생결 경우 이들 정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40%가 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대대적 정계 개편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한국>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존의 군소정당들을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들은 향후 정계 개편 판도에 따라 새롭게 개편돼 일정한 역할을 감당하거나 간판만 내건 유명무실한 정당으로 사실상 사멸될 가능성이 높다.     

원내 의석 없고 대중 인지도 낮아

2011년 11월 1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으로 등록된 정당은 총 22개다. 여기에 8개의 정치세력이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한 상태다.

이들 중에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처럼 20명 이상의 국회의원 당선자를 배출하며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 거대 정당들도 있고, 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과 같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는 못했지만 원내에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정당들도 있다. 또한 유시민 대표가 이끄는 국민참여당처럼 원내 의석은 없으나 언론에 수시로 보도되며 만만찮은 정당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정당도 있다.

원내 의석도 확보하지 못했으며 대중적인 인지도 역시 낮은 정당들은 통상적으로 ‘군소정당’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들 군소정당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성 정당들에 버금가는 선명한 이념과 노선 및 강령을 보유하고 있는 곳들도 종종 있다. 따라서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 스케줄은 군소 정당들에게는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 지지자들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중도통합 노선 내건 평화민주당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당된 평화민주당(이하 평민당)은 군소정당이기는 하나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평민당은 ‘중도통합’ 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이다. 한 전 대표는 1997년 김대중 정권 출범의 개국 공신이었으나,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2004년 총선 이후 축소된 ‘꼬마 민주당’을 이끌며 당시 친노세력이 이끌던 열린우리당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평민당은 강령에서 “우리는 지금 세계화의 급속한 진행과 지역 블록화, 극단적 민족주의의 대두 등 통합과 분열의 대격변 시대에 살고 있다. 20세기 말 냉전의 종식은 자유세계의 이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지만,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질서와 신자유주의의 위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세계화의 이행 및 지역경제공동체 형성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국가의 지속적 번영을 보장하고, 안으로는 확고한 민주주의와 평화애호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책임 있는 세력이 될 것임을 선언한다”며 “평화민주당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으로 이어진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계승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평화민주당은 건국 이래 최초로 정권교체를 통해 민주화의 위업을 이룩한 정통민주세력의 구심체로서 중산층과 서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중도개혁 국민정당”이라며 “좌우 극단의 이념정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타협에 기초한 국민통합의 정치, 민생 중심의 생활정치, 상생과 소통의 정치를 추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명 좌파 추구하는 사회당

평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전남도지사 선거와 인천시장 선거에 후보를 출마시켜 주목받은 바 있다. 특히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백석두 평민당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후보의 과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 네티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사회당은 군소정당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정당 중 하나다. 지난 1998년 ‘청년진보당’으로 시작한 사회당은 2002년 대선과 2007년 대선에서 각각 대선후보를 출마시켰으나 1% 미만의 득표율에 그쳤다. 

사회당은 선명한 좌파 노선이며, 강령에서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는 대안 경제’를 추구한다. 사회당은 강령에서 △ 국민의 사회경제적 공통성이 보장되어 모두가 대등한 주권자로서 참여하는 ‘사회적 공화국’ △ 국민 모두의 보편적 복지를 통해 진정한 국민주권을 실현 △1987년 헌법의 미완성적 성격과 내적 한계를 극복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어 △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 체계로 전환 △ 자원 순환형 재활용 시스템 구축을 근간으로 생태주의적 순환 경제구조를 수립 △ 90% 이상의 국민이 사는 도시 공간을 생태적으로 재구성 △ 먹을거리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생태 농업 체계를 수립하고 도시와 농촌이 연계된 지역 먹을거리 체계를 형성 △ 생태 환경을 단순한 자원으로 간주하는 근대국가로부터 생태 국가로 전환 등이 눈에 띄는 강령이다.

대북노선에서는 좌파적 성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강령은 “영토 국가 측면에서 대외 경계를 확정하기 위하여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관계를 정상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재정립하고, 분단 대결 체제의 유산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며 “한반도 일국론(一國論)의 관점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국가단체로 간주하는 것은 시대착오이다.

