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목적으로 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2차회담이 6월 3일 설악산에서 열리고 있으나, 양측 입장 차이로 합의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이 지난 5월말 1차 장성급 군사회담에 이어, 이번 2차회담에 응한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는 지난 5월초 14차 장관급회담에서 우리측이 장성급 군사회담을 강하게 요구하였는 바, 남한으로부터의 物的 지원을 획득하기 위해 막판에 마지 못해 수락한 측면이 있고, 둘째는 그렇게 반대만 하던 남북 군사회담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볼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일 수도 있다. 金正日은 상황적응에 기민한 측면이 있으므로,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서해북방한계선(Northern Limit Line: NNL)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분명하다. 곧 현재의 NLL을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중간선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측의 '우발충돌방지' 요구에 북한은 충돌의 '근원'인 NLL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북한은 '우발충돌방지'에 관심이 없다. 또 엄밀히 말하면, 2번의 서해 무력충돌사건은 우발충돌이 아니었다. 2차례의 서해교전은 모두 북한의 의도적 도발이었다. 1999년 6월 첫번째 교전은 북한이 우리의 의지(意志)를 시험하려다가 우리 국군의 철통같은 대응에 당한 경우이다. 2002년 6월의 두번째 교전은 1999년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북한이 치밀하게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이다. 이를 모르고, 교전수칙(交戰守則)을 무시하고 접근대응을 하다가 우리가 당한 것이다.
이처럼, 장성급 군사회담이 成果를 낳기 어렵다면, 회담이 주는 부정적 효과를 간과해선 안된다. 첫째는 회담을 통해 不필요하게 NLL문제를 건드림으로써 북한의 주장을 부각시키고, 논쟁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남한내에서는 NLL지역을 남북 '공동어로수역'으로 하자거나(이렇게 되면, NLL군사분계선의 의미가 상실될 것임),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等거리 분계선(지금보다 훨씬 이남)이 一理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온 터이다.
공연히 회담을 통해 북한의 주장을 공론화(公論化)해 줌으로써,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둘째는 주한미군 감축 등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한·미관계가 불편한 요즈음, 한·미간 긴밀한 상의없는 남북 직접 군사접촉은 미국의 不信을 초래하여 한·미 균열을 더욱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고, 더 나아가 북한의 對南, 對美 선전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곧 한반도 군사·안전 문제는 남북간에 충분히 논의되고 있고, 우리가 알아서 할 터이니, 주한미군은 철수하라는 등의 논거를 미국과 국제사회에 제기할 수 있고, 남한 국민들에게는 북한의 주장을 선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북한은 외부, 특히 남한으로부터의 물적지원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각종 남북회담을 지원획득을 위해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국민들이 관심을 갖던 않갖던, 북핵문제는 한반도 위기의 새로운 불씨로 떠 오르고 있다. 지금은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미공조와 국제사회와의 공조로 매진해야 할 때이다. 실익도 성과도 없는 회담 채널을 자꾸 만들어, 주위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며, 자칫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는 不필요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지금은 경계해야 할 때이며, 결코 방심할 때가 아니다.
긁어 부스럼
- 홍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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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6-04, 04:12











