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향해 '별놈'이라니?

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5월말 연세대 강의를 통해서 진보와 보수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이렇게 정리했다.

'진보, 보수가 뭐냐. 보수는 힘이 센 사람이 좀 마음대로 하자, 경쟁에서 이긴 사람에게 거의 모든 보상을 주자, 適者생존을 철저히 적용하자, 약육강식이 우주의 섭리 아니냐, 그렇게 말하는 쪽에 가깝다. 진보는 더불어 살자, 인간은 어차피 사회를 이루어 살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냐, 더불어 살자다. 어느 쪽도 극단적인 것은 없지만 크게 봐서 이렇다. 가급적 바꾸지 말자가 보수고, 고쳐가며 살자가 진보다. 그래서 한때 소련 붕괴됐을 때 진보와 보수가 바뀌었다. 부득이 보수가 공산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헷갈릴 때가 있지만 자본주의에 사는 한 보수는 약육강식, 되도록 바꾸지 말자는 것이다. 특히 한국처럼 아주 오른쪽에 있는 나라는 더더욱 바꾸지 말자는 기득권 향수가 강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이해하면 간명하다. 합리적 보수, 따뜻한 보수, 별놈의 보수를 다 갖다 놔도 보수는 바꾸지 말자다.'

1. 盧대통령은 보수와 진보에 대해서 아주 편향되고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다. 보수는 어떤 경우에도 바뀌지 않는 것이 본질이라고 단정하고 있는 말을 읽다가 보면 失笑가 절로 나온다. 아프리카보다도 못한 국민소득의 대한민국을 40년만에 세계 12위권, 선진국 진입 일보 직전의 나라로 바꿔놓은 것이 보수층으로 불리는 세력이다. 이들에게 '별놈의 보수를 갖다 놓아도 보수는 바꾸지 말자다'고 극언을 하는 盧대통령에 대해서 정작 궁금한 것은 그가 말하는 '바꾼다'는 의미이다.
그는 혹시 '뒤집어엎는다'라는 의미를 '바꾼다'라고 위장하여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왜냐 하면 한국의 보수층은 나라를 좋게 바꾸기는 했지만 결코 체제를 뒤집어엎지는 않았던 것이다. 盧대통령은 한국의 보수층이 체제를 뒤집어엎지 않았다고 지금 비판하고 있는 것인가.

2. 20세기의 의미 있는 개혁은 거의가 보수주의자들에 의해서 이뤄졌다.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한국의 朴正熙, 싱가포르의 李光耀, 중국의 鄧小平은 보수주의자가 아닌가? 반면 진보를 자처하는 김일성 김정일 스탈린 모택동은 변화를 거부하여 수천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盧대통령은 진보를 자처한 세력이 개혁에 성공한 예를 단 한 가지라도 들어보라! 쿠바의 카스트로가 개혁에 성공했나?

3. 盧대통령은 보수적 국민들에 대해서 敵對的이다. '별놈의 보수를 갖다 놔도'라는 식으로 말한다. 별놈이라니? 보수국민들 또는 그들이 가진 생각이 별놈이라니? 이런 무례가 있나. 대통령이 말한 대로 한국은 보수세력이 강하다. 그가 '별놈'이라고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낸 대상자는 강력범이 아니라 한국의 다수 국민이다. 국민들에게 '별놈'이란 표현을 쓰는 대통령을 향해서 국민들은 무엇이라고 해야 하나?

4. 그가 말한 보수는 긍정적인 점이 하나도 없는 흡혈귀나 착취자처럼 그려져 있다. 그런 보수는 19세기에 존재했지 대한민국엔 없다. 없는 보수를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열을 내는 것이 시대착오적 행태이다. 한국의 보수는 李承晩의 영도하에서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이라도 택해야 한다는 실용노선에 따라 반공 자유민주주의의 간판을 달고 건국, 호국, 근대화를 주도함으로써 민주화의 물질적 기반을 만들어 이제 북한동포들을 우리와 같은 대열에 합류시키려 하는 거대한 진보세력이다. 한국 현대사에선 보수가 진정한 진보이므로, 우파가 진정한 진보세력이므로 노무현 대통령이 보수-진보로 대칭시킨 논리 자체가 모순이다.

5. 그가 말하는 진보 개념 아래 누가 들어가는지 모르지만 진보라고 자처하는 세력중엔 친북좌파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진보의 定義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가 진보의 본질로 규정한, 고쳐가면서 더불어 살자는 세력은 보수에 대한 定義이지 한국적 진보에 대한 定義가 아니다. 한국의 진보중 상당수는 고치는 것을 거부하고 더불어살자는 것을 거부하고 혼자 잘 사는 김정일을 추종하거나 김정일에 굴종한다. 따라서 盧대통령의 진보-보수론은 과학적이지도 사실적이지도 않고 감정적이며 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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