한반도에 수립된 두 국가의 통일은 헌법에 명시된 목표이나, 통일은 국가와 반국가단체의 통일일 수 없고 언제나 국가와 국가의 통일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을 불법 반란단체로 규정하는 대한민국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발상이다.

또 사회당은 “평화 국가로 전환하기 위하여 군비를 축소하고 국외 파병을 금지한다. 군사 대결이 종식되지 않은 한반도에서 수교와 관계 정상화만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실질적인 군비축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등의 주장도 하고 있다.

환경 중심 국제녹색당·고령화 사회 겨냥 새희망 노인권익연대

사회당과 유사한 좌파성향이면서도 ‘환경보호’에 중점을 둔 ‘국제녹색당’도 최근 추진되고 있다. 하승수 변호사(43)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제녹색당(이하 녹색당)은 오는 연말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 변호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지켜보며 우리 사회에 탈성장과 탈개발주의의 적극적인 방안과 대안을 실현시키기 위한 정당의 틀을 모색해왔다”며 “녹색당의 핵심의제로 ‘탈핵’을 중심으로 평화·인권·환경 등의 진보적 가치를 아우르는 새로운 진보 정당을 정치권에 안착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녹색당은 오는 2012년 4월 총선 및 대선 출마도 계획하고 있으며,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기존의 좌파정당들과의 통합 및 선거연합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령화시대를 앞두고 노인들의 권익을 위해 창당한 정당도 있다. 지난 10월 10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마친 ‘새희망 노인권익연대’(이하 노인연대)는 창당취지문에서 “노인은 가정의 권위 있는 어른이요 사회의 존경받는 대상이어야 한다”며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경험과 경륜을 갖춘 노장세력들이 국민화합과 국가위기 극복을 위한 애국적인 국가 중추세력을 결집시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에서 나라를 구했으며, 산업화시대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민주화시대를 이룩한 세대가 단지 고령이라는 이유로 정치적으로 퇴출되고 경제적으로 소외당해 사회적 이방인이 되고 말았다”며 “고령화시대를 대변하고 이끌어가야 할 노장들이 스스로 소외를 자초하지 말고 독립적인 생활과 자유롭고 활발한 활동이 보장되는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앞장서자”고 선언했다.

또 노인연대는 △ 어른을 공경하는 밝은 고령화 사회를 위하여 △ 지혜와 경륜을 활용하는 애국정치를 위하여 △ 전통윤리가 살아 있는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 세대간 소통-화합하는 정책개발을 위해 시대적 소명으로 알고 창당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현재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한 ‘국민행복당’은 보수우파 성향의 군소정당이다. 국민행복당은 창립선언문에서 “우리는 그동안 목숨 바쳐 싸우고 피땀 흘려 일하여 민족적 국가적 수난을 극복하고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했다. 일제 36년의 지배를 물리쳐 나라를 되찾았고 자유민주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대한민국을 건국했으며 공산주의세력의 6·25 남침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산업화를 이룩하여 가난을 벗어났고 민주화를 이루어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었다”며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내비친다.

‘올바른 대한민국 건설’ 국민행복당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위기, 안보위기, 도덕성의 위기, 정체성의 위기에 빠져 국가적 위기에 처해 있다”며 “대한민국은 지금 겉으로 보면 아주 잘 굴러가는 것 같은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실로 위기에 처해 있다. 민족이 영구분단 되거나 또 다시 동족상쟁의 전쟁을 하거나 우리가 북한에게 적화통일 당하여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불행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육군중장 출신 허평환 대표가 이끄는 국민행복당은 이를 극복할 5대 중점과업으로 △ 근본을 갖춘 올바른 대한민국을 건설 △ 온 국민이 더 잘사는 대한민국을 건설 △ 강력한 자주 국방력을 갖춘 대한민국을 건설 △ 화합하고 단결하는 대한민국을 건설 △ 남북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로 남북 평화통일을 이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주년 객원기자  anubis00@naver.com

위 글의 출처는 주간 <미래한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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